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 냉장고 너머의 왕국 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태 켈러 지음, 제랄딘 로드리게스 그림, 송섬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에 빠져 읽고 나서야, 이 책이 현재 4권까지 이어진 시리즈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1권만 먼저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혔다. 공주 이야기라서 아이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어른인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이야기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딸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연아, 연이두 공주 이야기 좋아해?”
올해 4학년이 되는 아이는 웃으면서, 아직도 그리고 당연히 좋다고 말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아 이 책은 한 번 권해봐도 되겠구나 싶었다.
(아이에게 건네기 전에, 습관처럼 내가 먼저 읽어보는 편이다)

주인공 미희는 공주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주 같은 아이’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남겨지는 기분,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마음이 이야기 곳곳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장면들이라 더 공감이 됐다.

냉장고를 넘어 들어가는 동화 속 세계는 정말 공주 이야기답게 예쁘고 신기한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 보니 공주가 되는 게 꼭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됐다. 아이에게는 모험 이야기로, 어른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책이다.

무겁지 않게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마음에 남는 게 있다. 굳이 교훈을 말하지 않아도, ‘나답게 사는 게 뭘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건네면서도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1권만 읽었지만,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아이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그 웃는 얼굴로 어떤 장면을 기억할지도 괜히 기대가 된다.
엄마가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슬쩍 건네기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일 1페이지 영어 어휘력 365 - 1가지 라틴어 뿌리를 알면 10가지 영어 단어가 보인다 쓱 읽고 싹 이해하는 365 시리즈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단어 책을 펼칠 때마다 늘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또 외워야 하는구나, 그리고 또 잊겠지. 그래서인지 이 책도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장 읽다 보니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단어를 붙잡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었다.

저자가 프랑스어를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불어를 전공하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언어를 배운다는 게 단순히 단어를 쌓는 일이 아니라, 흐름과 뿌리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감각. 이 책은 그런 방식에 꽤 충실하다. 영어 단어를 외울 대상으로 두기보다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서 왔는지를 차분히 설명해준다.

라틴어 어원을 중심으로 단어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익숙한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된다. 공부라기보다는 이해에 가깝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외웠다’는 느낌보다는 ‘알게 됐다’는 감각이 남는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읽는 리듬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 혹은 몇 페이지씩 쉬엄쉬엄 읽기 좋다.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괜찮고, 중간에 덮어도 부담이 없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이 먼저 지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책이다.

이 책은 영어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려 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영어 단어를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준다. 단어가 덜 낯설어지고, 덜 무겁게 느껴진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은 영어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을 만나는 13가지 방법 사과밭 문학 톡 24
임지형 지음, 양은봉 그림 / 그린애플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귀신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읽다 보니 진짜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가 마주하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으며 다가와 장난인 척 상처를 주고, 어른들 앞에서는 상황을 뒤집어 버리는 친구 앞에서 아이가 어떤 마음이 되는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다.

재성이가 귀신에게라도 소원을 빌고 싶어질 만큼 몰린 이유가 충분히 공감됐다. “괜히 말해 봐야 나만 이상해질 것 같아”라는 마음,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혼자 버티는 모습이 혹시 우리 아이의 모습은 아닐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학교생활 뒤에 이런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이야기는 아이에게 억지로 용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말해야 할 것 같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며, ‘나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무섭기보다는 조심스럽고, 읽고 나면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어진다.

귀신 이야기를 좋아해서 집어 들어도 좋고, 학교생활이 조금 버거워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요즘 학교는 어때?”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같이 읽어 보고 싶은 동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 샤미의 책놀이터 21
전은지 지음, 하수정 그림 / 이지북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곧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가 되다 보니,
요즘은 책을 고를 때도 마음이 조금 달라진다.
얼마나 많이 읽느냐보다,
아이가 틀리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계속 읽고 말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은
바로 그 마음을 정확히 건드리는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맞춤법은 자꾸 헷갈리는 헌철이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부모에게도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소리는 같은데 모양은 다른 단어들,
알 것 같지만 매번 틀리는 맞춤법들 앞에서
“나도 그런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맞춤법을 혼내거나 교정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헌철이는 실수하지만, 그 실수 때문에 책 읽기를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읽고, 쓰고, 다시 틀리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간다.
그 과정이 참 건강하게 그려진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독서와 맞춤법의 관계를 억지로 설명하지 않는 방식이다.
“맞춤법을 잘해야 책을 잘 읽는다”가 아니라
“계속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메시지가
이야기 안에 스며 있다.
곧 맞춤법 숙제가 늘어나고, 글쓰기 부담이 커질
초4 아이에게 꼭 필요한 시선이다.

부모로서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더 많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보다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지금은 얼렁뚱땅 독서왕이라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계속 읽고, 생각하고, 자기 말로 표현하는 거라고.

맞춤법 때문에 책 읽기가 부담이 된 아이에게,
혹은 아이의 맞춤법 실수가 괜히 걱정되는 부모에게
이 책은 좋은 시작점이 되어 줄 것이다.
초4를 앞둔 지금,
우리 아이 책장에 한 권쯤 꼭 꽂아 두고 싶은 이야기다.

(배송 문의나 욕설 및 인신공격성 글은 상품 페이지에서 노출 제외처리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 - 내 아이의 감수성과 문해력을 단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이야기 만들기
실케 로즈 웨스트.조셉 새로시 지음, 문주선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만 했구나”였다.
좋은 말, 정확한 정보,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려 애쓰는 동안
정작 아이의 하루와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은
얼마나 있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이 말하는 ‘이야기’는 거창하지 않다.
잘 짜인 줄거리도, 유창한 말솜씨도 필요 없다.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순간을 함께 이야기로 엮어 가는 것.
그 단순한 과정이 아이에게는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가 되고
부모에게는 아이와 연결되는 가장 깊은 통로가 된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야기를 교육의 도구로 보지 않는 태도였다.
이야기는 가르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상상하는 시간이며,
그 시간 속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듣는 법을 배우고,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말로 세상을 표현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화면이 일상이 된 지금,
이 책은 아주 조용하지만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오늘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하루 5분, 아이의 하루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간은
문해력을 키우는 동시에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감각을 아이의 마음에 남긴다.

이 책은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부모 안에 이미 있는 이야기꾼을 깨운다.
잘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책.
아이와의 관계가 조금 멀어졌다고 느낄 때,
혹은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가장 먼저 손에 들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