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탄생 - 오늘을 만든 사소한 것들의 위대한 역사
주성원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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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탄생


  무언가의 기원을 알게 되면 새삼 그것에 대해 새롭게 느껴지고 보다 흥미를 갖기 쉽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수없이 많은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어떠한 관념이나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즘의 일상을 이루는 수없이 많은 요소들은 각기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다른 시간과 탄생 과정을 지나쳐 왔다. 인류의 역사와 오랫동안 함께해 발전해온 일상이 있는 반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가운데로 들어온 지 채 한 세기도 지나지 않은 일상의 모습들도 무수히 많다. 우리의 삶에 자리잡게 된 일상의 요소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싶어 읽고 싶었다.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었고 이를 알고 바라본다면 조금은 전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저자가 다루는 일상의 순간들은 꽤나 범위가 넓다.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수많은 주제 중 쉬거나 일을 할 때의 공간, 쇼핑이나 패션, 여가 생활, 식문화 요소, 디저트, 편리한 생활을 돕는 도구들과 술 그리고 휴일 문화까지 한 단어당 2~3페이지 정도 짧은 분량으로 대략 80여가지가 넘는 일상들을 다루는데, 아무래도 300페이지 정도에 수많은 키워드들을 다루려 하다보니 각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보다는 개략적으로 서술하는 정도이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는 반면에 새롭게 알아가는 사실도 많다. 다만, 주제가 다소 중구난방으로 지나치게 흩어져 있는 경향이 있고 흥미 위주의 이야기로 단편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나면서도 저자의 바람대로 가볍게 화제를 제시하고 간단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사실 여기서 나온 수많은 키워드들 하나만 잡고 자세하게 파고들면 한 권의 책이 나올 수도 있지만 바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소한 소식이라도 최대한 적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빠르게 알아갈 수 있는 효과적인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지금은 쓰지 않고 있는 세 벌 키보드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 신용 카드가 발명된 계기도 레스토랑의 식대 지불용으로 시작된 것, 현재의 문신이 남태평양 원주민으로부터 발견되어 서구에서 유행으로 퍼진 점, 공산권 내에서의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관계, 2차세계대전 중에서도 아이스크림을 공수해서 먹었다는 미국의 이야기, 내연기관보다 더 빨리 발명되어 생산까지 되었던 전기자동차, 다양한 술에 대한 이야기까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익숙한 많은 것들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지 한번쯤 궁금해봤거나 모르고 지나온 것들에 대해 하나둘씩 읽어가다보면 새삼 우리가 삶 속에서 영위하고 일상의 요소들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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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책을 권합니다 - 북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책방 이야기
노희정 지음 / 소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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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책을 권합니다


우리는 흔히 책을 어디에서 살까. 아마도 나를 포함해 대부분은 자신이 사고 싶은 책을 골라 근처 대형 서점을 방문하거나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것이다. 필요한 책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재고가 충분하기에 이용하기 매우 편리하며 더불어 적립금을 활용하거나 소장하고 싶은 굿즈를 살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어떡할까. 잘 보이는 곳에 늘어놓은 진열대의 베스트셀러 목록이나 출판사에서 홍보하는 광고에 따라 사고 있지는 않을까. 만족스러울 때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끔은 내가 어떤 책을 읽었으면 좋을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이 수많은 책들 속에서 내가 읽으면 좋을 책을 고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책방을 가는 이유는 뭘까. 대형서점만큼 많은 서적을 지니지도 않았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책방을 간다면 그건 그 책방만이 지닌 세계가 있어서이지 않을까. 대형서점과 다르게 책방은 작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와 소통하며 책방만이 추구하는 가치와 세계를 살펴보고 어떤 책을 추천받을 수 있는 기대가 있어서가 아닐까. 책보다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책방을 가는 것이다. 똑같은 책은 어느 서점에서나 구할 수 있지만 그 책이 나에게 있어 어떤 맥락을 거쳐 내가 읽고 서가에 꽂히는가는 개개인마다 다르고 그렇기에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책방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도시별로 여행을 다니다보면 가끔 책방에 들르게 될 때가 있었는데 여타 대형서점과 다르게 작은 책방은 저마다의 색깔을 갖고 둘러보며 또다른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수간이 좋았다. 또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추천을 통해 책을 접하고 구하게 된 기억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저자는 20여년간 부산 해운대에서 곰곰이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책방지기이다. 책은 크게 두 가지를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선 오랫동안 책방을 계속해오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책방 운영의 노하우와 책방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 북큐레이션으로 대표되는 책방만이 지닌 매력과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 전문 책방답게 좋은 그림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는 건 덤. 이를 통해 책방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이 정의해보고 느낀 점을 내 서가까지 적용해 찬찬히 살펴보고 살아있는 서가는 어떤 것일까 고민해보고 새롭게 정리하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었다. 당장 책방을 운영할 수는 없지만 집에 작게나마 꾸며놓은 서가부터 나만의 관점을 담아 북큐레이션해보기로 한 것이다. 책장은 한정되어 있기에 책을 무한히 늘려갈 수 없고 이미 읽은 책과 읽어야할 책을 명확히 분리하고 읽은 책 중에서도 누가 어떤 이유로 추천을 부탁했을 때 대답할 수 있도록 구분하고 표시해두니 그저 분야별로 도서관처럼 나눠져있기만 했던 책장보다는 훨씬 의미있게 구성한 거 같아 좋았다.



정보가 많다는 건 오히려 정보가 없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수없이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원하는 주제와 방향에 따라 책을 선정한다는 건 꽤나 많은 독서 내공을 요할 것이다. 뛰어난 감각과 깊은 고민으로 책방에서 이를 반영해 큐레이션해준다면 기대가 될 거 같다. 아무래도 스스로 책을 선정하고 읽게 된다면 어느 정도 범위가 제한되기 마련이라 보다 폭넓은 독서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흔히 이루어지고 있듯 내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해주는 AI도 물론 좋지만 책방의 북큐레이션은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신뢰가 쌓이고 인연이 되어 지속해나갈 수 있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책방의 운영 측면에서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책방이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앞선 북큐레이션을 확장해 북클리닉 회원제로 구독서비스처럼 개인별 맞춤 책을 선정해 가정으로 보내주는 건 아이에게 더 좋은 책을 소개해주고 보다 아이에 맞춰 알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한다는 점에서 참 좋다. 이외에도 연령별 독서강좌나 주기를 달리한 책 서재만들기, 꾸준한 독서를 시작하려는 책재미 회원제를 비롯해 어린이들이 직접 뽑는 어린이책 선정 위원회, 책방에서 발간하는 신문 기사를 채워줄 어린이 기자 등 도서관에서만 하던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떤 기획들 어쩌면 그보다도 훨씬 지속적이고 탄탄하게 해온 모습들을 살펴보며 이러한 책방이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싶을 정도로 책방의 가능성을 보았다.



또한 저자가 운영하는 책방의 운영 방식만을 정답으로 안내하거나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자신들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책방을 운영해나가는 좋은 책방을 소개해주고 책방을 앞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고자 함이 잘 느껴졌다. 더불어 책방에 대한 예찬 또한 환상만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시작해야하며 책방은 운영하는 현실적이면서도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을 듯하다. 책방 또한 사업이므로 내 서재처럼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만 하기보다는 부지런해야하며 손님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무수히 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하는 건 기본이다. 이에 더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의 특기를 살려 특색있는 책방을 운영해야 함을 새삼 느낀다. 저자가 속한 곰곰이책방 뿐만 아니라 저자가 소개한 전국의 다른 멋진 책방들도 직접 가서 경험해보고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책방이라는 공간, 그리고 책방을 대표하는 책방지기와의 관계맺기나 소통을 좋아하거나 책방을 운영할 예정이나 운영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누구나 읽고 자신만의 서가를 다시 바라볼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주위에서 마냥 소멸하고 있다고만 느낄 수 있는 책방의 가능성과 매력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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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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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최대의 비극이라 일컬어지는 제2차세계대전은 그 이전의 전쟁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을, 훨씬 더 쉽게 죽였던 사건으로 비극과 참상으로 얼룩져 인간성을 상실한 채 벌어졌떤 대규모의 전쟁이었다.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독소전쟁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흔히 제2차세계대전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대표되는 유럽에서 서방 세계의 승전 소식이나 진주만 공습으로 벌어진 태평양 전쟁이 보다 익숙하지 않을까. 어느 전쟁이 끔찍하지 않고 처절하지 않을 수 있겠냐만은 유독 서로를 모두 증오하며 이른바 절멸의 길로 나아간 독소전쟁은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그 어떤 곳보다도 서로 각자의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채 상대방을 말살하려 했던 대표적인 전쟁이었다. 독소전쟁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사례를 넓혀보아도 국방력이 강력하면서도 비등한 두 세력 간의 전면적이면서도 현대식 무기와 전술을 활용한 전쟁이기에 군사적 측면을 살펴봄에 있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음과 동시에 왜 그렇게까지 전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을 이해하고 이 전쟁을 통해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나가야할 문제의식을 갖게 해주고 어떻게 바라보아야할지 생각하게끔 해준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3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통사로서 독소전쟁의 역사적 기록이다.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게 된 1941년부터 소련의 베를린 입성하는 19455월까지 독소전쟁의 원인과 전개 과정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승패를 가르는 주요 전투와 작전 및 전술을 상세히 접할 수 있어 독소전쟁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에 좋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바르바로사 작전이나 스탈린그라드 전투뿐만 아니라 소련 남부를 겨냥한 독일의 청색 작전이나 반격에 나선 소련군의 동계 공세인 천왕성, 토성 작전 등의 전술이나 최대 규모의 전차가 투입된 전투 중 하나인 센노 전투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세부적인 정보까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규모가 크다보니 전쟁 내에서 벌어진 군사 작전이나 계획도 기민하고 복잡한데다 주요 전장이 되는 동부유럽과 유럽 러시아쪽 지리와 명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보니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책에서 진격 방향이나 전쟁 계획, 전투 흐름을 제시한 지도들로 대략적인 전쟁의 양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보여준 독일의 전투력은 상당했다. 여러 번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전술에 기반한 점이 매우 크다. 이를 뒷받침했던 신무기들로 그들의 전략은 대성공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낙후된 교통으로 독일의 장기인 진격 속도를 늦췄고 드넓은 전선으로 인해 보급을 어렵게 했으며 기록적인 추위로 나폴레옹이 그러했듯 그들의 목표는 달성되기 어려웠다. 이는 제2차세계대전을 끝내는 결정적인 두 가지 축 중 하나를 이해하는 것이기에 전쟁사, 특히 제2차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독일이 왜 소련을 침공했는가에 대한 세부적 고찰, 3가지를 들고 있다. 히틀러의 소련 침공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소련 침공 전까지 독일은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굳이 불가침조약을 맺고 있는 소련을 먼저 공격해 수렁 속으로 빠지는 길을 택했을까. 그들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 저자는 독소전쟁이 전쟁 목적을 달성한 후 나라 간 강화를 맺고 종결하던 19세기적 전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세계관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권력을 잡은 히틀러와 나치 정권은 자신들의 지지를 잃지 않고 전쟁 준비와 국민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독일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겪는 위기를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전쟁을 통해 해결하려 한 것이다. 이는 통상적인 군사적 전쟁에 더해 시작부터 제국주의적 수탈 전쟁의 성격을 띤 것이었다. 서구 각국에 대한 독일의 전쟁은 비교적이긴 하나 포로 대우의 국제법 준수나 비전투원 보호 등이 이루어지고 수탈 또한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소련과의 전쟁에 비할 데는 아니었다. 부족한 식량과 에너지 자원을 소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던 독일은 유럽 러시아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삼으려는 제국주의적 수탈 전쟁의 성격을 띄었다. 여기에서 독일은 나아가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로 기존 다른 민족들을 추방하고 식민지에 게르만계의 사람들을 이주해 게르만화하려 했다. 그러나 추방하는 과정과 격리 수용할 곳이 마땅찮아지자 효율화하기 위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말살하려는 절멸 전쟁에 이르기까지 나아간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이 점이 그 어떤 전쟁보다도 독소전쟁을 잔혹하게 만든 주요 요인이라 볼 수 있겠다. 독소전쟁에서 독일만이 그러했던 건 아니다. 침공받은 소련 또한 자신의 국민들에게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를 결합한 이데올로기로 무장시킨 후 전쟁 과정에서 상대를 말살시키며 상대를 절멸해나가는 독일과 유사한 절차를 밟게 된다. 물론 그것이 나라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나 그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절멸전쟁을 수행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를 통해 내가 가졌던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순 있었지만 그 답이 겨우 지독하게도 자기 중심적인 목적을 위해 다른 민족을 대상화삼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화하거나 절멸시켜버리겠다는 것. 즉 우리와는 다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점에서 생각만으로도 끔찍한데 실제 역사 속에서 벌어진 참상을 알기에 더 비참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전쟁을 일으킨 범죄의 책임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가장 책에서도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싶다. 저자는 일관되게 주어를 독일이라 표현한다. 흔히 히틀러와 나치 정권을 전범으로 하고 참상을 겪은 독일 국민과 분리해 전쟁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당시의 독일 국민들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모든 잘못의 원인을 히틀러의 개인적인 결함 등으로 돌린다면 범죄를 저지른 자신들에 대한 분노를 회피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아이히만이 그러했듯이.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히틀러 한 사람으로 인해 끔찍한 참상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히틀러는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독재의 길로 나아갔으며 나치에 부역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를 방관한 모두의 책임이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만이 범죄의 책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이익을 함께 누린 국가의 국민 모두가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시는 인간성을 상실한 채 집단으로 광기에 사로잡히는 이데올로기에 모두가 현혹되어선 안되며 이런 일이 반복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독일은 현재에도 지도자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민 전체에 대한 교육을 행하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이익을 함께 누린 공범자이기에. 이는 독일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아시아에서도 수많은 침략과 수탈로 높은 국민 수준을 유지한 일본에게도 해당한다. 일본인인 저자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으나 일본 정권 및 극우 성향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를 모두가 문제삼지 않는다면 잘못된 역사는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 내부에서도 이 점을 명확히 하고 객관적으로 제2차세계대전에서 벌어진 수탈과 침략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전쟁을 일으킨 범죄가 표백되어서는 안된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느끼며 교육을 통해 잘못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인간이 다른 인간을 수단화하고 그저 자신이 속한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한 국가주의에 대한 경계와 지난 잘못을 되짚거나 반성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수정주의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읽어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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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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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우리 인간과 사회를 살아가는 근본 원리와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법철학은 그 중에서도 법에 관해 철학적 사고를 하며 그 목적과 정의를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이런 법철학을 저자는 왜 ‘위험하다’고 표현했을까. 더불어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도 표현한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지키고 있는 법의 본질과 원리에 대해 사고할 법철학에 대해서 왜 그런 비유를 했는지 의문을 가졌으나 책을 읽어가면서 법에 대한 굳건한 신뢰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의도한 바대로 책을 읽고 법률에 대해 회의감이나 의문이 처음으로 들게 된 것이다. 책은 사람들로 하여금 법률에 대한 회의심을 갖게 하는데서 시작하기에 성공한 셈이다. 법률을 지키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성격을 이야기하며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게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질문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으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거듭해서 묻고 이래도 괜찮은 지를 확인한다.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사고를 흔들어 놓는 점이 좋았고 법률은 도덕과 달리 그 내용의 도덕성보다 제정의 절차성만 정당하게 확보된다면 문제가 없는 점은 우리가 간혹 마주하게 되는 법 정서와 실제 법 집행 간의 괴리감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교육과정 속에서 법을 배우며 법의 배경이 되는 정신을 살펴보다보면 대부분 ‘천사의 얼굴’을 한 형태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또는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법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해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책은 다루고 있는 내용에 비해서 보다 쉽게 독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다소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일상 속 사례와 권위를 내려놓은 친근한 화법, (비록 일본 내에서 보다 이해하기 쉬운) 문화적 밈들을 활용해 법철학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사고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흔치 않게 ‘악마의 얼굴’을 하며 우리가 사회 속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아니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의존하고 있었던 상식을 의심하고 비판하는 이 책을 읽어보며 많은 자극이 되길 바란다.



p326-327

  법률 자체에 대한 의심을 갖게 만드는 1장과 마지막으로 자유의 범위에 대한 담론을 제외하면 크게 순서에 상관없이 인상적인 느낌이 오는대로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각 챕터 내에서는 가벼운 사례를 통한 의문에서부터 점차 질문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에 걸맞는 개념과 이를 나타내는 다양한 사례 그리고 의문의 다양한 답이 될 수 있는 철학적 이론들을 살펴보다보면 어느새 혼란스러워지고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할 수 없게 된다. 가령 ‘나의 목숨, 팔 수 있습니까?’ 당연히 안되지만 왜 되지 않는가에 대해서 다양한 이유로 토론할 수 있겠으나 책에서 자유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말해본다면 안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개인에게 자신의 신체에 대한 지배력을 완전히 인정한다면 다음 수순은 개인이 자신의 신체의 자유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가이다. 가령 매춘이나 장기매매 등의 합법성에 관한 의제가 이에 해당하겠다. 다만, 자유인 것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따라가면 노동이나 다른 요소들에 비해 매춘이나 장기매매의 경우 자신의 결정에 타인의 개인이나 강제를 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에서 첫 번째 이유를 침해받을 가능성이 크고 설령 완전한 자유의지였다하더라도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의 자유를 속박하지 않는다는 자유의 두 번째 정의에서 벗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것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인상적이었던 점은 ‘평등’을 다루는 파트 중에서 현재의 대부분의 민주 국가에서는 롤스의 정의론을 근거로 삼아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소득 재분배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무지의 베일’에 싸인 사람들이 최대한 리스크를 피하고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안전 장치를 설정하는데 합의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윤리 시간에 롤스의 정의론만 배웠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나 보다 자연권을 강조하고 어디까지나 호의에 의한 분배에만 동의하는 노직의 의견을 듣고 서로 대립하는 주장과 근거를 함께 읽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고 새로운 사고를 하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아 좋았다. 그럼에도 아직은 롤스의 정의론에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절대적인 하나의 생각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더불어 많은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가 편의에 의해 사람들을 선별해버리는 방법을 너무나 쉽게 변질되어 이용되는 과정은 끔찍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같은 인격체를 지닌 사람을 대상화하기 쉽게 만든다. 최대 다수의 행복을 규정하는 것이 어려워 불행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면 결국 소수자들을 선별해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이로 인한 끔찍한 피해는 우리가 이미 수없이 보아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는 어쩌면 우리에게도 전조현상처럼 이미 찾아온 건 아닐까. 어제 EBS다큐프라임 포스트 코로나 3부를 잠시 보며 알게 된 ‘위생독재’라는 표현처럼 우리도 코로나 초기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익을 위해 너무나 상세하게 제공한 것에 대해 쉽게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고 문제삼지 않은 건 아닐까. 다행히 지금은 개인정보 제공이 필요한 부분만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소수자가 되는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그제야 서늘한 공리주의의 위험성을 절감하더라도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자유만을 강조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동하는 것을 옹호해서는 당연히 안될 일이다. 효율과 공익이라는 미명 아래 정작 인간의 행복을 도외시하는 건 아닐지 경계하며 균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p170-171

  개인적으로 교육심리학을 공부할 때 알게 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의 6단계 중 4단계인 ‘법과 질서지향의 도덕성’을 나의 도덕성 발달의 목표 지점으로 지향했다. 궁극의 단계인 자신의 양심에 따라 보편적 가치를 기준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단계까지는 언감생심이고 적어도 타인에 따라 휘둘리지 않고 사회 내에서 합의된 법과 규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주로 나의 도덕적 판단과 행동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인정에 따라 나의 행동이 좌지우지되는 단계에서 머물고 어쩌면 그보다 낮은 욕구 충족, 벌과 복종 단계까지 내려갈 때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향점만은 법과 규칙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료 했다. 하지만 책에서 밝힌 대로 법을 지킨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자 절대적 선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정당한 절차를 밟고 제정된 법이라 하더라도 법을 따를지 판단하는 건 개인의 몫이라는 것. 사고 없이 법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의 책임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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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인가
박진수 지음 / 더블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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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진 전문가이다.-

 

  저자가 강조한대로 교사의 전문성은 자신의 교육관을 담아 스스로 교육과정을 특색 있게 계획할 수 있고 이를 실제 수업과 평가가 일체화되도록 실천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큰 틀로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 즉 학급 수준의 교육과정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이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교사가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실제적인 팁, 도움을 바란 것이었다. 책의 의도와 읽고 싶었던 이유가 일치하지 않았던 탓인지는 모르나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 번 더 새 학년도를 앞두고 교육과정 분석 및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수립하기 위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서 감사히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교육과정과 관련한 교사들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 중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특히 신규교사나 임용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는 학교의 교육과정이 월별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년말이나 새 학년 준비 기간 등에 대한 생각을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또한 교육과정을 대하는 교사에 대한 시선을 설명하며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알 수 있다. 사실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지 않는 교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도나 깊이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대부분이 교사들은 어느 정도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차시를 일부 수정하고 학생이나 학교, 학급의 특징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며 우열을 가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해야할 필요성이나 그 효과에 대해 보다 강조하기 위한 대조군을 설정해 비교하며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을 보다 불러일으키고 재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한 두 번째 챕터에서는 교육과정 그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지는데, 이미 교대에서나 임용을 준비하며 모두 익숙한 내용들이겠지만 정확히 알고 있기란 쉽지 않기에 찬찬히 살펴보면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취기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취기준을 분석할 줄 알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교육과정 문해력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우선 교과별로 성취기준과 각 단원을 맵핑한 뒤 성취기준별로 내용 요소와 행동 요소를 구분해 분석하고 이를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을 실제적으로 짤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팁들을 안내해주는데, 역시 가장 먼저 해야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교사 자신만의 교육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특히 개성 있고 창의적인 교사 수준 교육과정 만들기소주제에서 진행되는 열걸음은 책에서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시에 매년 담임이라면 교사가 늘 해야 하는 것들이다. 새롭거나 자세한 자료를 안내해주진 않지만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를 생각해보게끔 하고 매 걸음마다 독자가 생각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어볼 수 있는 부분을 할애해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주제로 마무리가 되는데 이 부분이 책에서 사실 가장 기대가 컸음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이 전하고 싶은 주제는 교사가 교육과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재구조화해서 수립한다는 건 많은 품이 드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교육과정 재구성을 왜 해야하는지 그 당위성과 장점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나 이를 학교 수업 현장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다. 단계별로 큰 흐름을 제시해주고 예시도 간간히 들어주셔서 큰 방향성과 줄기는 잡히지만 그에 걸맞도록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활동으로 함께할 세부 활동을 구상하는 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와 자료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런 구체적인 활동들을 어떻게 만들었고 수집할 수 있었는지 그것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선 신규교사나 거부감이 있는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구체적인 방법을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는 큰 도움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관성과 관련된 자료, 구체적인 절차, 세부 활동을 짤 때 도움을 받았던 사이트나 예시자료가 담긴 내용도 함께 제시된 책이 추가로 출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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