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처럼, 아트투어 - 아트 컨설턴트와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1년 365일 전 세계 미술 여행
변지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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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이 뉴욕 휘트니미술관과 공동 기획해 진행했던 에드워드 호퍼:길 위에서 전시를 다녀온 적이 있다. 대표작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호퍼의 생애에 따라 여러 도시에서의 작가의 삶과 관심사에 따라 잘 정리되고 호퍼의 작품 속 담겨 있는 현대인의 고독하면서 쓸쓸한 정서 같은 면을 호퍼 특유의 색감과 시선이 담겨 있는 그림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며 살펴보니 더 잘 느낄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놀랐던 점은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 전시장이 북적북적했다는 점이었다. 호퍼가 현실주의 화가이지만 흔히 교과서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명화로 불리우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이 아님에도 뜨거운 관심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고 개인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최근에서야 현대 미술에 관심이 생긴 터라 몇 년 전 마찬가지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런던의 테이트미술관과 함께 기획해 작품 전시회가 열렸던 데이비드 호크니 전을 다녀오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 이러한 관심은 아트 페어 키아프까지도 이어졌다.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현대 미술 작품들을 개인적으로 구입해 개인적으로 소장하거나 투자해 나가는 예술 컬렉션까지 나아간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 아직도 수백억에 달하는 미술 경매 사례만 생각해 부유한 상류 계층만 미술 작품들을 컬렉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들을 미리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다양한 형태로 현대 미술 작품을 살펴보고 나아가 취향이 맞는 작품을 구입해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우연히 접하게 된 컬렉터처럼, 아트투어책은 반가웠다. 관심은 있으나 다소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현대 미술을 접근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있으면 했는데 우리나라의 최근 현대 미술 작품 시장에 대한 트렌드와 함께 국내외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이끄는 대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이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나 미술관 등을 소개하고 있어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책을 읽게 되었다. 어렵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현대 미술 작품들에 대해 직관적으로 예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자주 봐야 친숙하고 작가의 경험이나 철학적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작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관련 작품들을 소개하며 현대 미술의 여러 대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된 한국 대표 아티스트 중에서도 김환기, 윤형근, 이우환과 같은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자세한 작가의 삶과 작품의 특징은 알지 못했는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주제 의식과 특유의 표현 방법에 대해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해외 대표 아티스트들도 이름은 잘 모르는데 생각보다 익숙한 작품이 많았는데 그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대중 매체에서도 이를 활용한 경우들이 많았던 게 아닐까 싶다. 바스키아, 제프 쿤스, 카우스의 작품들이 그러하였고 개인적으로는 원래도 좋아했던 팝아트 장르의 호크니나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세계 예술 도시들을 소개하며 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미술관을 안내하고 언제 이 곳을 방문하면 좋을지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도시를 여행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종류에서 미술관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며 새롭게 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가령 로스엔젤레스라고 하면 할리우드 사인과 함께 디즈니랜드, 산타모니카 해변을 방문하겠지만 더 브로드를 방문해 제프 쿤스의 <벌룬 독>이나 <튤립>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로스엔젤레스와 함께 <게르니카>가 있는 마드리드의 레이나소피아국립미술관, 니스의 마티스미술관, 우리나라의 리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에 가보고 싶었다.

 

작가가 인용한 말처럼 영화관에 가는 만큼 미술관을 찾는 세상이 와야 한다라는 말처럼 미술이 마치 좋아하는 음식, 운동, 음악처럼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안목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의 종류가 되고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이 갔다. 기본적으로 소개하는 수많은 작품들을 검색해보며 안목을 넓힐 수 있으며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소개된 도시에 위치한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돌아다니며 어떤 작품들을 소장하고 어떤 기준에서 누가 컬렉팅을 했는지 살펴보며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 베젤과 프리즈와 같은 대형 아트 페어에 대한 정보와 함께 온라인아트플랫폼(아트시)와 이를 통한 온라인뷰잉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처음 현대 미술에 알고 싶고 컬렉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트 컨설턴트인 저자를 따라 어렵지 않게 아트 투어를 즐겁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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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15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트 투어, 로망이지요. 책이라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