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공주처럼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67
이금이 지음, 고정순 그림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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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아래목에 배 깔고 누워 즐겨보던 사극

머리 풀어헤치고
어마무시한 칼을 들고
춤 추다가 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푸아아아~

무섭고도 신기했던 직업의 소유자
망나니에 관한 추억 하나

신이 나 놀다보면 산발이 되는 머리
꾀재재하다 못해 추리해지는 모습

어김없이 들려오는 단어
사람으로 비유하면 망나니
동물로 비유하면 망아지

그럴때면 꼭
한달음에 달려가 나의 꼴을 거울에 비춰보았다.

망나니에 관한 추억 둘

망나니같음
망나니다움 의 이미지는
나에게 말썽쟁이, 말괄량이, 왈가닥의 느낌

어릴적
망나니소리를 들어본 엄마여서 그런지
망나니공주처럼이라는 제목에 확 끌렸다.

한편으로는
엄마인 나의 어릴적과 달리
사극의 노출이 적은

열살 여덟살 딸들에게
망나니라는 단어가 어떻게 들릴지 궁금했어요.

아이들은 망나니의 뜻
망나니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답니다.

하지만
왠지 좋은 느낌은 아니라고 했다.

표지의 소녀와 속지의 소녀
웃고 있는 소녀와 표정 없는 소녀

무슨 일일까요?

우리집 두 소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야기가 시작되길 기다립니다.

아주아주 먼 곳에 위치한 작은 왕국.
왕국에는 앵두 공주가 살아요.

공주의 하루는 공부 공부 공부
공부로 꽉 차 있어요.

모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하는
공주는 쉴 틈이 없어요.

인어공주가 열다섯에 바깥 세상 구경하듯
앵두공주도 열살이 되면 바깥 세상을 접해요.

하지만 인어공주와 달리
앵두공주에게는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가봐요.

일주일간의 민가 체험
앵두공주는 계속 공주다움을 연기해야하니까요.

"망나니 공주 때문에 사람들이 떠난 겁니다.
망나니 공주 처럼 되지 않으려면
공주님은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p18

보이는 것 들리는 것만 취해
사람들의 제멋대로 소문과 전설이 만들어졌어요.

망나니공주전설

망나니 공주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는지
그녀의 상황이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망나니공주 = 제멋대로이고 공주답지 않는 공주
라는 도식이 생겨버린 거지요.

"말 안들으면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
"공부 안하면 저 사람(거지,노숙자 등)처럼 돼."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른의 의도와 방향으로 이끌려고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날리는 대사들이
떠오르더라구요.

그 사람에 대해, 직업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게 되는......

망나니 공주는
제멋대로가 아니었어요.

울보 아빠와 늙은 하인 대신
집안일을 해야 했죠.

요리도 바느질도 애견 돌보기도
적성에 안 맞았지만

담장 고치기
지붕 넝쿨 치우기는 재능이 있었어요.

야생동물과의 교감 능력도 훌륭해요.

왕자는 또 어떻고요.
바느질도 잘하고, 빵도 맛나게 만드는 왕자

여자다움
남자다움을 떠나
나 다움, 나 답게 지내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잘 하는 일
그걸 알아주는 친구
그리고 행동으로
저마다의 망나니 공주 전설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해가 저물면 공주와 왕자는 궁궐로,
흰바람과 검은새는 자기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어요. p53

"나와 함께 갑시다. 월급도 많이 주고,
커다란 집과 조수, 마차 딸린 말도 주겠소."
p54

소유하려 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 역할을 존중하는 사이

사람 뿐 아니라 지구상의 생물,
지구 너머 생명체에 대해
망나니 공주처럼 대하는 가족이고프네요.

이야기가 끝나고
자매들은 앵두와 자두, 왕자와 공주처럼
망나니공주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아이다움을 열심히 생각하네요.

저도
새롭게 자매를 바라봅니다.

자매다운
자매 안의 망나니공주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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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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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림책 <울타리 너머의 아프리카>을 읽었다.

울타리 너머의 아프리카
글 바르트 무야르트
그림 안나 회그룬드
출판사 비룡소

왼쪽은 문, 오른쪽은 창문이 있는 연립주택.
소년은 옆집도 그 옆집도 그 옆집도 생김새가 똑같은 주택단지에 산다.

소년이 살고 있는 주택단지에는 특이한 말을 하는 아줌마도 살고 있다.
창고도 없고, 화단을 가꾸지도, 잔디를 깍지도 않는 아줌마.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온 데지레 아줌마.

의자에 앉아 머나먼 곳을 보고 있는 듯 한 데지레 아줌마.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가만히 앉아 있는 그녀를 보며 궁금해졌다.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는 이웃들은 제멋대로인 데지레 아줌마의 마당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소년의 눈에만 데지레 아줌마의 마당이 시원하고 점점 멋져진다고 생각한다.

날이 좋아도, 날이 좋지 않아도,
묵묵히 마당에서 일을 하는 데지레 아줌마를 바라보는 소년은
아줌마의 나라 아프리카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아줌마가 열심히 만든 것은 진흙집.
소년은 엄마에게 받은 한 잔의 차를 들고, 진흙집을 찾게 되고,
아줌마와 대화를 시작한다.

고향에 가고픈 마음을 달래려고 만든 진흙집.
데지레 아줌마는 소년에게 사진과 함께 고향의 이야기를 해 준다.

이민자들을 읽은 후 <울타리 너머의 아프리카>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림책 표지 속 창 너머 무언가를 바라본 소년은
소설 속 이민자들을 인터뷰하는 ‘나’이자 작가 제발트로 보였다.

(배달된 한 남자의 죽음과 애도가 담긴 지역 소식지)
결국 나는 그에 대해 간직하고 있던 아주 즐거운 기억들을 모으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내가 모르는 그의 이야기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p39

할아버지의 비망록에 적힌 이 시기의 기록들은 단편적이고 때론 중단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기록들을 통해 두 사람이 콘스탄티노플에서 출판하여 거쳐 간 여행경로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p174

표지의 커버를 벗겨보았다.
이민자들의 엉켜버린 삶의 여정일까? 그들이 고향을 떠나 흘러간 걸음일까?
꼬일 데로 꼬여버린 마음의 상처, 기억의 저편일까?

초반에 읽을 때는 몰입이 힘들었다.
인터뷰집이나 탐사 뉴스를 보는 것 같았다. 소설임을 확인하려 몇 번이고 표지를 보았다.

네 편의 소설.
헬리 쎌윈, 파울 베라이터, 암브로스 아델바르트, 막스 페르버라는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로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독특한 것은 중간 중간 등장하는 사진들이다.

연관된 그 시대의 사진이 아닌, 각각의 이민자들과 관련된 사진들.
이 때문에 소설인가 소설이 아닌가로 잠시나마 혼동했었던 것이다.

제발트는 자신의 작품에 사진을 수록하는 이유에 대해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이야기했다.

사진은 증거이며
시간의 흐름을 붙잡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들을 하나하나 구별하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은 아무 규칙도 없이 되는대로 번갈아가며 식당에 나왔고, 그래서 웨이터들의 구성이 쉴 새 없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들 각각의 얼굴을 기억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p206

우리가 바라보는 이주민, 이방인들에 대한 느낌을 툭 이야기하는 구절 같았다.
우리랑 생김새가, 피부색이, 체형이, 옷차림이, 언어가, 행동이 다르기에 이질감을 느낀다.
다수인 우리가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속도 면에서도 효율 면에서도 더 나은데도, 그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우리의 문화, 우리의 규칙을 흡수하길 바라곤 한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말이다.


파울 베라이터가 자기 집을 끝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사진을 곧 알게 되었다. 1970년, 원래 다고 베르트 레르헨 뮐러의 원예 농장이던 곳에 지어진 임대주택이었다. 파울은 이 집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거기서 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 아무도 몰랐다. p39

이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이집트 여행은 아주 짧았던 것 같은데, 아델바르트 외삼촌이 내게 해준 이야기로 보건대 아마도 과거를 되찾아보려고 떠난 여행이었던 것 같아. 하지만 그런 시도는 모든 면에서 실패한 것 같더구나. 뉴욕에서 돌아온 뒤 코즈모는 다시 심각한 신경증을 앓기 시작했다고 한다. p122

기억이란 때로 일종의 어리석음처럼 느껴진다. 기억은 머리를 무겁고 어지럽게 한다. 시간의 고량을 따라가며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끝간 없이 하늘로 치솟은 탑 위에서 까마득한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p185

전쟁을 피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별과 억압에서 해당되기 위해 등의 연유로 고향을 등지고 타국에 온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뿌리는 내리지 못한다. 몸도 마음도 정착하지 못하고, 영원히 맴돌며 끝이 없이 떠돌아다녔음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의 좀 이상한 모습이 무조건 숨겨야 하는 끔찍하고 비밀스러운 집안일이라도 되는 듯 행동했다. p155

우리 가족 모두 겉으로나마 평소의 일상적인 모습을 유리하려고 안간힘을 썼어.
(중략) 내 할머니 릴리 란츠베르크가 자살 했을 때도 친척들은 할머니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p231

부모님이 겪은 고통과 나 자신의 고통에서 벗어나보려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노력도 많이 했고, 이렇게 은둔생활을 하는 가운데 간혹 영혼의 안정이 유치되는 때도 없지 않았지만, 학창시절에 나를 덮쳤던 그 불행이 내 안에 박아놓은 뿌리는 너무나 깊었네. 그 불행은 거듭 땅을 뚫고 나와 사악한 꽃을 피우고, 독기 품은 잎으로 내 머리 위에 천장을 만들었지, 그 천장은 지난 몇 년 동안에도 내게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나를 어둠으로 덮었네. p242

제주 4.3 사건. 하루아침에 폭도가 되어 가족과 고향을 잃은 사람들. 살기 위해 목숨 걸고 바다를 건넌 사람들. 남의 나라에서 갖은 차별과 억압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 피해자 임에도 ‘속솜하라(속마음을 이야기하지 말라)!’‘며 마음의 빗장을 걸고 살았다. 피해자인데도 살아남아서 미안하다고 했던 그들이 떠올랐다.

나비 잡는 사람을 기다리다가 무심결에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p146
그 여름날, 나비채를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그 소년이 행운의 사신처럼 내 눈앞에 나타나 마침내 맞이한 나의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수집통에서 가장 멋진 멋쟁이류의 바리와 공장나비, 멧노랑나비, 쥐똥나무나비를 떠내 하늘로 날려 보내는 것이 보이는 듯했다. p272
타지에서 마치 유령처럼 헤매다가 스스로 혹은 그에 못지않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에게 나비를 무엇이었을까? 나비 잡는 사람은 어떤 존재였을까?

나비.
자유를 찾아, 행복을 찾아 이곳저곳을 날아 다녔을 이방인 아닌 한 사람의 객체를 뜻하는 게 아닐까. 종류가 다양한 나비처럼 다양한 내면과 외면을 지닌 사람들.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존재인거 같다.

나비 잡는 사람.
작가 제발트와 같이 그들이 담긴 사진, 그들과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의 목소리, 물건의 흔적을 어루만지는 사람.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유구한 역사 속의 한 점과 획을 그어온 잊혀진 그들을 다시금 불러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이런 광물들이 자라나는데 걸리는 시간을 긴 줄로 표시한다.
우리의 삶의 길이가 그 줄 위에서는 보일 듯 말 듯 한 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p258

우리도 이주민, 이주 여성, 거주 난민, 외국인 노동자 등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이미지로만 그들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한번 돌아본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 만들어갈 페이지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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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은 너무해 ㅣ 너무해 시리즈 2
조리 존 지음, 레인 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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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든 펭귄이 나오는 <펭귄은 너무해>
힘들긴 하지만 세상은 볼 만한 것이라고 말하고 스르르 사라진 바다코끼리
백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코끼리는 펭귄을 이해 못한다는 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내 스스로 경험하고, 내 안에서 받아들일만한 마음이 없으면
비단 아이 뿐 아니라 어른이라도 누구든 펭귄처럼 생각하죠.

그래도 힘들어 하는 누군가에게
열심히 말 걸어주는 상대가 있다는 건 소중한 거라고.

펭귄일 수도 있는 내가
바다코끼리 같은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꿈꾸게 하는 그림책이었죠.

<펭귄은 너무해>의 조리 존과 레인 스미스의 또 다른 짝궁책 <기린은 너무해>가 새롭게 출간되었어요. 기쁜 마음에 책을 바라보았어요.

아이들은 “앗! 이번엔 기린이네?“라며 어서 읽자고 재촉입니다.

이 책은 책 커버의 날개부터 읽어야 해요.

그림책이 시작하기도 전에
왠지 말이 빠를 거 같고 수다스러운 기린의 대사가 기린 위로 날아다니는 듯 쓰여있어요.

“우린 그냥 기린의 얼굴을 바라봤는데?” 라는 자매.
하지만 기린은 자기의 쭈욱쭈욱 긴 목에 대해서만 이야기 합니다.

그림책 속에서 할 얘기를 다 해 버린건 아닌지 조금은 불안한 엄마.

긴 목이 콤플렉스인 기린.

기린은 생각합니다.
목이 길어서 슬픈 싫은 불편한 이유를 말이죠.

정글의 다양한 생물들과 비교도 합니다.

목을 꾸며보기도 하고,
숨겨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거북이 사이러스를 만나지요.
사이러스와의 만남으로 기린의 이름이 에드워드라는 걸 알았어요.

거북이 사이러스와 기린 에드워드
둘 다 자신의 목이 마음에 들지 않지요.

서로의 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특별한 말을 해주며,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누구나 다 다르고,
누구나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존재

소통으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장점을 알아가는 지혜를 조근 조근 들려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자이언 티의 노래 <Complex>의 가삿말이 떠오르더라구요.

자기가 춤 잘 추고 잘 생긴 아이돌이었으면 좋겠다는 자이언티에게
노래를 다 아는데 얼굴은 잘 모르는, 그래서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는 네가 부럽다는 GD

서로가 서로의 없는 부분이 콤플렉스이고
콤플렉스라 스스로 인정해버리면 콤플렉스가 생긴다는 이 곡

아주 좋아하는 곡인데
그림책 <기린은 너무해>의 책과 닿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있는 그대로의 나
나를 알 수 있는 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스스로의 힘일때도 있지만
‘나’와 ‘너’가 만나 서로 부딪히면서 느끼며 대화 나누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그림책이었어요.

마지막으로
거북이 사이러스가 되어
에드워드의 긴 목에 대해 무엇을 말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자매는 열심히 생각합니다.

동생은
“에드워드는 긴 목으로 남들이 못 먹는 신선하고 해 많이 받은 나뭇잎을 먹고, 튼튼해요.”

언니는
“나는 숲속 재봉사 같은 디자이너가 꿈인데요. 에드워드의 긴 목에 어울릴만한 옷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어 좋아요. 에드워드가 고마워요.”

엄마는
“새들과 하늘에서 이런 저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부러워.”

에드워드가 조금 더 자신의 목을 사랑할 수 있도록 서로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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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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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여자, 바람이 많다 해서 삼다도
설문대 할망 전설과 오름
옥빛 바다

4.3을 알기 전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라도 다 좋은
아름다운 섬이었다.

4.3사건에 대해 무지한 채
참가하게 되었던 학술대회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났다.
슬프고도 아픈 기억들.

영화 <지슬>
그림책 <무명천 할머니>

내가 아플까봐, 슬플까봐
피해버렸던 어린 시절

나이를 먹으면서
아파도 슬퍼도 숨지 않고
영화로 문학으로 그림책으로 접하기 시작했다.

“이게 어디 잊어불 일이야.”
“살다보면 잊는다고?
“70년이 넘어도 어떵 잊어.”

국가 폭력과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
살아남아 살아가지만 하루라도 잊지 못하는 그날.

경험해 보지 못한 제주
너무 아기여서 기억에 없는 광주와는 달리
내가 목격한 그날.

바다 위에서 누워 있는 배의 화면에
전원 구조라는 자막

쓸어내린 가슴과 안도의 마음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와 함께 경악, 슬픔, 분노로 바뀌었던 그날.

발 벗고 달려와 줄 어른, 국가의 부재를 뼈져리게 느끼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화면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 뿐
그런 나도
잊지 못하는 그날인데.

피해자들은, 유족들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솜솜허다”
“내가 죄인이야.”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현실.
피해자가 함구하고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그만해라 소리를 들어야하는 이상한 나라.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질식하지 않을 때까지 그 공간에 머물러 있었고, 질식할 때까지 그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동굴, 그 삶과 죽음의 공간,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은 유전된다.
문학은 그러한 공간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것이 아닐까. p187

기록된 역사를 올바르게 알고
기록되지 않는 역사를
살아남은 이들의 구술로 기억하고
기록하고 역사로 만드는 작업

그 작업에 종사하거나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살아남은 이들을 지지하고
기록과 기억의 작업 과정과 결과를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확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이상 현장이 가슴을 뛰게 하지 않을 때,
그땐 이미 언론인이 아니다.
언론이 권력의 공범자가 될 때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언론이 질문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p101

슬프다고,
아프다고,
힘들다고 피하지 않는 나와 내 아이들이었으면 한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심각한 트라우마로 삶이 전부 뒤틀리게 했던,
인간이 인간에게 해선 안 될 국가 폭력이자 인권 유린이었다.
이제라도 아무도 달려와 주지 않던 그들의 시간으로 달려가야 한다.
일흔살 먹은 제주 4.3 역시 진행형이다. p144

피해자와 유족이 “이제 그만해도 된다” 할 때까지 지지해 주는 공동체
보상과 치유, 살아남은 이들을 보호해 주는 나라

누군가가 해 주길 바라지 말고
꿈만 꾸지 말고
작은 실천에서 시작해야 겠다.

역사를 바르게 아는 것,
역사를 바르게 알려주는 것,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가만히 있지 말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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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악보대로 살면 돼 - 모난 지휘자가 들려주는 관계의 템포와 리듬
김진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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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人間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면서도
좋은 관계 불편한 관계 나쁜 관계 등 여러 관계가 만들어진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서
관계에 관해서도 내 의지대로 내 뜻대로
자동차 운전하듯 마음의 핸들로 마음의 브레이크로 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관계라는 것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
현실에서의 상황이라는 것은
항상 내 마음대로, 내 마음같이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다.

스스로도 모난 사람이라 주장하는
한 지휘자의 소통에 관한 에세이<너의 악보대로 살면 돼>를 읽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모난 부분을 갖고 있고,
그것을 무리하게 갈고 깎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둥글고 무던한 사람(원래 그랬던 사람 말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나를 바꾸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음약이라는 분야를 예로 들어 재미있게 서술해 간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상대방의 감정과 느낌의 표현도 귀담아 듣는 ‘소통’과 ‘경청’을
각자의 파트에서 올바른 음을 내어주어야 비소로 완성되는 합창에 비유했다.

물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리를 줄여서 어울리는 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톤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각기 개성을 가진 목소리가 서로 흐흡을 맞추어 조화로운 톤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음악의 아름다움이다. p125

지휘자는 나
사람의 목소리는 악기, 음표
삶은 노래, 악보

삶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노래하고 싶다면
호흡과 템포와 표현을 의식하라고 말한다.

먼저 호흡을 통해 나를 다스린 후 타인가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템포를 통해 나와 다른 속도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적절한 표현을 통해
나의 진심을 상대방에게 잘 알려주어 관계 회복하기를 시도해보자. 이것은 마음 깊숙이 모가 난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며 상처를 잘 치유하고 또 타인에게 상처를 덜 주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p138

나의 내면의 다스림과 치유인 힐링을 넘어
나의 외면, 상대방과의 관계 맺기를 통한 셰어링을 이야기 한다.

때때로
자의든 타의든 찾아오는
한 템포 쉬어가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은 수많은 실패들을 발판으로 의미 있는 성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p185

아이를 낳고,
아직 어린 나이의 아이들과 떨어질 수 없는
그러면서 사회와 멀어진 경험을 했던 나에게

나에게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좋아서 하는 것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한 템포 쉬어가며 더 멀리 뛸 수 있는 준비 과정으로
마음의 변압기를 당기는 구절이었다.

내가 누군가와 템포를 맞추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모든 것은 새롭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빠른 템포의 사람을 만나 같이 뛰어보기도 하고, 느린 사람과 함께 여유를 느껴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템포를 조절해가는 과정 속에서 좋은 인연, 귀한 사람, 행복한 관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음을 기억하자. p156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합창이자 삶이라는 것을
작가의 오랜 경험과 음악으로 이야기 하는 책
<너의 악보대로 살면 돼>

책을 읽는 내내

서로의 호흡을 의식하고
서로 템포를 맞추어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함으로 완성되는 나만의 곡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합창(노래라는 형태가 아닌)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p.s : 합창이 주는 묘미를 알고 나니, 내 아이들과 주변 아이들도 합창하게 하고 싶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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