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에게 말의 냄새가 배듯이, 그의 서른여덟 살에는 이미 법률적 정의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 P31

사람은 공통된 추억에 대해 한 시간 정도는 열광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화가 아니다. 고립되어 있던 감회의 정이 스스로를 나눌 수 있는 상대를 발견해 오랫동안 꿈꾸었던 독백을 시작하는 것이다. 각자의 고백이 이어지다가 잠시 후 오늘 우리가 서로 나눌 만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별안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다리가 끊긴 낭떠러지의 양쪽에 있다.

그러면 또 침묵을 견디기 힘들어서 과거 이야기로 돌아간다. - P76

사쿠라이 마을은 여름해에 빛났다. 이사오의 젊음과 산의 초록이 서로를 비추었다. - P438

사와가 그때까지의 태연한 모습을 잃고 갑자기 침묵에 틀어박힌 것이 이사오를 불안하게 했다. 그것은 세계를 해롭게 만드는 듯한 침묵이었다. - P501

칼날을 배에 찌른 바로 그 순간, 태양이 눈꺼풀 뒤에서 밝게 솟았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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