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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평점 :
사람관계란 여러가지 상황이 닥칠때마다 재정립 되는 것 같다.
가깝다가도 멀어지기도 하면서 그 관계가 끈끈해지기도 하고 남처럼 멀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죽음 앞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어떨까?
무엇보다 가까운 가족관계, 아버지와 아들 사이 말이다.
"영혼의 집 짓기" 이 책은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생 역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상하며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관을 짜 내려가며 그 관계가 깊어진다.
더불어 이 책은 아버지와 주인공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주변과의 관계 역시 관찰력 있는 시선으로 함께 써 내려간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야기부터 , 절친한 존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죽음,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이 책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
더불어 아버지와 주인공이 같은 목표로 일을 하는 과정의 섬세한 묘사는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되어가고 더욱 깊어지는 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읽다보면 내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결혼식 못 지 않게 방문하게 되는 장례식, 그리고 자주 방문할수록 죽음이 내 삶을 물들어가고 있구나란 생각에 잠길 때가 많다.
인간이 삶에서 가고 있는 최종 종착지는 결국 죽음이지 않나..
그런 부분을 생각할 때 그렇기에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 하루는 그만큼 찬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하루 나의 삶에 힘든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정말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죽음 앞에서는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간관계 속에서 어떤 마찰이 있어서 그 관계가 어렵게 느껴지고 용서하기 힘들다가도 죽음을 생각하면 뭐든 용서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죽음 앞에서는 부질없는 것들이 많으니까..
참 이 소설 안에서 많은 죽음들이 일어나면서 그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관을 완성해가는 주인공과 아버지의 모습이 인상깊다.
죽음을 너무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말이다.
어머니와 존, 큰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두 사람이 그 슬픔을 견디는 방식은 함께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며 자신의 관을 짜 보는 것.
그 두 사람의 방식은 그 두 사람을 더욱 성장하게 만든 것 같다. 그리고 함께 관을 짜며 더욱 서로의 관계에 집중하며 죽음 앞에서 그것을 견딜 어느정도의 내성을 형성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