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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구조대 생생댄스TV - 생물 다양성의 보물창고 습지 살리기 ㅣ 우리 땅 우리 생명 10
정종영 지음, 김다정 그림, 최슬기 도움글 / 파란자전거 / 2026년 1월
평점 :






『습지구조대 생생댄스TV』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깊은 울림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습하면서도 마르고, 말랑하면서도 단단한 지구 생명체의 보고 습지를 지켜요!”라는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을 잘 보여 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물기 많은 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생명과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 바로 습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제주 왕오름습지에서 시작됩니다.
민기와 댄스 동아리 친구들이 소원돌탑 댄스 영상을 찍어 올리면서 ‘제제꿈TV’는 인기 너튜브 채널이 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이 쌓은 화산송이 돌탑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습지는 점점 훼손되어 갑니다.
박수 치는 주민들,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는 상인들, 그리고 양서류 보호를 외치는 환경 단체 사이에서 갈등이 커집니다.
“춤만 췄을 뿐인데, 환경 파괴라니!”라는 아이들의 억울함은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찾은 아이들은 죽은 맹꽁이와 개구리를 보게 되고, 습지 주변의 돌 하나, 흙 한 줌이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생명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히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리나라 내륙 습지 2,704개소 중 보호 습지는 57개뿐이라는 현실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제주 역시 322개의 습지가 있지만 보호받는 곳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노는 땅’이라 여겨지는 습지가 사실은 “물속 오염 물질을 거르는 지구의 필터이자,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자연의 물탱크”라는 설명에 깊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은 큰 결심을 합니다.
‘제주 아이들, 제주 아이돌을 꿈꾼다’는 뜻의 제제꿈TV를 ‘우리 생명과 우리 생태계를 지키자’는 의미의 생생댄스TV로 바꿉니다. 조회 수와 인기 대신, 환경 보호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채널명 변경이 아니라, 아이들의 가치관이 성장하는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억울함에 영상 내리기를 주춤하던 아이들이, 결국 스스로 책임을 지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은 참으로 대견했습니다.
정종영 작가는 “습지의 보호와 파괴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자리 잡은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보호 습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공간, 맹꽁이보다 조회 수가 먼저였던 아이들, 경제적 이익을 앞세우는 주민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습니다.
또한 제주환경운동연합 최슬기 국장이 강조한 것처럼, “보전의 시작은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자주 가고, 보고, 느끼는 것”이라는 메시지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며 “이 작은 웅덩이에도 생명이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나누게 되었으니, 이 책이 이미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낸 셈입니다.
『습지구조대 생생댄스TV』는 환경 보호를 무겁게 설교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공감과 성장을 그려 낸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즐거움이냐 보전이냐, 인기냐 책임이냐의 갈림길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습지는 습하면서도 마르고, 말랑하면서도 단단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습지를, 더 나아가 우리 삶의 터전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얻길 바랍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대화 나누기에 참으로 좋은 책이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