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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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즈카초가 공기는 더 맑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동네 가치가 조금은 올라간 기분이었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황홀하리만큼 멋진 저녁 해를 보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눈앞에 보이는 바다와 사사즈카초와 바다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빠가 마지막에 원했던 것은 여기에서 본 경치가 아니었을까, 하고.

P167

엄마는 내가 학습지를 잘 못풀면 베란다에 나가있게 했다.

아빠는 엄마로부터 나보다 더 심하게 당하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한 것일까?

바닷가에서 찾아진 아빠의 주검은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비프 스트로가노프와 자살하기 전 영화를 보러가겠다고 했을 때 보았을 지도 모를 영화 스타워즈, 그리고 아빠의 본가에서 바라보이는 일몰의 이 풍경의 가라앉음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나, 가히 마히로 (드라마 작가)와 하세베 가오리 (영화감독)라는 두 여인이 오빠에게 살해당했다는 어릴 적 동네에 살았던 다테이시 사라의 일명 '사사즈카초 일가족 살해 사건'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다.

낮은 학습지 점수로 인해 베란다로 쫓겨난 가오리에게 추위와 외로움을 함께해준 가오리가 사라일 것 같아고 생각하고 있는 옆집 아이는 어떤 면에서 은인이다.

하지만 사건의 피해자인 사라에 대해 파고들수록 거짓말을 일삼는 삐뚤어진 모습과 딸 사라와 아들 리키토 중 딸에 대한 편애로 가득한 가족 관계, 아들의 방황이 드러날 뿐이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마히로는 가오리가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점점 모호함을 느낀다.

그저 베란다에서 만난 그 아이가 사라인지 아니면 오빠 리키토인지 알기를 바라는 것일까?

본 사건과 별개로 마히로와 가오리에게도 상처로 남은 기억이 있었다.

마히로의 언니 치호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도중 교통사고로 숨졌고...

이후 마히로의 부모는 치호를 런던으로 유학간 것으로 생각하며 상처를 다독였다.

가오리는 엄마의 교육열에 따른 베란다로의 쫒겨남 외에도 따돌림을 당하던 남학생을 친절하게 대해주었지만 그 친절을 오해한 남학생에게 추행을 당하기도 했고 그의 자살에 책임을 추궁당하기도 했으며, 아버지는 영화를 보러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바닷가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마히로는 이제 일가족 살인 사건에 대한 각본을 가오리로부터 의뢰받아 쓰려고 하고 있고...

가오리는 사건에 대한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 소설의 실재 주인공들은...

치호... 사라... 더불어 리키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모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그동안의 고단함...

속이며 억지로 만들어가는 자존감과 질투심...

무시로 인한 낮은 자존감과 타인에게서 받는 위로감...

이것들이 엮이고 엮이고... 물리고 물려...

죽고 죽음을 초래하고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그것이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는 것이다.

사건을 파헤쳐가는 추리물의 전형적인 형식에 따라 읽는 이들이 맞이하는 반전은...

사건의 전말을 알게되었다는 후련함이나...

이 사건의 바탕에는 이런 사실이 숨겨져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

이런 반전을 감추고 있었구나 하는 작가에 대한 찬탄...이 아니라...

왠지 모를 애틋함과 안타까움이다.

소설의 제목 "일몰"은 석양의 따뜻한 색감이 주는 포근함이 아니라 그저 어깨를 다독여주고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주는 그런 기분을 갖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일몰, #재인, #미나토가나에, #김난주, #서평단, #일본소설, #추리소설, #인격형성, #황혼,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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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대화 - 1분 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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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나다 : 기대에 맞지 아니하거나 일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다 (네이버 국어사전)

어긋나다...

입에 착붙지 않는 것을 보니 난 잘 쓰지 않는 표현인 듯 싶다.

그렇다고 누군가와의 대화가 항상 물흐르듯 잘통한다는 말은 아니다.

대화가 말싸움이 되기도 하고 어느 한쪽에서 한숨을 쉬기도 한 경험... 누구나 조금씩은 갖고 있지 않을까?

척하면 척하고 알아듣고 눈치를 채야 하는데...

우리는 거시기 하나로도 충분히 상대에게 내 뜻을 전해줄 수 있는 민족인데...

가끔은 바벨탑 무너진 직후에 서로 못알아듣는 개소리만 울려퍼진 듯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에 황망할 따름...

이렇게 어긋나는 대화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확인하는 습관, 말하는 방법, 질문하는 방법 그리고 듣는 방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복명복창이라고 했던가...

누군가의 지시를 다시 한번 따라함으로서 그 지시를 잘 들었고 잘 이해했고 잘 수행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것...

군대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생활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질 확인하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따라쟁이라고 놀림을 당하거나 상대가 기분나빠할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필수라 하겠다. ㅋ

얼버무리듯 끝이 흐리멍텅하게 말해서는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 힘들 수 있고 내 의지 표명이라는 측면에선 분명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빠뜨리지 말고 자세히 말하고...

마지막까지 서술어로 마침표를 콕 찍고...

결론부터 말할 것인지 아니면 사례부터 말한 것인지 잘 구별하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으로 잘 말해야 서로 어긋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알려준다.

맞는 이야기다... ^^

최근 챗GPT에서 프롬프트의 중요성과 질문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선 적절한 질문을 해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가 질문하는 그 표현에서 상대방은 나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게 될 것이고...

내게 말한 것들이 내가 잘 이해했구나 하는 안심이나 만족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나에대한 신뢰를 갖게 될 터이니 질문이야 말로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대화 중에 좀 어긋났다고 하더라도 이런 적절한 질문을 통해 제 위치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누군가의 여유로움을 그리고 내가 느낄 여유로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길 간절히 바라지만 지금의 우리는 뛰고 달리고 아니 날아다녀도 해야할 것이 너무나도 많이 밀려버리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세상에서 누군가와의 논의와 협의가 사오정과의 지루한 말장난이 되어서는 정말 곤란할 터...

일상에서 잠깐의 한갖짐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서로 간에 오해와 편견을 갖는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어긋나지 않고 짝소리 나도록 잘마주친 손뼉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몸에 모든 것을 한순간에 다 익혀서 습관처럼 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조금씩 적용하고 따라 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나도 대화의 달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길 바래보는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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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프롬프트 120% 질문 기술 - 업무 속도 10배 향상!
ChatGPT 비즈니스 연구회 지음, 김모세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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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다...

어느 순간 훅하고 나타난 이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지금 열풍이라고 하지만 사실 내 주변에서 사용하고ㅗ 있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않다.

새로운 기술이란 나처럼 고루하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에게조차 쉽게 다가오거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이런 기술이 벌써 내 생활에서 무언가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나는 그 자체를 알아차리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모르는 만큼 인지하는 것 조차 어렵다.

그동안 수많은 책들이 이것에 대해 알려주고 가르쳐주었을게다.

이제 난 시작이다.

딱 한걸음 내딛었다고 다음 걸음을 또 걷게될 것이라는 생각은 일단 없다.

그저... 한걸음에 만족할 지도...

책의 뒷쪽에 처음 챗GPT에 등록하는 방법과 기본적인 사용법에 대한 내용이 있다.

다른 내용보다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나의 무지가 심각하다는 말이 되겠지만...

창피해하고 싶지 않지만 창피한 것은 어쩔 수 없다. ㅠㅠ

여튼...

큰 아이는 알게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것같은데...

둘째는 관심이 있는 지 없는 지... 알고는 있는 지... 혹시 사용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나와 챗GPT와의 간격만큼 나와 둘째와의 간격이 엄청나다는 것을 또 한번 실감하는 대목이랄까... ㅡ.ㅡ;;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해선...

내가 그만큼 잘알고 있어야 할게다...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 놓치지 않고 잘들어야 할게다...

하지만 알고 싶은 것을 요령있게 잘 물어봐야 하는 것이 우선인지도 모른다.

"어긋난 대화-1분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이라는 책에서도 질문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적절한 답을 얻기 위해선 그에 맞는 수준의 질문이 필수적이겠다.

이 책은 그 이야기를 한다.

챗GPT에서는 그 질문이라는 것이 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프롬프트를 잘쓴다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완전한 문장으로 질문하기...

역할 부여하기... 즉, 대답의 수준을 알려주기...

출력 형식 지정하기...

프롬프트 분할하기... 즉, 대답의 형식을 지정하기

여러 차례 대화를 주고받기...

영어로 질문하기...

필수 키워드를 사용하기...

질문해서 안되는 것을 알기...

라고 한다.

챗GPT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단다. 예전 이야기지만...

지금은 발전하고 개선되어 이런 일은 없겠지만 결국 웃자고 하는 말을 듣게 된다는 것은 웃자고 하는 질문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 라는 문제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며 쉽지 않은 것일게다.

하지만...

책에서 예문으로 들어준 질문들을 보면서 이런 것까지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물어봐야 하는가 라는 씁쓸함을 버릴 수가 없었다.

점점 더 우리는 너무 의존적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ㅠ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챗GPT프롬프트120퍼센트질문기술, #챗GPT, #생성형인공지능, #정보문화사, #서평단, #질문, #프롬프트,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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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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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의 몇몇 한정된 작가의 작품만 골라 읽던 내게 새로운 작가이자 도전이라고 해야겠다.

서양 작가들의 작품은 뭐랄까 좀 인간적이지 않아 보여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살인 사건에 무슨 인간적이냐고 해야겠지만...

칼에 찔렸을 때의 그 고통, 아픔, 찌른 사람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과 좀 덜 잔인하지만 무감각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밀한 묘사로 그 잔인성, 잔혹함을 묘사하는 것은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런 잔인함 속에서 로봇아닌 인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난 동양쪽 작품에 손이 가는 듯...

이 작품은 여아납치 및 성폭행 살인 범죄를 다룬다.

30년 전의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사형이 확정되어 수감되어 있던 가메이도 겐과 이요 준이치 중 가메이도가 병으로 옥 중에서 사망했다.

당시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호시노 세이지는 이제 정년 퇴직을 했지만 당시의 찜찜함이 여전하다.

혹시 누명이라거나 왜곡된 수사가 아니었을까?

옥중에 있는 이요 준이치는 변호사를 통해 재심 청구를 진행 중이고, 사건의 희생자인 아이의 부모들은 단체를 만들어 이요 준이치의 사형 집행을 주장 중이다.

재심을 청구한다는 것은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고 이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다는 것...

재심 청구 수용에 부정적인 일본 법조계와 잊혀져가는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세이지와 그 일행-팀 호시노-는인터넷을 통해 여론 조성을 시작한다.

유족의 동의를 어렵게 받아낸 팀 호시노가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비난과 비판, 그리고 경찰들의 활동 중단 압력을 이겨내고 증거를 모아 진짜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뭐 대충 이런 분위기라면 진짜 범인은 따로 있겠고... 가메이도 겐과 이요 준이치는 희생양이었겠군... 싶을게다.

맞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작가의 트릭과 센스를 읽는 것이 이런 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사소한 장면 하나 하나에서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이런 소설의 주인공의 면모라는 점에선 세이지는 합격...ㅎ

요즘 인터넷은 무언가 여론 몰이를 하는 데 있어서는 최적의 도구가 아닌가 싶다.

사소하다고 할 수 있을 장면이 네티즌들에게 회자되어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일반인들이 있는가 하면...

갑질을 당한 교사의 죽음 등의 이런 저런 사건들 속의 등장 인물들-가해자들-의 신상 명세를 속속들이 공개해버리는가 하면...

오래 전 일들을 되살려내어 사회적, 법적 심판대에 올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만큼 사생활 보장이 힘들어졌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 그만큼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호제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겠다.

SNS의 생활화가... 더 빨라진 인터넷 광랜 속도가... 잘찾아서 보여주는 알고리즘의 역할이 바탕이 되었다 싶다.

이 소설은 그런 시대 상을 오래 전 발생했었던 사건을 가지고 들려주고 있다는 말이다.

좋은 쪽으로 이런 여론 몰이가 이용되어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아야겠지만...

점점 더 무서운 세상이... IT 기술을 모르고 익숙해지지 못하면 내가 휘말릴 수도 있다는 무서움을 떨칠 수 없다.

소설의 에필로그 부분이 무섭다.

진짜 범인의 범행 동기가 이랬을 것이라고 유추되는 부분이다.

자녀 육아라는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어릴 적 좋은 기억과 영향을 주어야한다는 말이 새삼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무엇일까?

그만큼 육아가 어려운 일이며,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을까 싶어졌다.

우리 나라의 출생율이 0.7명 대로 접어들었다지...

어쩌면... 요즘의 미혼자들은 경제적, 사회적 부담뿐만이 아니라 이런 육아에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혼과 자녀 갖기를 더 꺼리는 것은 아닐까? 너무 앞서갔을까? ㅡ.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허밍북스, #구시키리우, #곽범신, #여아납치살인사건, #일본소설, #서평단, #인격형성, #SNS, #왜곡된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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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민주주의 - 양극화 사회에서 정치의 자리
로버트 B. 탈리스 지음, 조계원 옮김 / 버니온더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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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대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 결과는? 아는 것처럼...

결과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고, 우려가 현실이 되었고... 2024년 미국 대선을 우려하는 마음으로들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런 선거 상황을 보면서 '민주주의를 과도하게 추구해서 민주주의가 과잉되고 있다'고 진단했단다...

과잉되었다...

과잉되었다...

민주주의가 번영하는 데 필요한 다른 사회적 선/재화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민주주의가 실행될 때 과잉된다고 말할 수 있다.

p36

우리가 생활하고 하고자 하는 일들마다에서 정치적인 판단과 표현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즉 정치적 포화 상태와 더불어 이 와중에 어느 한 쪽으로의 선택을 강요당하는 신념 양극화는 민주주의의 과잉이라는 병폐의 주된 증상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국민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체제의 한 형태이고,

그 권력 행위의 방향을 결정하는 방법이 다수결이며,

그 권력 행위의 결과가 다수의 행복 증진이라고 할 때...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어떤 방식이 다른 편의 공동선善을 침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본일게다.

하지만 과잉 민주주의라는 "이 주장은 민주주의만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되면 민주주의라는 공동선善 이 손상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p6)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정치적 포화, 신념 양극화를 주된 과잉 민주주의의 증상으로 진단한 저자의 처방은 무엇일까?

"민주주의를 과도하게 추구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를 약화한다. 그래서 민주주의하에서도 정치는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나의 중심 주장이다." (p30)

정치가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

저자의 다른 표현을 보자...

"정치적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주장은 여전히 정치를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대응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려면 단순히 정치를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정치가 자리할 곳이 없는 다른 일을 찾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정치가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무의미한 협력을 고안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안하는 또 다른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민주주의를 잘하려면 때로는 완전히 다른 것을 해야 한다." (p31~32)

민주주의의 권력 주체인 시민들이 서로를 시민 이상의 존재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시민적 우애를 형성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관련이 없는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적 제자리 찾기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렇다면 정치와 관련이 없는 활동은 현실에서 무엇이 있을까?

어떤 활동을 통해 우리는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 지킬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비정치적 활동을 언뜻 떠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런 어려움은 정치적 포화라는 상황에 기인하는 그 증거일까?

민주주의의 목적은 특정한 타인과의 소중한 관계-사랑, 돌봄, 존중, 지원, 공감, 감사, 이해, 상호성의 관계-를 드러내는 일을 계획하고 추구하는 데 헌신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이러한 생각을 포착할 수 있다.

소중한 인간 관계는 중요한 정치적 가치가 보호되고 증진되는 조건에서 자라난다.

p170

낭만적 결론이라고 마냥 치부해야할까?

사실 저자의 주장 속의 비정치적 활동의 확대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 신념의 양극화와 함께 과잉 민주주의 현실을 극복하자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다.

도대체 "비정치적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싶다.

어떤 일도 정치적 판단과 정치적 해법이 동원되지 않는 한 해소되거나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는 나의 생각은 너무나 협소한 편의주의적 생각일 수 있겠지만 어떤 사례가 반론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지는 정말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인간관계의 회복은 그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섞인 생각을 가져본다.

그저 다주고 덜받는... 따지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넘어가주는... 왜 해야하는 지 묻기 보다는 그냥 같이 해주는...

뭐 그런 행동들이 사회적 우애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낭만적인 생각을 해본다.

그냥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팬덤은 연예인이나 예술인, 스포츠맨을 향해 순수한 행위에 대한 감탄과 동경과 환호에 머무르고...

내 주장을 설득시키고 누군가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내 주의와 사상을 강요하는 일들에 포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그런 몰이를 하는 정치인들은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가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주 사회를 구성하고 주도하는 주권자로서의 우리가 이분법적인 잣대를 내려놓고 나아닌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우선하는 그런 시간 그런 사회에 도달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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