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역사의 길을 걷다 - 정태남의 유럽문화기행
정태남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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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전 도서관에서 그의 책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을 빌렸다. 마음은 둥둥 반쯤 뜬 가운데 '이탈리아'를 알고 싶었고 이탈리아의 도시 '로마'를 알고 싶었다. 여행길에 오르기 전 열공하며 책을 부여잡고 책을 읽었다. 차분히 읽지 못한 나머지 페이지는 훗날 깊이 들여다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다시 그의 책을 집어 들었다.

로마. 나는 로마하면 뜨거운 태양과 씨름하며 계속된 갈증에 만원 가까이 물을 사 마셨다. 세계사를 통해 로마의 역사를 배우며 익히 알고 있는 건축물들, 역사적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땡볕아래 까무잡잡한 한 여행객만 있었을 뿐이다. 책에서 보던 유적을 실제로 보는 감격은 커녕 담담하게 보고 왔었다. 그러나 짧은 일정 속에 단 하루 였지만 가이드 분과 함께한 바티칸 성당과 주요 로마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을 다녀와서도 늘,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모든 여행객들이 그렇겠지만 나역시 다녀온 후에야 더 그 분야의 책을 읽곤 했다. 특히 유럽, 로마의 역사의 이야기는 읽어도 늘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가이드분의 이야기는 오랜시간 걸쳐 이탈리아에 살고 역사와 예술, 음악등 다방면에 걸쳐 모르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깊고 다채로웠다. 사실, 로마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은데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할지 몰랐지만 저자 정태남의 이야기는 간결하고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책을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의 사진처럼 똑같은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깜피돌리오 언덕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때는 설명을 들어 알았지만 지금은 가물가물했던 이야기들이 설명되어 또 한번 감상에 젖기도 했다. 몇 달 전에 소설가 김영하씨의 책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를 읽고 나서 그가 EBS에 출연했던 <세계테마기행 > 시칠리아편을 보면 그는 시칠리아로 가기전 로마를 여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로마의 중앙역인 테르미니역에 내려 비아 아피아를 돌아보고, 카라칼라 욕장을 둘러보며 그가 벤치에 않아 스케치를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는 30년 동안 이탈리아의 공인 건축가로 그곳에 살며 고대 건축과 예술을 접했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고대로마 관련 저서들을 보며 그것을 바탕으로 로마 역사의 흐름을 간단히 한 권의 책으로 냈다고 머릿말에서 밝히고 있다. 이는 로마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하면서도 그의 글과 지도, 사진이 첨부된 책이 바로 <로마 역사의 길을 걷다>였다.

로마를 산책하듯 바라볼 수 있으며, 짤막하게 역사적 흐름을 언급하며 더 깊은 로마의 역사의 호기심을 일깨워 준 책이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좀 더 많이, 깊이 로마를 알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겨난다. 그의 사진 글 만큼이나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글과 사진만으로도 즐겁게 로마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여행을 가기 전에도, 갔다 온 후에도 로마는 나에게 늘, 알고 싶은 나라였고 도시였다.

저자의 책 중 절판 된 책이 많아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절판 된 책 중에서도 좋은 책들은 다시 개정판으로 나오거나 다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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