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 무한의 세계
브라이언 프리먼 지음, 최지숙 옮김 / 그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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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속 또 다른 나와 마주하며, 선택이 만든 삶의 무게를 짜릿한 스릴러로 탐구한다”


<인피니트>는 우리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삶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SF 와 스릴러 장르를 절묘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딜런 모런의 여정은 단순한 도플갱어 추적 이야기를 넘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현실 속의 선택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묻는다.

첫 장부터 강렬하다. 자동차 사고로 아내를 읽고, 자신의 그 사고의 가해자로 의심받는 딜런이 아내와 닮은 피해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또 다른 자신’을 마주할 때 독자 또한 그와 함께 불안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런 장면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의 시선을 붙들어 맨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선택이다.
평행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봤을 질문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내 인생을 어떻게 되었을까?’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딜런이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도플갱어들을 만나며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는 모습은 그의 여정이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자기 탐구의 과정으로 느껴지게 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촘촘히 얽힌 플롯과 서스펜스를 조화롭게 엮어낸 점이다.
딜런이 도플갱어를 추적하며 평행우주를 넘나드는 과정은 숨 가쁘게 펼쳐지지만, 그 안에는 그의 심리적 고뇌와 트라우마가 묻어난다.
저자는 그를 통해 우리의 삶이 고정된 운명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라는 메시지를 준다.

책을 읽다 보면 한 가지 질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는 내 삶에서 몇 번째 딜런일까?” 그리고 내가 지금 이 순간 내리를 작은 선택들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상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스릴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선택의 의미와 우리 존재의 본질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준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추격전, 그리고 딜런이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떠오른다.
특히 유니버설 픽처스가 이 책을 영화화하기로 하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책은 읽는 내내 독자를 몰입하게 만들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인피니트>는 소설을 넘어, 삶의 불가피한 선택들, 우리의 내면에 감춰진 또 다른 자아, 그리고 그것이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정교하게 그려내며 평행우주라는 배경 속에서도 현실의 감각을 잃지 않는다.
딜런의 혼란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선택과 책임, 그리고 삶의 재구성에 대하 새로운 시각을 주며, 평행 우주의 상상력을 통해 현실을 성찰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여정으로 가게 해주는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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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최강 도깨비 책 읽는 샤미 39
이레 지음, 모차 그림 / 이지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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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누리찬누리치리, 상상과 용기가 만나 아이들에게 영웅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


<우주최강 도깨비>는 어린이들이 도깨비라는 상상 속 존재를 통해 용기와 정의감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든 매력적인 동화이다.
평범한 어린이가 도깨비의 초능력을 얻게 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주랑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약간 소심하고 평범한 아이이다.
그럼에도 위기의 순간, 초능력을 발휘해 약한 친구들 돕고 악당을 물리치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모습은 어린 독자들에게도 용기를 준다.

‘찬누리찬누리치리’라는 주문을 외치는 순간, 어린 독자들 또한 주랑의 모험에 함께 뛰어들어 자신이 도깨비가 된 것 같은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도깨비라는 친숙한 한국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점 또한 이 이야기의 매력이다.
도깨비는 단순히 신비한 존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폭력, 약자 보호, 정의 실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물리며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주랑이 친구 건우를 돕는 장면이나, 괴롭히는 아이를 응징하는 모습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이 책은 어린 독자들에게 스스로를 믿는 힘을 준다.
책 속 주문처럼 ‘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자신을 강인한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판타지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직면하는 작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용기와 정의,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따뜻한 동화로 추천한다.
마음속에서 ‘찬누리찬누리치리’를 외치며 조금은 더 용감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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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상식사전 - 행복한 사춘기를 위한 깊고 넓은 성 지식, 개정판
다카야나기 미치코 엮음, 남동윤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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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춘기 자녀는 둔 엄마로서 만난 든든한 안내서”


아이를 키우며 가장 놀랍고도 벅찬 순간 중 하나는, 어느 날 아이의 몸과 마음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음을 깨다는 순간들이다.
아직은 마냥 아기 같던 아이의 이런 변화에 엄마로서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살짝 아주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한 학년 위 언니가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부모의 무력함이 스쳤다.
‘성’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이야기해 줘야 할까?
지나치게 어렵게 설명하면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이고, 너무 가볍게 넘기면 아이가 중요한 걸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성에 관한 대화를 망설이는 부모들에게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성이라는 주제가 단순히 신체적 변화나 위생 관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과 성숙한 관계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엄마로서 가장 마음이 들었던 점은, 책이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구체적으로 다뤄지고, 그에 대한 답변은 성교육 전문가의 지식과 다정함을 담아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있다.
예로, ‘내 몸이 왜 이렇게 변해요?’ ,‘좋아하는 친구와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같은 질문들에,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사실적이고 정확한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생식기관이나 2차 성징에 관한 설명을 눈앞에서 마주하곤,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이성의 몸에 대해 설명할 때 이 그림들을 활용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성에 대해 금기시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전반에 깔려 있어서, 더 안심하고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성을 단순히 신체적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성을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으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과 함께 올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비 사춘기를 맞은 아이는 신체 변화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아이가 이런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와 대화하며 생각을 나누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부모가 아이의 고민에 먼저 공감하고, 아이가 가진 질문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사춘기라는 낯선 세계에 첫 받을 내딛는 아이에게 성숙하고 건강한 성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길 바라다.
무엇보다 성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며, 아이와의 관계를 한층 깊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성장하는 모든 아이와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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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
박상재 지음, 김현정 그림 / 샘터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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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속 깊이 흐르는 한 줄기 노래”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어릴 적 친구들과 손을 잡고 돌림노래로 부르던 이 멜로디는 내 어린 날의 풍경과 닿아 있다. 교실 창밖으로 펼쳐진 논밭, 귀뚜라미 우는 들녘, 그리고 그 풍경 속에 깃든 기다림의 정서까지. 이 익숙한 동요가 다시 그림 동화로 재탄생했다는 소식에 마음 한켠에서 잊고 있던 추억이 선명해졌다.

<오빠 생각>은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슬픔과 그리움을 넘어 우리 민족이 간직한 한의 정서를 담아내며, 그 속에서 희망을 싹 틔우는 작품이다.
비단 구두를 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난 오빠를 기다리는 여동생 순이의 마음은 단순한 가족의 그리움을 넘어, 빼앗긴 조국과 잃어버린 소중한 이를 향한 우리 민족의 마음을 대변한다.

박상재 작가의 섬세한 문장과 김현정 작가의 따스한 그림은, 순이와 친구 홍이의 여정을 따라가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애틋함을 오늘날 우리 곁으로 불러온다. 그림 속 수원 화성과 광교산은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마치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처럼 그리움과 희망의 색을 더해준다. 초록 들판에서 희망으로 물들던 아이들의 발걸음이 조국의 현실을 닮은 어두운색으로 바뀔 때, 우리는 순이의 눈물을 넘어 그 시대의 아픔과도 마주한다.

어린이들에게는 잊혀가는 정서를, 어른들에게는 마음속에 묻어둔 추억을 선물한다. 특히 오빠를 기다리며 흐르는 시간 속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시를 읽듯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림의 여백 속에 스며든 순이의 마음을 느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삶 속에서 기다림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오빠 생각>은 단순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감각을 되찾게 해주는 다리와도 같다. 어린 시절 우리가 함께 부르던 이 노래가 한 줄기 그리움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다면, 이 그림 동화는 그리움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여정을 다시금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뜸북 뜸북 뜸북새…” 이 단순한 노랫말이 내게 이렇게 깊은 울림을 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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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니가 좋아요 문지아이들 180
신현이 지음, 정주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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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작고 투명한 목소리가 우리의 바쁜 마음에 따뜻한 쉼표를 선물해 주는 동화책”

아이들의 내면을 담아낸 이 동화집은 마치 유리창 너머로 어린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아이들의 고민과 감정을 세밀하게 비추고 있다.
‘나’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언니와의 관계, 엄마와의 추억, 그리고 아빠와의 거리감은 아이들만의 시선에서 풀어지며 마음을 울린다.

진률이의 이야기는 어린 마음속 죄책감과 사랑을 엿보게 한다. 언니의 소중한 머리핀을 잘못 건드린 후 벌어진 해프닝 속에서 진률이는 두려움과 미안함을 배우고, 이를 통해 관계를 다시 이해해간다.
저자는 사소해 보이는 사건 속에서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해 내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는 자연과 교감하는 마음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말을 아끼는 하나가 나비를 통해 느낀 설렘과 우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나비와 하나의 교감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과 순수함을 전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작은 기적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리고 현우의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 버텨내는 아이의 모습은 먹먹하지만, 철학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해가는 여정은 희망을 느끼게 한다.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현우는 아빠를 이해하는 길로 나아가게 된다.
현우의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엄마’라는 단어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다림의 말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이 책은 아이들의 성장과 실수, 후회를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주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주고,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는 경험을 선사해 준다.
어른의 눈에는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엄청난 사건인 일들을 작가는 담담하고도 정감 어린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종종 아이들이 그저 커갈 거라고, 어른이 될 거라고만 생각하지만 이 동화집은 아이들도 지금 여기, 그들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한 햇살이 겨울 창가로 스며드는 듯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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