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준비됐지? ㅣ 창비아동문고 247
김옥 지음, 홍정선 그림 / 창비 / 2009년 1월
평점 :
김옥 글, 홍정선 그림의 창비에서 나온 “준비됐지?”는 아동에서 이제 막 청소년이라는 명찰을 달기 시작하는 친구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애야........아직은 초등학생이니 깐.......’라고 애써 생각하지만 신체적 성장이 빠른 아이들은 갑작스런 몸의 변화를 자신들조차 힘들하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초경이 시작되면 가족들이 축하해주는 분위기로 많이 변화면서 성장이 열린 마음과 눈으로 보여 지지만, 주인공 지효처럼 12세~13세의 남자아이들은 ‘몽정이나 자위행위’처럼 신체적 성장에 있어서 거쳐야 할 과정이기는 하나 떳떳이 말 할 수 없는 안으로 숨겨야 하는 왠지 ‘나쁜 짓’ 같은, 주인공처럼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빠른 몸의 변화에 비해 몇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마음과 생각들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성장통의 첫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자위행위’를 한, 지효는 죄책감에 빠지며 바로 무릎 꿇어 하느님께 죄를 빈다. 아이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이때쯤 지효는 개구진 마음으로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 가족의 신념도 무시한 채 거짓말도 서슴없이 할 수 있게도 된다. 아이의 순수함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 잘 아는 지효는 나쁜 짓을 했으므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처럼 그들의 가족에게는 안 좋은 일만 생긴다. 자신이 너무도 사랑한 엄마의 웃음이 사라지고 아빠의 힘겨운 뒷모습이 모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생겨났다고 믿는 지효는 자신을 사랑하기 힘들었으며 자신감도 잃었다. 지효의 눈으로 보여 지는 세상은 온통 모순이다. 방이 선생도, 친구들의 우상인 우영이도, 장로님 댁도, 하느님조차도. 이런 생각의 터널에 들어가면서 지효는 무섭기만 한 아빠에게 ‘드럼을 치고 싶다고, 최초의 살인자 가인의 역을 맡고 싶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성큼 커간다. 집안의 불행이 너로 인한 것이 아니며 사랑하고 항상 네 편이었다는 아빠의 한 마디 말로 관계가 회복되면서 지효는 본인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새로움’은 여러 가지의 모습을 한다. 그래서 ‘새로움’은 혹은 ‘변화’는 가슴을 설레게 하며 기대하게 한다. 성장도 그러한 ‘새로움’은 혹은 ‘변화’의 한 면일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크고 작은 과정의 아픔이 있기에 우린 ‘새로움’을 준비하며, 내일을 가슴에 품는 것인가 보다.
책의 아쉬운 점은 자위행의를 하다가 아빠에게 들켜 무척 힘들어 하는 지효에게 그런 신체적 성장의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어떠한 설명도 위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효에게 있어서 나쁜 일이 생긴 원인이 아직도 유효한 것처럼 맺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글을 읽는 또래의 아이들은 그런 행동이 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