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는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진 전문가이다.-
저자가 강조한대로 교사의 전문성은 자신의 교육관을 담아 스스로 교육과정을 특색 있게 계획할 수 있고 이를 실제 수업과 평가가 일체화되도록 실천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큰 틀로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 즉 학급 수준의 교육과정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이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교사가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실제적인 팁, 도움을 바란 것이었다. 책의 의도와 읽고 싶었던 이유가 일치하지 않았던 탓인지는 모르나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 번 더 새 학년도를 앞두고 교육과정 분석 및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수립하기 위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서 감사히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교육과정과 관련한 교사들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 중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특히 신규교사나 임용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는 학교의 교육과정이 월별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년말이나 새 학년 준비 기간 등에 대한 생각을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또한 교육과정을 대하는 교사에 대한 시선을 설명하며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알 수 있다. 사실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지 않는 교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도나 깊이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대부분이 교사들은 어느 정도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차시를 일부 수정하고 학생이나 학교, 학급의 특징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며 우열을 가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해야할 필요성이나 그 효과에 대해 보다 강조하기 위한 대조군을 설정해 비교하며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을 보다 불러일으키고 재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한 두 번째 챕터에서는 교육과정 그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지는데, 이미 교대에서나 임용을 준비하며 모두 익숙한 내용들이겠지만 정확히 알고 있기란 쉽지 않기에 찬찬히 살펴보면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취기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취기준을 분석할 줄 알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교육과정 문해력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우선 교과별로 성취기준과 각 단원을 맵핑한 뒤 성취기준별로 내용 요소와 행동 요소를 구분해 분석하고 이를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을 실제적으로 짤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팁들을 안내해주는데, 역시 가장 먼저 해야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교사 자신만의 교육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특히 ‘개성 있고 창의적인 교사 수준 교육과정 만들기’ 소주제에서 진행되는 열걸음은 책에서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시에 매년 담임이라면 교사가 늘 해야 하는 것들이다. 새롭거나 자세한 자료를 안내해주진 않지만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를 생각해보게끔 하고 매 걸음마다 독자가 생각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어볼 수 있는 부분을 할애해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주제로 마무리가 되는데 이 부분이 책에서 사실 가장 기대가 컸음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이 전하고 싶은 주제는 교사가 교육과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재구조화해서 수립한다는 건 많은 품이 드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교육과정 재구성을 왜 해야하는지 그 당위성과 장점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나 이를 학교 수업 현장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다. 단계별로 큰 흐름을 제시해주고 예시도 간간히 들어주셔서 큰 방향성과 줄기는 잡히지만 그에 걸맞도록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활동으로 함께할 세부 활동을 구상하는 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와 자료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런 구체적인 활동들을 어떻게 만들었고 수집할 수 있었는지 그것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선 신규교사나 거부감이 있는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구체적인 방법을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는 큰 도움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관성과 관련된 자료, 구체적인 절차, 세부 활동을 짤 때 도움을 받았던 사이트나 예시자료가 담긴 내용도 함께 제시된 책이 추가로 출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