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도 멋진 쥐!

꼬리 잘린 생쥐 ㅣ 신나는 책읽기 25
권영품 지음, 이광익 그림 / 창비 / 2010년 4월

<꼬리 잘린 생쥐>

                             나도 너도 멋진 쥐!

용감한 ‘빠른 발’ 작은 생쥐는 고양이와의 격렬한 전투로 꼬리를 잃었으나 빨간 리본으로 그 꼬리의 부족한 부분을 묶어 더욱 자랑스럽게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빠른 발의 주변 쥐들은 그의 모습을 부족한 쥐, 모자란 쥐, 얼마 안 있어 죽을 것 같아 보이는 쥐로 생각하나 ‘빠른 발’은 그들의 말에 코웃음 친다. 그에게 있어서 문제는 고리가 아닌 고양이가 없는 곳에서 편히 살아보는 것이다. 고양이가 없는 곳을 찾고 찾아낸 곳이 바로. 학교! 이렇게 해서 독자인 우리는 학교 안으로 빠른 발과 함께 들어간다. 시끌시끌한 낮 시간이 아닌,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의 학교 안으로. 그 시간의 학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빠른 발과 함께 들어 가본 학교는 역시 밤에도 학교특유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잘난 쥐들과 못난 쥐들의 구분! 외모나, 힘, 이러저러한 말도 안 돼는 이유들로 등급이 나누어져있는 그들의 사회를 빠른 발은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독자인 우리는 충분히 그 부분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데. 잘린 꼬리 덕택에 햄스터로 보여 진 빠른 발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보호 속에서 못난 쥐로 여겨져서 학교에서 쫓겨나야할 상황이었으나 도리어 편안한 안식처를 가지게 된다. 이 안식처를 요새로 영리하고 용감한 빠른 발과 그의 친구 회색 쥐는 잘난 쥐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못난 쥐의 무리에서도 왜 자신들이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 했는지를 스스로들에게 다시 물어보고 잘난 쥐들의 무리와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생겼으며 그 싸움에서도 이기게 된다.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인데, 그것만으로도 존귀하다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해서 이처럼 등급이 나누어 졌을까? 나는 낮은 등급이니깐, 나는 뭐든 이러지.........나는 못 났어. 그런 대우가 당연해..........라는 생각이 저 천진한 아이들에게 무심히 심어주는 현실이 정말 싫다. 자기효능감을 마음 것 펼칠 수 있는 그 넓은 장을 이렇게 방치해두어도 되는지. 우리도 빠른 발처럼 용기 내어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야 할 텐데. 나 역시 주저주저하는 못난 쥐인가 보다. 학교생활의 연장처럼 우리들의 모습을 담은 쥐들의 사회에서 동일시가 일어나고 후반부로 갈수록 통쾌함도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서 강자와의 부딪힘을 피하고 싶어 하고 생각과는 다른 행동을 하며 그것에 맞대응할 용기가 쉽지 않은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