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들에 바치는 사랑고백
:『읽다』(김영하, 문학동네, 2015)를 읽고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 특히 나를 작가로 만든 문학작품들에 바치는 사랑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읽다』는 작가 김영하가 여섯 차례의 강연을 통해 푼 문학, 소설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그는 오래 살아남은 책, 흔히 고전이라 부르는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나간다.

김영하가 소개하는 서양소설들의 `제목만큼은` 익숙하다. 그는 『오디세이아』와 『오이디푸스왕』을 거론하며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과 투쟁하기 위한 독서를 말한다. 『돈 키호테』와 『마담 보바리』를 통해 우리를 `미치게` 하는 책에 대해 언급한다. 『롤리타』는 소설 읽는 행위가 끝없는 투쟁이라는 의견의 예시로 등장하며, 『죄와 벌』의 주인공은 `복잡하게 나쁜` 인물 유형으로 제시된다.

김영하가 풀어가는 이야기를 읽다가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왜 소설을 읽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고개 내미는 녀석은 이거다.
나는 여러 삶을 살고 싶어서 소설을 읽는다. 유한하고 허무한 생을 두고 탄식만 내뱉을 수는 없다. 소설로 다양한 인생을 겪고 욕망을 충족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이란 내게 `구미호 꼬리`다.

『읽다』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 몇 부분을 옮긴다.

- ˝사람들은 흔히 환상에 빠져 현실을 잘못 보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일까요? 인간이 그것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을까요?오히려 현실에 너무 집착해 자기 내면의 정신적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는 아닐까요?˝ (p66, 67)

- ˝인간이 바로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바로 우주입니다. 이야기의 세계는 끝이 없이 무한하니까요˝ (p69)

- ˝소설을 읽는 행위가 끝없는 투쟁˝ (p134)

- ˝스스로를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독자들로 하여금 혹시 자기 안에도 이런 괴물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p173)

- ˝소설을 읽는 것은 바로 이 광대한 책의 우주를 탐험하는 것˝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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