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 나를 바꾸는 아침
사토 덴 지음, 위귀정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크게 적혀있는 영문 제목에 하마터면 원서인 줄 착각할 뻔했다. ‘GOOD MORNING 나를 바꾸는 아침’ ― 제목부터가 심상하면서도 심상치 않았다. 매일같이 짜증을 내며 잠에서 빠져나오는 나의 아침이 나를 어떻게 바꾼다는 건지, 표지 속의 뭉실한 구름을 바라다보며 다시 이전의 무감각 상태로 되돌아갔다. 아침, 무감각. 왜 아침을 떠올리니 무감각이 자연스레 뒤따라왔을까 하는 생각은 뒤로한 채, 허겁지겁 책가방을 챙기느라 분주한 나의 엉망진창 꼴의 아침이 생각났다. 여덟시 종이 땡 하고 울리는 그제야 교문 앞을 통과하는 나의 부지런함(?)이란! 그래서인지 좋지 않은 기억들로 가득 차있는 나의 아침이,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처연하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의 아침이 제각각 상쾌한 순간을 맞이할 때, 나의 아침은 구석에 쪼그려 앉아 물끄러미 나를 소심하게 바라보고 있었을 텐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잠재의식을 움직여라. 아침 시간을 소중히 하라……. 아침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이 책은 낱낱이 가르쳐주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로인해 늘어난 시간을 어떤 곳에 투자할 것이며 어떻게 뜻 깊은 아침을 보낼 수 있는지, 마치 ‘아침가이드’처럼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저자가 괜스레 친숙하게 느껴졌다. 자, 나를 따라오세요! 당신의 아침을 책임집니다!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나로서는 ‘일어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무척이나 절실했고, 반가웠다. 아침 햇빛을 시계 삼아 눈을 뜬다든가, 자명종 시계는 제쳐두고 일종의 자기 최면과 확고한 의지로 기상한다든가, 일어나면 침대에서 10초간 정좌 자세를 유지한다든가 하는 등의 구체적인 기상 방법은 다양해서 흥미로웠고, 또 직접 해볼만 하다고 느꼈기에 공감 가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내일은 이렇게, 모레는 저렇게, 글피는 이러저러쿵하게 잠자리에서 화려한 비상, 아니 화려한 ‘기상’을 해보자는 다짐을 하는 진정한 수확을 하게 된 점은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기쁜 일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는 내내 기쁜 감정만 느낀 것은 아니다. 나의 부끄러운 행동을 지적하는 듯한 예리한 면모 ― 예를 들면, 아침밥을 먹으라는 조언이나 TV를 켜지 말라는 충고 ― 를 보여주기도 하여 적잖이 당황했으며, 나의 아침이 점점 더 황폐화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휩싸일 지경이었다. 그 불안감 바로 너머에는 햇빛 찬란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나는 그동안 나의 아침을 어젯밤처럼 여전히 재우고 있었다. 이제 나의 아침을 깨울 때가 된 것 같다. 아니, 그보다 먼저 내가 깨야할 것이다. 졸린 탓에 부어올라있는 나의 우스꽝스러운 얼굴과 이제는 결별을 선언하겠다. 안녕, 게으름뱅이 얼굴아!


워크북과 잔잔한 CD가 같이 겸해있어 더욱 좋은 독서시간이 되었다. 이 책에서 말했듯이 정말로 아침에 느긋한 음악을 감상하며 은은한 차 향기를 마셔보기도 했고, 여러 가지 대책들을 하나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중이다.


파란 하늘 속 뭉게구름을 올려다보며 다시 한 번 이 책을 떠올려본다. 그 잔잔함과 풍요로움이 담겨있는 책 속 풍경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된다. 아, 소중한 아침이여! 나는 왜 그걸 몰랐을까. 이제야 비로소 아침의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깨달은 나의 후회스런 외침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뭉게구름 곳곳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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