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면 임 그리워 돌아본다는 오몬 옆에 서 있는 버드나무에 이르는 길은 멀지만 오하구로 도랑에 등불이 비치는 유곽 삼 층에서 벌어지는 소란은 손에 잡힐 듯 들리고 밤낮없이 오가는 인력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번영을 상기시킨다. <키 재기> - P31

...몸부림치면서 욕하자 "뭐야, 이년이 함부로 주둥이를 놀려. 언니 뒤나 이을 비렁뱅이 년. 네 상대는 이게 적당하겠다" 하며 아이들 뒤에서 흙 묻은 짚신을 집어 던지자, 과녁에 명중해서 지저분한 것이 미도리의 이마를 세차게 때렸다. <키 재기> - P51

...말하면서도 자기가 약한 것이 부끄러운 듯한 얼굴빛이다. 무심코 미도리와 마주치는 눈매가 귀엽다. <키 재기> - P56

어느 서리 내린 아침에 조화로 된 수선화를 격자문 밖에서 밀어 넣은 자가 있었다. 누가 한 것인지 알 도리는 없었지만, 미도리는 왠지 그리운 마음이 들어서 계단식 선반의 꽃병에 넣어 쓸쓸하고 청초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문득 어딘가에서 들려온 것은 그 다음 날이 신뇨가 승려학교에 들어가서 소매의 색을 바꾼 바로 그날이었다는 이야기다. <키 재기> - P98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의 달빛이 시원하게 내리비추는 거리에 달각달각 나막신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선명하다. <탁류>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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