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김광기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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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돼버린 느낌이다. 타인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위협처럼 느껴지는 요즘 어디를 가든 마스크를 착용해야 그나마 안심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지구상의 모든 이를 이방인으로 느끼게 했을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 토박이에게도 이방인이 되는 특별한 상황을 만들었다. 인문학책 <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은 이방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방인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더욱 확장시키는 책이다. 이방인이 되어본 사람만이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익숙한 세계를 의심하고 낯설게 바라보기 <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으로 해보기를 바란다.



 


한마디로 말해서 토박이는 자연적 태도에 절어 있다. 마치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토박이의 정신과 몸은 자연적 태도로 절어 있다. 토박이가 자연적 태도에서 벗어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만큼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간해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자연적 태도 속에서 삶을 같이하는 이들은 자연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의리 있다고 칭송하고 변치 않아 좋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살아 있다는 것은 한곳에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진전이 없는 생은 사실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평생을 한 가지 생각과 태도에 빠져있다가 다른 세상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은 얼마나 헛된 일인가.


인문학책추천  책리뷰 p.28



이방인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떠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이미 자의든 타의든 그런 것을 내려놓고 떠남을 강행하는 이방인은 떠남의 정점에서 자기 자신을 버릴 수도 있다. 자기를 비울 수 있는 이방인만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제야 자기 자신에 대해 명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떠날 수 있어야 하며 이방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인문학책 <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에서 모든 인간이 이방인임을 선포한다. 이방인은 낯익은 곳과 사람을 떠나 낯선 곳을 방랑하는 사람이며, 낯익은 곳에서도 낯섦을 간파해 내는 사람이다.(p.8)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이방인이 돼야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방인은 익숙한 세계의 일상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발굴해낼 수 있다. 우리가 바라보면 현상 이면에, 일상의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깨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방인의 반대말인 토박이는 자신의 세계에서 지배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의 시선이 닿는 모든 것이 이상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방인은 토박이와 다르다. 이방인의 눈에는 그가 바라보는 토박이의 세계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부자연스럽다. 토박이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그의 눈으로는 결코 깨치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서 저자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이방인의 눈에는 부자연스러운 이 세계가 과연 토박이의 눈에는 자연스러운가? 자연스럽다고 믿고 싶은 것은 아닌가?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한다. 이 세계가 자연스럽지 않음에도 자연스럽다고 인식하는 것이 토박이의 착란 증세인지, 아니면 이 세계 자체가 이상한 것인지 말이다. 



애초에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 세계와 불화를 일으키자. 이 세계의 모든 형식과 우리에게 요구하는 규격을 거부하자. 스스로가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후에 세계를 다시 보자. 그 어느 때보다 이방인의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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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장이브 뒤우 지음, 최보민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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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의 SF 소설 <카르타고의 장미>의 주인공 리즈는 인간의 몸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인간의 정신을 구현해낸다면 영원불멸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신념하에 스스로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다. 자신이 아직 살아있는 상태에서 뇌를 한 층씩 절단해 내 얇은 표본으로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포 간의 연결망과 기다랗게 뻗은 말단부를 하나하나 기록해 하나의 지도를 만들 계획이었다. 나에게 뇌라는 기관은 그저 구불구불한 덩어리 안에 내가 모르는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는 곳 정도였는데 켄 리우의 소설을 읽고 나니 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궁금해졌다. 내가 잘은 모르지만 그 난해하고도 신비로운 현상들에 대해 더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책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는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과학 만화책이다. 80여 쪽에 달하는 가벼운 분량의 만화책이지만 그 어떤 과학도서보다 더 풍부한 지식을 담고 있는 과학책이다.



 


과학도서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는 뇌의 구조와 기능뿐만 아니라 역사 속 뇌에 얽힌 인상적인 이야기까지 담긴 그야말로 뇌에 대한, 뇌를 위한 뇌 탐험 만화이다. 뇌의 크기, 무게, 모양 등 뇌의 기본적인 특징부터 시작해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와 기억과 해마, 시냅스 연결, 신경전달물질 등 다소 생소한 개념을 상세한 삽화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각종 뇌 질환에 대한 내용과 뇌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도 담고 있다. 뇌를 의인화한 핑크빛의 말랑말랑한 미스터 브레인이 등장해 뇌과학 교양서지만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과거 뇌과학 교양서를 읽다가 중도 포기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ㅎㅎ) 추천하고 싶은 뇌과학도서이다.



크고 말랑한 덩어리인 인간의 뇌는 평균 1.36킬로그램으로 뇌에 존재하는 뉴런, 신경계의 기본 세포는 약 천억 개 정도라고 한다. 각각의 뉴런은 동종 뉴런 10,000개와 연결될 수 있는데 이런 뉴런을 통해 뇌 전체를 탐험하고자 마음 먹는다면 가능은(?) 하다. 자전거로 은하수를 탐험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리지는 않으니 가능은 하다는 말이다.  이렇듯 과학 만화책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는 어렵고 생경하게만 느껴졌던 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생생한 그림에 유머러스한 내용까지 함께 곁들여냈다. 



뉴런은 말 그대로 작은 전기 발전소로 순환하는 전기 자극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이런 자극들은 가령 털이나 인간의 몸 전체에서 조금씩 온다. 1초에 1,000번까지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뉴런은 시속 300km로 순환하며 정보를 운반한다니 놀랍다.



 


과학도서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의 '역사 속 유명한 뇌'라는 코너에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뇌에 얽힌 이야기가 실려있다. 미국 철도회사의 젊은 작업반장이었던 피니어스 게이지, 그가 1848년 버몬트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때의 이야기다. 그가 맡은 일은 바위를 폭파해 길을 뚫기 위해서 발파 구멍에 화약을 붓는 일인데 어느 날 실수로 모래를 덮지 않은 구멍 속으로 쇠막대를 집어넣었고 그때 그의 얼굴로 화약이 폭발해 1.8미터짜리 쇠막대가 피니어스 게이지의 두개골과 뇌를 관통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그는 죽지 않았다! 말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숙소로 돌아왔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하지만 쇠막대 때문에 전두엽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목숨은 건졌지만 사고 이전에 비교해 서투르고 변덕스러워졌으며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작가 쥘리앵 그린은 파리가 인간의 뇌를 닮은 도시라고 했다. 큰 도로들부터 교통의 흐름, 불빛, 그늘진 곳까지 밤낮으로 활발하게 순환하는 곳 파리가 여러 면에서 인간의 뇌를 닮았다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파리의 거리를 걸으면서 탐험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지만 과학도서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를 읽으면서 마음껏 인간의 뇌를 탐험해 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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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독한 트레이닝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금융 체질 개선 프로젝트
김얀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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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테크의 '재'자만 들어도 몸서리치는 이유는 아마도 남편의 영향이 크다. 1,000원짜리 한 장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이건 놓치면 안 된다, 이번 생에서는 만날 수 없는 초대박 핫딜이다!"라는 내 호들갑 앞에서도 돌부처처럼 초연한 인간(=남편)은 "안 사면 수익률 100%!"를 외치며 나를 하찮은 인간으로 내려다본다. 목이 다 늘어난 후줄근한 티를 입은 저 녀석(=남편)이 저렇게 여유롭게 잘난 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입은 옷이 얼마나 낡았건 간에 손목에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기 때문이고 근 1억에 근접하는 대형 SUV 차 키가 주머니에 들었기 있기 때문이며 박봉의 월급쟁이지만 벌써 잠실의 재건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란 걸 안다. 우리 부부는 독립채산제다. 쉽게 말해 니 돈은 니 돈, 내 돈은 내 돈이라는 뜻이다. 어디 가서 저런 남편 흉을 보면 자랑하는 거냐, 재테크 책이 옆에서 살아있는데 좀 보고 배우라는 핀잔이 돌아온다. 그래도 매번 치킨 하나 시킬 때마다 어느 사이트를 경유하고 어떤 쿠폰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녀석(=남편)의 모습을 보면 나는 결코 저리(?)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을 하곤 했다. 오늘 <돈독한 트레이닝>을 읽으며 남편이 살짝 달리 보였다면 과장일까? 나처럼 재테크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 혹은 재테크 책이 싫었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재테크 에세이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의 대부분은 돈 걱정에서 온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도 돈이 되지 않으면 그것만큼 괴로운 게 없다.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평생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가장 큰 고민이 한 방에 해결된다. 대신 그 시간에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서른여덟 살 이전의 내가 돈에 초연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번도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돈을 충분히 가져보기도 전에 내가 먼저 돈과 거리를 둔 것이다. 

 p.8


서른여덟 살, 부천의 조그마한 빌라를 사기 위해 찾아간 은행 대출 창구 앞에서 돈이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문제가 아닌 기회와 여유를 사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저자, 그때부터 지독하게 돈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돈독한 트레이닝>은 그녀가 해온 돈 공부에 대한 기록이면서 아직 돈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이기도 하다.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재테크와 내 소비 패턴에 대한 신념은 단단했다. 쓰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살아가겠다는 마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돈 쓰는 재미는 돈을 어느 정도 가진 자가 되고 나서 누려도 늦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돈 공부를 결심하고 치과에 다시 들어가면서 2년 동안 글쓰기도 포기하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가장 사랑하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씁쓸했지만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었다. 중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중요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것.

 p.23


저자는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청산하고 치과에 취업했다고 한다. 딱 2년으로 기한을 정해두긴 했지만, 경제적 자유 속에서 돈 걱정 없이 글 쓰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중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중요한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리니, 결국 그런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돈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반쯤 되었을 때 월수입이 1000만 원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돈독한 트레이닝>에는 '소득의 사이즈는 키우고 소비는 줄인다'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부자가 되는 공식뿐만 아니라 똑똑하고 야무진 부자가 되기 위한 조언들이 많이 실려 있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들처럼 20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자기개발서 겸 재테크 책이다. '일단 움직이세요. 그리고 뭐든 가볍게 시작하세요.'와 같은 조언은 비단 재테크만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알아두어야 할 실행력에 관한 이야기니까.



'나는 나를 잘 키우고 싶다'라는 저자, 사랑의 대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아늑한 공간과 죽을 때까지 책임져줄 노후 연금이 될 수도 있다는 저자, 틀린 말이 하나도 없잖은가? 나는 아직 키워야 할 아동이 셋이나 되는 엄마라 나까지 잘 키울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쪼개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려면 일단 돈이 있어야 한다. 저자의 다양한 돈 멘토이자 돈 친구들과의 인터뷰집까지 실려 있어 공짜로 투자 수업을 받는 느낌도 들고 나에게 맞는 재테크 방법도 찾아볼 수 있어 좋았다. 20대를 위한 경제 관련 책이자 자기개발서로 부족함이 없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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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 100년 역사의 고교야구로 본 일본의 빛과 그림자
한성윤 지음 / 싱긋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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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하면 내 머리에 떠오르는 건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넓고 푸릇푸릇한 잔디밭과 잔디밭이 내려다보이는 관중석에서 바삭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를 한잔 곁들이는 것, 그리고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며 하는 응원 정도다. 인문학책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으로 야구라는 종목 하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일본 사회 전체를 조망하는 것과 등가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 놀라웠고 또 '고교' 야구에 이렇게나 웅장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또 놀라웠다. 고시엔이란 일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를 의미한다. 전국 4천여 개 야구팀이 우승컵이 아닌 우승기를 두고 경쟁하는 일본 최대의 고교 야구 대회로 이 선수권 대회는 승부(역시 굉장히 중요하지만)를 떠나 그에 관련한 모든 것이 뜨거운 청춘을 상징한다. 이 책은 청춘, 여름, 그리고 꿈의 무대 고시엔에 대한 책이며 나아가 일본 문화 사회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이 담긴 인문 교양 에세이다.




인문 에세이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은 현재 KBS 스포츠 기자로 활동 중인 한성윤 기자가 쓴 책이다. 저자의 이력도 꽤 흥미롭다. 초등학교 2학년(우리 집 첫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데...)에 대통령 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보며 고교 야구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각종 스포츠 중계방송을 함께하며 스포츠 키즈로 성장해 스포츠 기자까지 되었으니 완벽하게 '성공한 덕후'가 된 케이스다. 이 대목에서 아이와 야구 경기를 꼭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ㅎㅎㅎ)



해마다 8월이 되면 뜨거운 태양과 함께, 그 뜨거운 태양보다 더 불타는 열정을 가진 소년들이 '꿈의 구장'이라 불리는 일본 한신타이거스의 홈구장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H2>는 그런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고시엔이나 고교 야구에 대해 감이 오지 않는다면 참고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1세기가 넘도록 고교 야구가 변함없는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고교 야구 시합에서는 여전히 제비뽑기나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르기도 하는 등 최첨단 시대에 상상하기 힘든 아날로그적인 면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 규칙이 존재하기도 하고 선수를 소개하는 아나운서가 지켜야 할 까다로운 매뉴얼 등도 있어 솔직히 "왜?"라는 생각을 누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웬만해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일본인들이 유독 야구에 관해서만큼은 많은 눈물을 흘리기로 유명할 만큼 그들의 야구 사랑은 대단하다. 야구라는 종목에 대한 사랑이라면 고교생들의 경기보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경기가 더 볼만하지 않을까? 고시엔, 고교 야구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언뜻 봐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청춘과 고시엔을 연결시켜보면 생각보다 쉽게 가닥이 잡히는 듯하다. 그저 까까머리 고교생들이 벌이는 경기로서가 아니라 우리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뜨거운 청춘에 대한 그리움이 고교 야구에 대한 사랑의 밑바탕은 아닐까?




이방인의 눈으로 고시엔에 열광하는 일본인들을 보며 그들에게 100% 공감하기란 조금 어려운 일일 것 같다. 국제 대회에서 금지하는 금속 배트를 여전히 사용해 위험성이 높다는 점, 일본 고교 야구선수 모두 군대 문화를 연상케 하는 빡빡 머리라는 점, 여자 선수가 결코 진입 불가능한 남녀 차별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 등을 제외한다면 그들의 고교 야구에 대한 사랑은 살짝 부럽다. 우리나라 고교 야구 경기장의 텅 빈 객석을 떠올려보면 말이다. 일본의 고교 야구에 대한 책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일본 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웅장한 이야기가 담긴 인문학책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저처럼 야구에 문외한인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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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찰랑 비밀 하나 파란 이야기 7
황선미 지음, 김정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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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라는 주제로 어린이들의 마음과 성장을 그려온 황선미 작가가 이번에 <찰랑찰랑 머리 하나>로 돌아왔어요.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다들 하나쯤 가지고 있지요? 우리의 주인공 봄인이에게도 비밀이 하나 있답니다! 결국엔 엄마도 살짝 눈물을 찍어내며 읽었던 어린이 창작동화 <찰랑찰랑 머리 하나>를 소개해볼게요~



 


주인공은 '찰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봄인이인데요. 길고 찰랑찰랑 긴 머리카락이 매력인 친구였는데 머리카락을 단발로 잘라버리는 일이 생겨요. 무슨 일일까요!? 당차고 똑 부러진 우리 봄인이가 열한 살 인생 중 가장 힘든 일을 만나게 되고나서인데요. 그건 바로 함께 살던 할머니가...(눈물 좀 닦고) 요양원에 들어가게 돼요. 할머니는 봄인이 앞에서는 애써 기쁜 척하며 요양원에서는 게이트볼도 할 수 있고 이것저것 즐거운 일이 많다며 이야기를 해요. 봄인이는 이것 때문에 살짝 섭섭하기도 했지만요.



 


요양원에 가게 된 할머니와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엄마아빠를 대신해 앞으로 봄인이를 돌봐줄 사람은 머리가 덥수룩한 삼촌이에요. 깐깐한 봄인이는 삼촌의 겉모습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삼촌은 삼촌대로 노력한다고 했지만 봄인이의 긴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또 피부 아토피가 생겨날 정도로 서툴러요. 



밤늦게 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는건지! 삼촌은 늘 늦게 일어나요 ㅠㅠ 봄인이는 삼촌 방문을 빵! 차고 들어가서 "삼촌! 10분 전 아홉시인데 이 동네 학교는 늦게 가도 되는 거예요!?"라고 질문합니다.ㅎㅎ 백수 삼촌은 뭔가 수상해요. 전화로 이상한 비밀 암호같은 말만 하고 늘 게임만 하고 사는 것 같으면서 신발에는 흙이 잔뜩 묻어있어요. 삼촌의 정체에 대해서도 창작동화 <찰랑찰랑 머리 하나>의 결말에 나온답니다! 삼촌의 정체 역시 가슴 뭉클해지는 하나의 요소니 꼭 책으로 확인해보세요~



 


봄인이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삼촌과 함께 살게 된 것이 하나의 비밀이에요. 친구들에게도, 학교 선생님에게도, 그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우리 봄인이, 찰랓찰랑하던 머리카락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마구마구 헝클어졌네요. 머리카락이 긴 딸을 둔 엄마라 핵공감되는 삽화였어요. ㅎㅎ 하루라도 잘 빗겨주지 않으면 저렇게 원시인(?)처럼 되고마는 긴 머리카락 ㅠㅠ



결국 긴 머리카락을 시원하고 자르는 봄인이, 자르고 나니 훨씬 귀여워보이네요! :)



할머니가 잘 지내는지 궁금했던 봄인이는 결국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으로 찾아가요. 이 대목부터 눈물샘이 폭발하게 됩니다 ㅠㅠ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할머니를 보면서 찰랑이는 가슴이 아팠어요. 교감 선생님을 오래 했을 만큼 똑똑한 할머니가 찰랑이도 잘 못 알아보는 걸 보니 겉으론 웃으려 애썼지만 찰랑이의 가슴은 울음이 꽉 차서 뻐근했지요ㅜㅜ



찰랑이는 드디어 자신의 비밀을 모두에게 털어놓기로 합니다! 학교에서 '우리 가족 발표'에서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엄마아빠, 그리고 할머니, 지금 함께 지내는 삼촌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요. 우리 봄인이, 이렇게 훌쩍 컸네~ 싶어서 어찌나 대견하던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고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어린이 창작동화, <찰랑찰랑 머리 하나>를 읽으며 모두들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오늘 저희 딸아이는 필통을 집에 두고 갔는데 고민고민하다가 학교에 가서 가져다주었거든요~ 혹시나 당황했으면 어쩌나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그게 완전 기우였어요~ 우리 딸 아무렇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더군요 ㅎㅎ 역시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똑똑하고! 야무지다는 걸 오늘 느꼈어요~ 필통 안 가져간 거 친구랑 선생님 모두한테 비밀이었는데 엄마 때문에 들켰다며 ㅋㅋ 아쉬워하더라는.. 아이와 볼만한 창작동화책 <찰랑찰랑 머리 하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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