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제목만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있다. 장강명 작가의 경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내겐 그랬다. 제목 때문에 책에 관심이 갔고 읽기 시작했다.
10년차 초등교사가 쓴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도 이와 비슷했다. (장강명 작가가 SNS에서 언급하여 알게 된 책이다. 이런 신기한 책연이라니!)
읽고 나니, 코드가 맞고 내 또래인 교사친구와 깊은 대화를 나눈 기분이 든다. 이 책은 통계나 학술도구를 이용해 문제의 원인을 실증하진 않는다. 글쓴이의 주관에 의존하여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추적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정교하고 치밀하진 않지만 충분히 공감간다. 교양있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으레 그렇듯.
권력에 취해 또라이짓을 하는 교사, 하급자에게 상납 받은 관리자의 사례는 선량한 대다수에 비해 미미한 일부 미꾸라지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고 싶다. 어느 분야든 또라이와 악당이 있지만 민간기업에 비해 공직, 교직 사회는 정화 속도가 좀 느린듯 하다.
글쓴이가 교원평가 이슈로 투쟁한 전교조를 두고 ˝늘 위를 향해서만 외치는 것 같다. 들을 의지도 이유도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들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견 밝힌 부분은 핵공감.
우리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글쓴이와 같은 교사를 담임선생님으로 만나길 바라는 건 로또 당첨을 꿈꾸는 것과 다르지 않은 걸까? 부디 내 불안이 터무니 없는 것이길... 수많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지금도 현장에서 아이들을 묵묵히 가르치고 있다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