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 기원석 산문
기원석 지음 / 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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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 기원석
시인이자 교도관, 그리고 교정상담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기원석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의 이력 덕분에 교도소 안의 일상과 분위기가 문학적으로 다가왔고, 내담자와의 일화를 솔직하게 담아내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딜레마와 고민이 깊게 느껴졌다.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경범죄자부터 흉악범까지 모여 있는 곳에서 작가는 이 상담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들을 돕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스스로 물으며 깊은 역할 갈등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서 어떤 직업은 단순히 일하는 시간 동안의 노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과 작가의 깊은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수형자들의 일화만 나열되었다면 끝까지 읽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담을 원하지 않는 수형자들의 태도, 그곳에 세금이 쓰이는 것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사이에서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잘 담겨 있었다. 평소 직업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인데, 교정상담가라는 직업이 감내해야 하는 무게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과연 거짓일까. 누군가에겐 사실일 수도, 누군가에겐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타인이 처한 위치나 환경만 보고 그 사람을 너무 쉽게 재단하곤 한다. 작가는 직업 특성상 누군가를 함부로 속단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음

#달출판사 #사람은변하지않는다는거짓말 #기원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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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 - 불안과 비교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태도
한그루(뉴욕털게)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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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 - 한그루

뉴욕털게라는 이름을 가진 유튜버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불안과 사회적 시선, 비교 등에 대해 털어놓은 고민들과 작가의 생각을 엮어냈다.
‘평범을 추구하라’는 여타 자기계발서의 주장과는 동떨어진 내용이었지만 그럼에도 요즘처럼 성공만 부르짖는 시대에 다른 측면에서의 자기계발서에 가까웠다.
작가는 특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중심을 지켜낼 수 없는 우리의 나약함을 시원하게 인정하고 시작하자”고 말하면서 타인의 시선에 매몰되어 자존감을 상실하고 본인의 인식을 바로 세우지 못하는 현대 사람들에게 위로와 일침을 건넨다.

특히 좋았던 구문은 선택에 대한 부분이었다. ”누구나 이렇게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이 생긴다.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세밀하게 살펴보고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좀처럼 명확하게 답이 나오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잠시 한 발 떨어져서 생각해보자. 두 선택 사이에 어떤 것이 나은지 판단하기 위해 우리의 두뇌가 엄청나게 돌아간다는 것은, 뒤집어서 말하면 이걸 선택하든 저걸 선택하든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인생을 경로를 최적화하며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며 항상 최상의 결정을 고민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곤했다. 이거아님 저거, 둘중 뭐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지 자로 잴 수 없는 것들을 비교해가며 딱히 큰 차이 나지않는 선택을 하는 데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을 썼던 셈이다.

인생을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음
#깨달은들짐승처럼살기로했다 #뉴욕털게 #한그루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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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 애착으로 읽는 중독의 심리학
주세진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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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주세진

중독과 몰입. 어떻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둘의 차이는 아주 미묘한 ‘한 끗’에서 온다. 이 책에서는 그 한 끗을 ‘주체성’과 ‘자율성’으로 본다. 즉, 내 존재가 스스로 주체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독은 무언가를 더 누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이 감정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아서 특정 행동이나 물질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몰입이 현실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라면, 중독은 현실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이다.“
필요에 의해 시작한 일이, 결국 안 하면 불안해서 계속하게 되는 중독의 과정을 참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요즘 책과 멀어지게 된 이유를 깨달았다. 나에게 그 중독의 대상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좋아하던 취미가 중독으로 변해버린 케이스다. 최근 자극적인 도파민 요소들과 거리를 두면서, 나 역시 그동안 관성적으로, 안 읽으면 불안해서, 혹은 어떤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책을 읽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해온 독서가 중독 수준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예전에는 하루에 책을 한두 권씩 꼬박꼬박 읽어야만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하루쯤 읽지 않아도 괜찮고, 그동안 이고지고 있던 책들을 처분해도 될 만큼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중독을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내 몸과 뇌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 등 다각도로 설명하며 어떻게 중독을 멈추고 회복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이끌어준다. 특히 중독을 끊어내려면 ‘반복되는 행동을 중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에게 그 끊어냄의 방식은 ’쉬는 시간에 무조건 책 읽는 습관‘을 멈추는 것이었다. 활자중독처럼 끊임없이 읽어대던 독서에 아무런 알맹이가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무력감과 이상 및 현실 사이의 괴리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독서량을 줄이고 나니, 도리어 책 내용 하나하나가 훨씬 의미 있게 와닿는다.

무엇이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누리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어떤걸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계속 습관처럼 하는 걸 멈출수 없다면 이 책에서 자신이 중독수준인지, 왜 그렇게 지속하는지 한번쯤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음

#흐름출판 #왜우리는멈추지못할까 #주세진 #심리학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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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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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천재들의 생각은 대체 우리와 어떻게 다르기에 그토록 압도적인 작품들을 빚어낼 수 있는 걸까.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자폐 스펙트럼의 추측을 안고 있던 앤디 워홀, 뇌전증의 고통 속에서 글을 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딛고 일어선 프리다 칼로까지. 그들의 삶은 예술을 지속하기조차 버거운 고통으로 가득했지만, 끝내 그 한계를 넘어 우리 앞에 찬란한 예술을 펼쳐 보였다.
특히 발작과 경련이 심해질수록 오히려 광기 어린 희열을 느끼며 창작에 몰두했다는 도스토옙스키의 일화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왜 ‘죄와 벌’을 읽을 때 작가와 작품 속 인물이 하나로 겹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지, 그 이유를 비로소 가늠할 수 있었다. 예술을 향한 집착과 타고난 기질, 혹은 후천적 장애라는 무거운 짐을 함께 품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천재들의 광기와 창조성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다소 과학적인 내용이라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가 사랑하는 예술가들의 내면 너머 미지의 세계를 엿본 것 같아 무척 흥미로운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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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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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109개국 900여 도시를 떠난 여행작가가 있다. 나는 큰맘먹고 한번씩 여행을 가는데, 그것도 겁이 많아 최소한의 불안만 담고 갈수있는 조금은 뻔한곳들을 가는데 900여곳을 간 작가의 여행기는 어떨지 궁금했다. 여행지에서 타인과 말 한마디, 함께하는 잠깐의 여정들을 즐기는 모습이 부럽기도하고 나도 다음번엔 꼭! 하며 투지가 생기기도 한다. 작가님의 여행 부스러기는 각 곳에서 사온 마그넷이었다. 내가 전시를 보고 난 후 사오는 것처럼 마그넷이 그 때의 감정이나 추억들을 한껏 데려오나보다.
여행을 혼자서 한다는 건 용기가 믾이 필요한 일 같다. 사람을 신뢰해야하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외국에서 여행할때 선한 사람이, 여행자를 도울 사람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그 믿음으로 여행한다고한다. 나도 그런 믿음이 조금 더 생기면 더 많은곳을 갈 수 있으려나.
조금, 더 미지의 곳들을 가고싶다. 여러 여행기 중 가장 와닿은 곳은 독도였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갈 수 있다던 독도. 당일치기로 독도를 다녀온 여행기는 영화 미션임파서블을 떠올리게했다. 각 여행지의 사진도 직접 찍으셨는데 제일 눈길이 갔던건 도미토리에 덩그러니 놓인 여행가방 하나. 그 사진 하나가 나를 도미토리에 묵었던 순간으로 훅 데려갔다. 이번 여름엔 여행 계획이 없었는데 책 한권으로 대리만족이 되어 좋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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