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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 수첩 ㅣ 양철북 청소년 교양 1
크리스티아네 오퍼만.한대희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7년 8월
평점 :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지만 결코 쉽게 생각하면 큰코다치는 불가피한 개념의 존재. 생활이라는 명목 하에 숨어 지내다 언젠가 우리 곁으로 갑자기 찾아들어 강펀치를 툭, 하고 날리는 라운드 위의 복병.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복잡한 그래프로 나타내지곤 하는 급격한 변화의 주체. ― 이것이 정녕 경제의 이름이던가?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의 경제는 이렇게 어려운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책 속의 경제는 그저 삶 속에 담겨 있는 하나의 생활일 뿐이다. 그런 경제가 내게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쉬웠다!
<청소년 경제 수첩>이라는 책을 받아 들고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청소년’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왠지 모르게 나에게 딱 어울릴 듯한 느낌. 그렇다, 나는 청소년이다. 청소년의 입장을 흔히 ‘주변인’이라고 지칭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결코 내가 주변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삶과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건만 왜 내가 주변인이라는 거지? 이런 생각을 품으며 점점 삶과 세상과 경제에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평소에 우리들이 가지고 있던 궁금증을 경제라는 해답으로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나와 가까이 존재했지만 만나거나 접할 수 없었던 경제관념을 이 책은 너무도 손쉽게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내가 그동안 궁금증은 품어왔지만 그냥 넘어갔던 것들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나 의료제도와 사직절차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었는데, 병에 걸렸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과 회사를 그만둘 때 거쳐야 하는 절차를 내 궁금증의 풍선 속에 ‘경제’라는 헬륨으로 공급해주었다. 무엇보다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그동안 내가 이렇게 답답한 상황이었다는 것에 대한 한심함! 지금이라도 알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의 한숨! 여러 가지 감정을 자극시키는 이 책은 청소년들의 필독서라 칭할 수 있을 만큼 그 효율성이 실로 대단하다. ‘세상이 보이는 지식’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경제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기를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더더욱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앎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의미가 아니라, 그 지식으로 세상의 곳곳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기른다는 의미를 종합하고 있는 것이리라.
평소에 애매모호하게만 여기던 경제라는 개념에 대한 실마리를 움켜쥘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실마리는 동아줄처럼 튼튼하고도 안전한 구실을 했고, 나는 더 깊은 실마리를 탐색하는 중이다. 경제를 통하여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더욱 깊게 기를 수 있는 그런 실마리를,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니라 중심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실마리를, 그렇게 튼튼하고도 안전한 실마리를 나는 찾아보련다. 물론, 최초의 실마리는 바로 <청소년 경제 수첩>으로 간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