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파이소설로 알려진 이 책을 드디어 읽었다. 영화 감독 박찬욱 씨가 이 소설을 좋아한다고 누누이 말해왔는데 최근 그의 추천사를 접한 뒤 이 책을 빌렸다.
냉전시기, 영국인 정보요원 앨릭 리머스는 명령을 받고 적진으로 뛰어든다. 그는 자기도 알아채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작전을 수행하게 되는데......
국가의 수족인 정보기관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게 그들이 추구하는 방식이다. 속임수와 배신을 서슴지 않으며, 불리하다 싶으면 적에게도 손 내밀고, 국가를 앞세워 개인을 희생시킨다.
그런데 이게 악마 취급 받는 한 진영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동독 정보기관은 물론 자유민주주의 영국 정보부처도 다르지 않았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리즈 골드가 가입한 공산당의 연대체에서도 이와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과연 스파이는 추운 나라에서 돌아왔을까.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대에도 집단이라는 거대 장벽 앞에서 숨진 자들의 유령이 따뜻한 곳으로 가지 못한 채 떠도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