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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 독일 가다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31
강혜원.계환.강현수 지음, 주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1월
평점 :
누군가의 여행은 풍경을 지나치는 일이지만, 어떤 여행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로 남는다.
<국어선생님 독일 가다>는 그런 여행을 담은 글이다.
수능에 실패한 고3과 조기 졸업을 놓친 과학고생 그리고 국어선생님이 함께 떠난 독일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난 길이다.
셋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독일이라는 나라를 단순히 문화나 역사로만 바라보지 않는 시선이 매우 흥미로웠다.
바흐와 베토벤, 괴테와 헤세 같은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그 땅이 겪어온 역사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불편함과 실패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말이 통하지 않아 길을 헤매고, 기대했던 장소가 문을 닫았을 때의 허탈함, 소매치기를 당했을 때의 당혹감까지 빠짐없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이며, 결국은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지만, 어느 세대에게나 울림을 주는 책이다.
실패한 학생들이 길 위에서 배우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가 삶에서 마주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삶도 여행도 계속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마주친 배움의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