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공주처럼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67
이금이 지음, 고정순 그림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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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아래목에 배 깔고 누워 즐겨보던 사극

머리 풀어헤치고
어마무시한 칼을 들고
춤 추다가 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푸아아아~

무섭고도 신기했던 직업의 소유자
망나니에 관한 추억 하나

신이 나 놀다보면 산발이 되는 머리
꾀재재하다 못해 추리해지는 모습

어김없이 들려오는 단어
사람으로 비유하면 망나니
동물로 비유하면 망아지

그럴때면 꼭
한달음에 달려가 나의 꼴을 거울에 비춰보았다.

망나니에 관한 추억 둘

망나니같음
망나니다움 의 이미지는
나에게 말썽쟁이, 말괄량이, 왈가닥의 느낌

어릴적
망나니소리를 들어본 엄마여서 그런지
망나니공주처럼이라는 제목에 확 끌렸다.

한편으로는
엄마인 나의 어릴적과 달리
사극의 노출이 적은

열살 여덟살 딸들에게
망나니라는 단어가 어떻게 들릴지 궁금했어요.

아이들은 망나니의 뜻
망나니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답니다.

하지만
왠지 좋은 느낌은 아니라고 했다.

표지의 소녀와 속지의 소녀
웃고 있는 소녀와 표정 없는 소녀

무슨 일일까요?

우리집 두 소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야기가 시작되길 기다립니다.

아주아주 먼 곳에 위치한 작은 왕국.
왕국에는 앵두 공주가 살아요.

공주의 하루는 공부 공부 공부
공부로 꽉 차 있어요.

모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하는
공주는 쉴 틈이 없어요.

인어공주가 열다섯에 바깥 세상 구경하듯
앵두공주도 열살이 되면 바깥 세상을 접해요.

하지만 인어공주와 달리
앵두공주에게는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가봐요.

일주일간의 민가 체험
앵두공주는 계속 공주다움을 연기해야하니까요.

"망나니 공주 때문에 사람들이 떠난 겁니다.
망나니 공주 처럼 되지 않으려면
공주님은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p18

보이는 것 들리는 것만 취해
사람들의 제멋대로 소문과 전설이 만들어졌어요.

망나니공주전설

망나니 공주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는지
그녀의 상황이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망나니공주 = 제멋대로이고 공주답지 않는 공주
라는 도식이 생겨버린 거지요.

"말 안들으면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
"공부 안하면 저 사람(거지,노숙자 등)처럼 돼."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른의 의도와 방향으로 이끌려고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날리는 대사들이
떠오르더라구요.

그 사람에 대해, 직업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게 되는......

망나니 공주는
제멋대로가 아니었어요.

울보 아빠와 늙은 하인 대신
집안일을 해야 했죠.

요리도 바느질도 애견 돌보기도
적성에 안 맞았지만

담장 고치기
지붕 넝쿨 치우기는 재능이 있었어요.

야생동물과의 교감 능력도 훌륭해요.

왕자는 또 어떻고요.
바느질도 잘하고, 빵도 맛나게 만드는 왕자

여자다움
남자다움을 떠나
나 다움, 나 답게 지내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잘 하는 일
그걸 알아주는 친구
그리고 행동으로
저마다의 망나니 공주 전설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해가 저물면 공주와 왕자는 궁궐로,
흰바람과 검은새는 자기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어요. p53

"나와 함께 갑시다. 월급도 많이 주고,
커다란 집과 조수, 마차 딸린 말도 주겠소."
p54

소유하려 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 역할을 존중하는 사이

사람 뿐 아니라 지구상의 생물,
지구 너머 생명체에 대해
망나니 공주처럼 대하는 가족이고프네요.

이야기가 끝나고
자매들은 앵두와 자두, 왕자와 공주처럼
망나니공주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아이다움을 열심히 생각하네요.

저도
새롭게 자매를 바라봅니다.

자매다운
자매 안의 망나니공주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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