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 파리를 홀린 20가지 연애 스캔들
김영섭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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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부터 꽤나많은 여행기를 읽었다. 독서의 양 보다는 질좋은 독서를 하자고 정해놓고 연신 여행기만 파고있다. 예전 같으면 어디 가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중얼거렸을텐데..... 몇해전부터 발등에 불이 붙은 것 마냥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발이 꼭 묶여 버렸다. 그렇기에 서점에 가면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이 여행코너인가 보다. 발자국을 꾹.꾹. 찍고 왔던 여행기와 앞으로 가고 싶은 여행기들이 한눈에 박힌다. 그 외에 여행지는 잠시 카메라 앵글에서 멀어지면서.

쏟아지는 여행기 가운데 엄지손가락을 세울 수 있는 여행기는 손에 꼽힐 정도다. 엄청난 물량을 소화할 수도 없거니와 어쩌다 보다보면 엽서처럽 예쁜 도시와 함께 그들의 느낌들이 쓰여져 있는 책들이었다. 처음 느낌표가 들었는 여행기를 봤을땐 나도 함께 그 느낌표를 찍었다. 하지만 여행기들이 계속해서 느낌표를 동반한 여행기들이 나오자 나는 금새 내 느낌표를 찍지 못하고 무덤덤해졌다. 발자국에 대한 향수는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지식이 담긴 책을 읽으면서 풀었다. 감성적인 에세이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기에.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진분홍의 이책을 받아든 나는 새초롬히 눈을 치켜떴다. 여행책이 너무 얇을 뿐더러 책 제목이 너무 평범했기에. 그렇게 삐뚤어진 시선으로 파리와 연애한 김영섭 PD의 발자취를 더듬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 내가 몇해전 그곳을 갔을때에도 나는 도시의 상징인 그곳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책제목과 같이 파리에서 로맨스를 펼치라는 것이 아니라 파리에서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화가와 문인들의 사랑이야기였다. 로댕 미술관을 가면서 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사랑이야기, 개선문을 지나면서 그 속에 얽힌 나폴레옹과 조세핀, 몽마르트 언덕의 세탁선에서의 피카소와 페드낭드 올리비에의 사랑이야기...세월이 지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사랑의 노래들이 파리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유수의 세월이 흐른만큼 그들의 자취는 없어져 버렸지만 그들의 사랑만큼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실제 있었던 연인들의 이야기와 소설 속에서 나오는 연인들의 이야기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파리라는 도시를 더욱더 애틋하고 애수짙은 공간으로 탈바꿈해 버렸다. 회자되는 사랑의 끝이 해피엔딩이라면 좋으련만 늘 이들의 사랑은 그들의 일생의 파박하고 타는 불꽃같다. '정작 본인들은 불꽃같은 사랑을 가슴 깊이 간직했는지는 그들 본인만이 알겠지'

책을 덮고서야 조금은 새초롬히 치켜 뜬 눈을 살짝 내렸다. 책의 내용은 구~~~웃! 하고 소리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내지 디자인과 사진은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사진의 삐뚤빼뚤한 사진과 형광펜으로 줄쳐진 것처럼 그어진 디자인은 지금까지 본 여행기 중에 가장 거슬렸다. 선물은 작은데 포장지가 겹겹히 쌓인 느낌과 그 포장지가 사실은 내용물과 다르게 촌스럽게 포장을 했을 그런 느낌이 든 책이었다. 책이 반짝하고 돋보여야할 디자인은 아쉬웠지만 내용만큼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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