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 문학의 숲에서 경제사를 산책하다
신현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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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경제학을 다루는 책들은 많다.

본격적으로 경제학의 이론을 학구적으로 다가가는 책도 있고, 현실 경제에 있어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실용서도 많다.

이 책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은 제목만큼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가 혹시 '위험한'이라는 표현으로 읽는 이들이 액션감과 스릴러적이면서 미스테리한 그런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생각을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는 경제라는 소재로 씌여진 소설 40권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17~19세기에 걸쳐 돈에 대한 욕심이 빚어낸 각종 거품과 그 거품의 발생과 결과에 대한 감상이 첫 번째 이야기 보따리다.

잘알려진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과 미시시피 버블, 그리고 미국 개척기 시절의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에 이르는 역사 속의 경제와 얽힌 그것들이 그 속에 담겨있다.

발명왕 에디슨의 탐욕도 볼 수 있으며, 아일랜드의 대기근에서도 경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 다음으로 20세기에 펼쳐진 이야기들이 뒤를 잇는다.

경제 대공황 시기가 있었지만 이전의 졸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들려준다.

이 시기동안 경제가 어떻게 욕심과 집착의 도구로 이용되었는 지, 그리고 그 와중에 아웃사이더들은 어떤 고통을 당하던 시기였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을 통해 말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미래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소설을 써내려간 작가들은 당시의 상황을 통해 어떻게 미래, 지금의 현재를 상상했는 지 그 탁월한 식견을 알아볼 수 있다.

작금의 상황을 예견했던 것들이 많은 부분 현실화되어 있다고 생각되니 이후의 미래 세상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려니와 무섭기도 하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미래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그려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작가가 언급한 40권의 책 제목을 다시 한번 찾아본다.

과연 내가 읽은 책은 몇 권인지 세어보면 한 손으로 헤아려도 손가락이 남는다.

들어봤던 책을 포함해야 한 손이 채워지려나...

작가가 소설들을 통해 이런 저런 경제학적 이론과 현상, 사례들을 조금씩 언급하지만 과연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을 찾아내고 짚어볼 수 있을 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도 사실 개츠비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갈등과 속내에만 집중했던 듯하고 개츠비의 호사스런 생활의 바탕이 되는 경제적 성공 과정과 환경에 대한 부분은 놓친 것 같다는 말이다.

나아가 작가가 이 부분에서 언급하는 아메리칸 드림처럼 개츠비의 성공을 기회의 평등 속에서 노력과 재능의 결과라고 포장할 수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기회라는 것을 분류할 수 있다면 기회와 횡재, 악용(이 표현은 좀... 불법적인 기회 같은 것을 말하고 싶었다... ㅡ.ㅡ)으로 나눌 수 있겠다.

횡재는 노력보다는 운이, 악용은 재능보다는 연줄과 담합 뭐 이런 것들이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개츠비가 자기 것으로 만든 기회란 악용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는 말이다. 내용면에서...

졸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겉으로 드러난 조롱과 멸시와 함께 속에 감추어진 부러움과 질시의 감정이 상충되고 혼재되어 있는 것과 같이 이렇게 기회라는 것도 뒤죽박죽 뒤섞여버렸다는 기분이다.

하기사 그마저도 이젠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계층간 이동 가능성이 감소"라는 진부한 말로 대치되어 버렸다.

미래의 세상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궁금해질 뿐이다.

욕심과 욕망은 자본과 금융을 도구화하며, 돈이 돈을 낳는 세상이 최고라며 달려갈 것인지...

능력주의를 주장하며 자유와 기회의 평등을 우선하며 경쟁 속에 내몰리는 세상이 되어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지...

작가의 선택에선 디스토피아쪽에 저울이 기울어있는 듯 해서 마음이 쫌... ㅡ.,ㅡ

살짝 보태면...

작가가 들려주는 많은 소설들 중에 국내 작가의 책들을 좀더 유심히 살펴보게된다.

김탁환의 <뱅크>를 제외하면, 부동산과 관련된 주제가 유난히 눈에 띈다.

강남, 잠실, 압구정, 성수...

왜 자꾸만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밤마다 파티가 이어지는 개츠비의 화려한 저택이 밝히는 불야성의 그것과 성수동 랜드마크 꼭대기의 초록불빛이 같이 떠오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은 왜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는 지 모르겠다.

내가 그 리그에 끼지 못해서인 것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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