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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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여자, 바람이 많다 해서 삼다도
설문대 할망 전설과 오름
옥빛 바다

4.3을 알기 전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라도 다 좋은
아름다운 섬이었다.

4.3사건에 대해 무지한 채
참가하게 되었던 학술대회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났다.
슬프고도 아픈 기억들.

영화 <지슬>
그림책 <무명천 할머니>

내가 아플까봐, 슬플까봐
피해버렸던 어린 시절

나이를 먹으면서
아파도 슬퍼도 숨지 않고
영화로 문학으로 그림책으로 접하기 시작했다.

“이게 어디 잊어불 일이야.”
“살다보면 잊는다고?
“70년이 넘어도 어떵 잊어.”

국가 폭력과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
살아남아 살아가지만 하루라도 잊지 못하는 그날.

경험해 보지 못한 제주
너무 아기여서 기억에 없는 광주와는 달리
내가 목격한 그날.

바다 위에서 누워 있는 배의 화면에
전원 구조라는 자막

쓸어내린 가슴과 안도의 마음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와 함께 경악, 슬픔, 분노로 바뀌었던 그날.

발 벗고 달려와 줄 어른, 국가의 부재를 뼈져리게 느끼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화면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 뿐
그런 나도
잊지 못하는 그날인데.

피해자들은, 유족들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솜솜허다”
“내가 죄인이야.”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현실.
피해자가 함구하고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그만해라 소리를 들어야하는 이상한 나라.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질식하지 않을 때까지 그 공간에 머물러 있었고, 질식할 때까지 그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동굴, 그 삶과 죽음의 공간,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은 유전된다.
문학은 그러한 공간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것이 아닐까. p187

기록된 역사를 올바르게 알고
기록되지 않는 역사를
살아남은 이들의 구술로 기억하고
기록하고 역사로 만드는 작업

그 작업에 종사하거나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살아남은 이들을 지지하고
기록과 기억의 작업 과정과 결과를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확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이상 현장이 가슴을 뛰게 하지 않을 때,
그땐 이미 언론인이 아니다.
언론이 권력의 공범자가 될 때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언론이 질문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p101

슬프다고,
아프다고,
힘들다고 피하지 않는 나와 내 아이들이었으면 한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심각한 트라우마로 삶이 전부 뒤틀리게 했던,
인간이 인간에게 해선 안 될 국가 폭력이자 인권 유린이었다.
이제라도 아무도 달려와 주지 않던 그들의 시간으로 달려가야 한다.
일흔살 먹은 제주 4.3 역시 진행형이다. p144

피해자와 유족이 “이제 그만해도 된다” 할 때까지 지지해 주는 공동체
보상과 치유, 살아남은 이들을 보호해 주는 나라

누군가가 해 주길 바라지 말고
꿈만 꾸지 말고
작은 실천에서 시작해야 겠다.

역사를 바르게 아는 것,
역사를 바르게 알려주는 것,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가만히 있지 말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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