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저기행 - 책으로 읽는 조선의 지성과 교양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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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좋은 고전을 접할 수 있는 고전 가이드북!



 시대적으로 가장 친근하면서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조선시대'다 보니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자주 시대적 배경으로 등장한다. 인물이나 사건 각 왕권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그들의 생각이나 나라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그들이 쓴 책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이 없다. 유명한 어의인 허준 선생의 이야기도 세계적인 명장으로 이름을 알린 이순신 장군도,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드높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 조차도 그들이 쓴 저서 보다는 그들의 생애나 하나의 사건들에 대해서만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남기고 간 좋은 책들은 이름만 알고 있을 뿐 책의 내용이 어떤 것이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 간혹 그들의 생애에 관심을 두다보면 그들이 남긴 저서를 읽고 싶어 책을 가까이 두고 읽어보려고 하지만 생각만큼 쉬이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시대가 지나 그들의 말로 풀어낸 해석도 그렇거니와 도통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없다면 읽어내기 어려운 책으로 느껴졌다.


<조선 명저 기행>에서는 각 부 별로 정치, 역사, 기행, 실학, 의학으로 나뉘어 명저들을 설명하고 있다. 1부 정치 명저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와 조선 오백 년을 지탱해준 헌법인 <경국대전>이다. 관리들의 지침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읽은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없는 책이기도 하다. 2부 역사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와 유득공의 <발해고>가 눈에 띈다. 유성룡 선생의 <징비록>와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읽어봤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공들여 읽을만큼 짧은 문장이 간결하게 적혀져 있음에도 읽는데 수월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유성룡 선생의 <징비록>은 당시에 있었던 참혹한 일에 대해 피를 토하듯 반성을 하는 이야기여서 읽는 내내 열이 오르내릴 만큼 답답하게 느껴졌던 책이다. 


3부 기행에서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하멜의 <하멜표류기>다. 익숙하지만 제법 두꺼운 판본의 책으로 되어 있어 도전하고픈 생각이 들면서도 자신이 없어 미루고 있었는데 18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통칭되는 그의 이야기를 꼭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4부 실학에서는 이익의 <성호사설>이다. 2부 역사 명저에 소개되어 있는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처럼 교과서나 책을 통해 한 두 번쯤 접해봤던 택이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책 중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5부 의학에서는 허준의 <동의보감>이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쉽게 쓰여진 <동의보감>을 읽고 싶다고 하셔서 쉽게 쓰여진 책을 찾으려 했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없어서 책을 구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몇몇 책은 쉽게 접할 수 없지만 고전으로 읽히는 책이 어떤 책이고,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어서 좋았다. 


<논어>나 <장자>처럼 동양의 철학서나 역사서들이 많이 번역되는 것처럼 조선의 명저들이 현재 우리가 읽을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춰 쉽게 번역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서를 읽는 재미도 쏠솔하지만 조선시대를 살았던 그들이 읽고, 또 읽었던 책들과 저서들을 읽음으로서 그들이 남기고자 한 이야기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과 책을 연결해주는 책이라 더 재밌게 읽었지만 무엇보다 16권의 책의 핵심을 짚어주는 책이라 더 좋았다. 알고 싶었지만 어려워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알 수 있었고, 더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그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올해 가기 전에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는 꼭 탐독해야겠다는 의지를 불끈 세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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