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번관에 어서 오세요
카노 토모코 지음, 김진희 옮김 / 타나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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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폐인 겸 자택 경비원, 요컨대 무직의 백수인 나는 어느 날 외삼촌의 유산을 증여받는 동시에 부모님께 버려졌다.
외삼촌의 유산이 외딴섬의 건물일 줄이야…
인구 총 17명에 자전거로 30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자그마한 섬에서 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무기력하게 살던 내가 섬에서 처음으로 한 일은 3주간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인터넷을 끌어온 것이다.

또 섬에서의 생활비를 충족하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입주시켜 하숙비를 받는 것이었다.

첫 번째 입소자 히로는 명문대를 졸업했으나 백수로 말수조차 없었다가 나를 따라 게임에 입문하게 된다.
게임상에서는 말이 많은 히로, 히로가 경박스럽게(?) 섬 얘길 떠든 덕분에 섬에 하숙생이 늘어난다.

의사 생활을 접고 게임에 빠져 사는 전직 의사 BJ, 섬에 놀러 온 밝고 친근한 성격의 카인, 나를 섬에 데려다줬던 변호사의 소개로 온 사토시까지!

성격도 외모도 다르지만, 게임상의 각자의 캐릭터처럼 서로를 보완하고 의지하며 살아가게 된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작은 섬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에피소드는 네 사람뿐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뜨겁게 한다.
섬의 생활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네 사람의 성장이 뭉클하게 느껴진다.
또 노인밖에 남지 않은 작은 섬의 어른 들의 모습에서 어른의 정과 참 어른의 모습을 보는 감동이 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들만의 성장을 이루어 가는 네 사람을 응원하며 읽다가, 종국에 가서는 탄식하며 눈물지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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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멀리서 온 마음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탁경은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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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멀리서 온 마음이 와닿을 수가 있기도 하고, 아주 가까이에서 시작된 마음이 닿지 않을 때가 있다.

마음이 닿지 않았을 때에도 또 온 마음이 전해졌을 때에도 중요한 건 어쩌면 나와 상대를 위한 태도이다.
무언가를 마음에 담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마음속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것이기에 늘 상처가 뒤따르는 것이다.
필연으로 상처를 얻고 거기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빛은 상처 난 곳을 통해 네게 들어온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을 붙들었다고 작가는 전했다.
단어를 또 문장을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도 빛처럼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

‘하늘이 선사하는 자연의 불꽃놀이’ 유성우가 4월 어느 날 강원도 양양에 쏟아졌다.
양양으로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누구도 운석을 만질 수도 들어 올릴 수도 없었다.
너무나 뜨겁고 무거웠기 때문이다.

봄, 고은, 유림, 지후, 하은, 한솔, 서연, 태윤, 준기 아홉 명의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각자 좋아하는 것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얻으러 양양으로 향한다.
양양에서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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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 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
마르틴 라카 지음, 김지현 옮김 / 페리버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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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

(책의 표지는 엘린 다니엘손이 1903년 그린 자화상이다. )

우리가 아는 거장들의 대부분이 남성인데, 왜 여화가들은 주목받지 못했을까?
프랑스의 미술사학자이자 작가인 마르틴 라카는 의도적으로 망각된 근대 여성 예술가들을 우리 앞에 드러내 주었다.
작가의 말처럼 결코 서툰 아마추어리즘 때문에 가려진 것이 아니었다.
예술계에 자리 잡기 위한 여성 예술가의 노력들과 시대적 변화들이 휘몰아친다.

이 책에 110점의 그림이 담겨있다.
작품이 어떻게 당시 그려지고 평가받았는지 저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한 점 한 점 선물처럼 보게 되었다.

더불어 책표지부터 편집까지 너무나 아름답다.
소장을 추천!!

책에서…

여성 예술가를 다루는 다방면의 활동이 늘고 있다.
미술사의 지배적인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주변부에서 1970년대부터 시작된 여성 예술가에 대한 학술 연구 덕분에 여성 예술가를 다루는 작업이 지금처럼 다양해진 것이다.

유렵과 미국 양쪽에서 미술사의 주제 면에서 주목할 만한 쇄신이 일어나면 성찰이 이루어졌고, 최근 일반 대중이 보이는 여성 예술가를 향한 열광은 학술연구 영역을 넘어선다.

미술사의 전통적인 정전 내에서 ‘여성’이라는 용어와 ‘예술’이라는 용어가 상호 배타적이었기 때문에 ‘예술’은 남성이 하는 일이었고 ‘천재’도 남성이었다.

남성 인물에 붙이는 이름이었던 ‘화가’가 있던 때에도 일상적인 작업으로서의 회화도 있었으나 전통적 미술사는 이를 간과해 왔다.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에서 계몽주의를 거쳐 민주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보편성의 원칙’으로 설명되는 미술사는 단일 성별의 관점에서만 생각되었으며, 남성이 우선이었다.

‘이상주의적’ 미술사가 여성 예술가의 역사를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수단 내지는 거북스러운 존재로 간주한 것이다.

미술사를 지배해온 이상주의와 남성 중심주의가 사회학 만능주의로 대체되고, 예술가는 유일한 사회적 메커니즘의 산물이자 대리인 동시에 희생자가 되었다.

예술에는 역사를 거스르는 특수성이 있다. 하지만 왜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 공간에 머무르지 않았던 것처럼, 그곳에 속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드는 것일까?

이제 여성 예술가의 작품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역사학의 비판적 분석과 병행하여, 예성 예술가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고찰해 보자!

책에 실린 110편의 작품들을 보면 그들이 잊힌 이유가 서툰 아마추어리즘 때문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이 작품들이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감동이나 미학적 격변에 가까운 무언가를 제공하는 힘이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스투디움’, 즉 교육을 통해 얻는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관심사이자 지식과 예의의 적절한 조합만이 지배하는 담론 안에 오늘날의 관객들을 머무르게 해야 하나? 우리의 자주적이고 떳떳한 미적 양심을 찌르고 자르고 방해하기 위해 때때로 나타나는 민감한 지점인 ‘푼크툼’을, 우리는 부끄러운 비밀처럼 간직해야 하는 것인가?”
28쪽

“이 책은 여성 예술가의 자품이 특히나 풍성했던 시기를 다루기에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질문 그리고 그 질문들의 불확실성이 주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독자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이 책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며 훑는 관점보다는 지상에서 들여다보고, 발굴 현장을 열고, 여기저기에서 조사를 실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책은 철저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유명한 여성 예술가 몇몇은 소개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단지 언급만 할 것이며,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예술가들에 거 길게 주목할 것이다.“

31쪽

그저 그림을 그리는 일,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그 몸짓을 계속 기억하고자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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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거인에게 블랙 동시 선집 1
김기은 외 지음, 이안 엮음, 박정섭 그림 / 상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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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거인에게]는 동시마중 레터링 서비스 “블랙”에 수록하는 시인 12분의 동시 60편을 모아 출간한 동시 선집이다.

‘나의 작은 거인에게’는 2024년 동시의 좌표이다.
동시의 트렌디함 더하기 우리 모두의 동심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동시 더하기 통통튀는 동시에서 익살스러움 느끼기 더하기 기발함까지!!
12시인의 개성이 똘똘 뭉쳐진 60편이 한편 한편 즐겁다.

60편을 휘리릭 한번 읽고, 그 다음은 아이랑 하루 한편씩 낭독하고, 고 담은 한줄 한줄 나눠 낭독해보면 어떨까싶다.

딸아이는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엄마 나도 ‘마음비, 마음햇살, 마음꽃’으로 시를 써보고 싶어.”라고 했다.
아직이지만, 아이에게 동시에 대한 동심을 불러 일으킨것으로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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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에메랄드 1 - 어느 날 공주가 되다 이사도라 문 시리즈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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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마녀 요정 미라벨> 작가의 새로운 판타지가 나왔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표지를 비롯한 프린세스 에메랄드가 사는 세상은 모두 블랙과 에메랄드 두 가지 색으로 설정되어 있다.

엄마의 재혼으로 공주가 되었지만, 평범한 소녀로 지내고 싶은 에메랄드의 정체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재혼가정이지만 새언니를 질투하는 동생도, 핍박하는 새아빠도 존재하지 않는다.
새아빠는 왕이지만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솔직하고 자상한 성격이고, 동생은 갑자기 공주가 된 상황을 어려워하는 언니를 위해 최선이다.

공주가 된 후 첫 공식 일정인 ‘바다 퍼레이드’가 무겁게 느껴지는 에메랄드를 위해서 동생 델피나공주는 머리장식을 골라주고 새아빠 오스터왕은 자신의 첫 퍼레이드 경험을 얘기해 주며 긴장을 풀어준다.

퍼레이드를 고민하던 에메랄드는 친구와 머리장식을 직접 만들며 용기를 얻는다.

“머리장식을 만들고 싶어. 내가 원하는 디자인은 그러니까…… 나다운 것이었으면 해!” 78쪽

공주다움과 나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에메랄드는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 속에서 자연스러운 자신을 찾게 된다.

“공주다운 행동이 따로 있는 건 아니야. 그저 너답게 자연스레 행동하면 충분하단다.” 69쪽

배려와 사랑이 난무하는(?) 에메랄드의 바닷속, 인어 왕국 가리비 도시로 아이들과 여행해 보길 추천한다!

“만약 바닷속에 산다면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란 질문을 해보고, 에메랄드와 에메랄드의 친구 오시애나처럼 ‘나만의 머리장식’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118페이지에 만드는 방법이 있으니 참고!

끝으로 가리비 시장에서 파는 산호 솜사탕과 얼음사탕을 사 먹으러 대왕쥐가오리를 타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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