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 문화유산답사기 - 사진으로 읽는 제갈량史
제갈량편집팀 지음, 허유영 옮김, 왕평 사진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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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삼국지>를 나는 아직도 읽지 않은 터라 제갈량에 대해 알지 못한다. 물론 유비도 모르지만, 제갈량에 대해서 들은 것은 어디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잡학상식을 모은 것에 불과하다. 뛰어난 계략가였다든가 유비와 절친한 사이였다든가 하는 유언비어와도 같은 나의 잡학상식이 이 때만큼 부끄러움과 동시에 그것이 다른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여 채워진다는 충만감에 가득 찼던 적은 없다. 바로 <제갈량 문화유산답사기>다!




이 책은 제갈량의 생애 중 일부와 그의 손길이 닿았던 혹은 그와 관계가 깊은 문화유산을 함께 소개한 서적이다. 제갈량이 가지고 있던 개인재산이나 재미난 일화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거기에다가 문화유산까지 겸사겸사 눈요기를 할 수 있어서 지긋한 인문/사회서적의 고리타분함을 뛰어넘었다. 사진만 있는 것도 아니고 글만 있는 것도 아닌 적절한 배합의 중요성이 입증된 책이라 할 수 있겠고, 구성방식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질리지 않도록 잘 구성했다. 제갈량이라는 인물과 그 시대배경 그리고 그 시대에 현존하고 현재에도 현존하는 문화재들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할까? 일거양득이 아니라 적어도 일거삼득은 될 듯하다.




책을 읽으며 경탄했다. 제갈량이라는 인물의 위대함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는 유비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의 친목에서도 큰 아량으로 드넓은 교류를 도모하였고, 그들과의 경선과 시합이나 장난에 있어서 재치 넘치는 면모를 보였다. 제갈량의 일대기를 읽은 듯한 느낌까지 들게 만드는 위력을 지닌 책이다. 그의 발자취와 그가 남긴 말과 그가 뿌리고 간 사상에 대해서까지 서술하고 있는데, 그 사상을 쫓아가다 보면 그 끄트머리에 놀랍도록 번뜩이는 지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흠잡을 데 없는 사실, 100%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문화유산을 구경, 아니 탐구한 것은 실로 유익하다 못해 배부른 자료였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언뜻 뇌리를 스친 것은 거의 모든 자료가 내가 처음 본 자료이기 때문일 것이다. 간접적인 경험으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우물 밖 양서류 정도로 진급될 수 있으려나 하고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뭐, 그게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그저 자료의 방대함과 그 역사에 따라 진취적인 앞걸음을 향해나갔다. 내 이목을 끌어당기는 마력이라도 지닌 듯 <제갈량 문화유산답사기>는 끝까지 내 손에서 달아나지 않았다.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한 번 읽어서는 뚜렷이 기억될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거듭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여유로워지면 다시 읽을 계획이다. 다시, 다시, 또 다시, 다시 읽어도 제갈량 그의 현인다운 면모는 변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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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는 굉장히 오래전에 읽은지라 지금은 내용을 많이 잊어버렸습니다. 시간날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제갈량의 활약을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이 열망. 으~~ =.=^
제갈량이 숨결이 묻어나는 문화유산이 어떤 것인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상상마루 2007-08-28 16:37   좋아요 0 | URL
어서 삼국지를 읽어봐야겠습니다 ㅎㅎ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조금이라도 알고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