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가에서 그래픽노블을 발견했다.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찍은 연상호 감독이 쓰고 그린 ‘얼굴‘이었다. 만화나 그래픽노블은 공공도서관에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책이라 일단 빌렸다.
주인공은 30년 전 갓난아기 때 헤어진 어머니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시각장애인이자 도장 전각 장인인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그녀가 별안간 집을 나갔을 뿐 자기도 아는 게 없다고 말해왔었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과거와 죽음을 추적한다. 주변사람들은 그녀가 아주 못생긴 괴물 같았다고 말하는데... 남편인 아버지조차 보지 못한 어머니 얼굴. 주인공은 어머니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몹시 궁금해한다.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보았을 때도 느꼈다. 이야기의 초입에서부터 빠져들게 하는 힘, 결말 이후의 불편함과 찝찝함. ‘얼굴‘도 이러한 ‘연상호스러움‘의 특징이 드러났다. 섬세하게 따지고 들자면 흠이 없지 않을 터이나 나는 이렇게 강한 힘을 보여주는 서사물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