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다닐 때인 2005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판본으로 읽었다. 13년만에 다시 읽은 김영하 두 번째 단편소설모음.
작가 김영하가 독자에게 편지를 받은 실화를 서술하는 듯한 단편 ‘흡혈귀‘는 내가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거듭 읽어왔다. 예전 회사의 사내 웹진에 ‘단편소설 소매상‘이라는 글을 연재할 때 이 작품을 다룬 감상을 올리기도 했다 ( https://m.blog.naver.com/leedr83/70124961003 )
몇몇 작품은 처음 읽는 것처럼 완전히 새롭게 느껴졌다. 아, 나의 기억이란...
역시 김영하는 내 스타일. 두 번 읽을만하다. 그의 전작 다시 읽기에 돌입하겠다. 다음은 무얼 고를까나. 빛의 제국?!
˝거센 바람이 불어와 구름을 흩어놓기 시작했고 비는 멈춰버렸다. 먹먹해진 귀청으로 강물 흘러가는 소리들이 졸졸졸 들려왔고, 포격 끝난 전쟁터의 병사들처럼 강변 곳곳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몸을 일으켰다. 서로를 부축하며, 전격이 비켜간 사람들을 위로하며, 천천히 강둑 쪽으로 몸을 옮기고 있었다. 밀레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평온하고 따사로웠다.˝ (‘피뢰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