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왜 이만큼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작가는 여행의 기록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일까?
당장의 여행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니 어떻게 바뀌었는지 누가 알까?
그 시간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우리는 그곳을 구태여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시간의 흐름동안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고 묻어내고 견디어낸 그것을 우리는 일부러 찾아가서 보려고 하는 것이 여행아닐까?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궁둥이는 어쩌면 내 몸무게의 90%쯤 차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 머리가 너무 비어있다는 자백이 되는 것일까? ㅠㅠ
집에서 꼼짝않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책으로 보고 읽는다.
대리 만족이랄까...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그 풍경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감동에 대한 반발이랄까...
무언가에 대한 감동보다 그 곳 그 자리 그 시간을 찾아가는 것에서 감내해야할 수고와 불편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자수하련다. ㅡ.ㅡ
작가는 요즘 중국 여행지로 잘 알려진 유명지를 일부러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20년 전의 여행코스는 이러했는 지 모르겠지만 들으면 아는 곳보다 모르는 곳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게다가 당시 교통편의 열악함에 대해 마치 가지 말라고 하려는 양 시시콜콜하게 고발(?)한다.
티베트에서 험란한 히치하이킹은 물론이려니와 두자리 시간은 우습다는 식으로 시달려야 하는 장거리 버스 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눈을 감게하고 고개를 돌리게 한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