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소설의 외피를 두른 잔혹우화이자 정치, 사회, 인간본성을 묘파하는 날카로운 이야기다.

무인도에 고립된 소년들이 리더를 뽑는 모습, 서로 대장질하고 싶어하는 목소리 큰 빅마우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생기는 의견대립, 오늘의 적이 된 어제의 동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 ‘파리대왕‘에 펼쳐진 풍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축약하여 보여준다.

책을 덮은 뒤, 많은이가 진부하게 제기했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나도 다시 곱씹었다. 이놈의 ‘인간‘이 만들어 놓은 아비규환 같은 ‘세상‘을 그나마 좀 더 낫게 가꾸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를 변혁하겠다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도 그 결함을 메우지 못하는 것 아닐까. 인간 본성의 결함이 너무 크기 때문에...

‘파리대왕‘ 소녀 버전이 나온다면 그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하다. 여자들 사이에서는 파괴성향과 잔학충동이 사그라들까. 마초들의 권력욕과 지배욕을 자매들의 연대와 지혜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내 말은...... 짐승은 아마 우리들 자신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소음에 지지 않고 랠프가 다시 외쳤다.
「법을 지키고 구조되는 것과 사냥을 하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 중 어느 편이 좋으냔 말이야?」
이제는 잭도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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