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

코스모스라고 하니까 얼마 전부터 불기 시작한 가을 바람 덕택에 산들거리는 코스모스 꽃이 생각난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하며 시작하는 나훈아의 노래도 흥얼거리고 싶다.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는 꽃에 대한 책이 아니라 우주·과학 분야 도서다. 코스모스는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의 반대말로 우주, 질서를 뜻한다. 이 책은 우리를 둘러싼 우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고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 인간과 우주는 근본적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칼 세이건은 별들의 탄생과 죽음, 우주와 생명의 기원, 시공을 가르는 여행, 외계생명의 존재 가능성 등을 알려준다.

장하준 교수와 그의 동생 장하석 교수는 학창시절 이 책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그만큼 칼 세이건의 글은 여행자를 홀리는 세이렌의 음성처럼 매력적이다. 고대 문헌을 각 챕터 앞부분에 인용해 주의를 이끈다. 역사적 일화도 곁들여 천문, 생물, 물리를 설명한다. 유려한 문체와 따끔한 비판은 덤이다. 글솜씨와 감수성이 뛰어나 `별`로 씌어진 시를 읽을 줄 아는 시인이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칼 세이건은 전공 외에도 인문학 지식이 해박한 멋쟁이 과학자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내가 숨쉬는 이 순간, 발 딛고 있는 이 곳은 우주의 시원부터 흘러온 영겁의 시간, 광막한 코스모스의 공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중함을 잊지는 말되 집착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때에 코스모스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나왔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알고자, 더불어 코스모스를 변화시키고자 태어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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