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새움 세계문학전집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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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빛


 떠오르는 태양이 아니라 저물가는 빛의 '사양' 뜨거움이 남지 않아 소멸해 가는 빛이므로 힘을 잃고 어딘가로 점점 사라진다. 모든 것이 그렇듯 저물어가는 해는 나라도 개인의 삶도 좋은 끝맺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 아무리 무슨 수를 써도 비틀거리고, 모든 것이 날아가버리는 시간이라 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리뷰를 쓰기 전에 요즘 한창 챙겨서 보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리뷰를 쓰니 만감이 교차한다.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 법이지만 드라마 속 조선인 대한제국은 '사양'길이고, 조선을 야금야금 먹으려는 일본은 무자비한 발걸음으로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다른나라와의 전쟁을 일삼으며 점점 영토를 넓혀 나간다. 그러다 2차세계대전 이후 패전을 겪으면서 몰락해간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귀족으로 살았던 어머니와 사회의 하나의 힘으로 되고 싶었으나 그 속에 들어갈 수 없어 마약과 술로 지내는 남동생과 새로운 삶을 살고자 도모하는 나가 있다. <인간실격>과 더불어 <사양>은 우울하다. 슬픔을 넘어 우울을 동반한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은 당시의 상황을 빚대어 그려냈고 몰락해가는 상류계급을 칭해 '사양족'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을 정도로 당시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의 책에서 빠질 수 없는 우울과 도저히 회생할 수 없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그 시기의 이야기들. <인간실격>과 마찬가지로 그의 이야기는 한없이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다. 그럼에도 시대의 전후를 겪으면서 맞아들이는 인물들의 삶은 전통은 지키거나, 시도했다 좌절하거나 다시 용기를 내어 혁명적으로 사랑을 쟁취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시대를 타파하는 이야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기적으로 불운한 삶을 살았던 그들의 이야기는 시공간을 떠나 인간의 나약함과 강함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책이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스로 삶을 멈춘 이들과 그럼에도 다시 살아가겠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떨어지는 낙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각기 다르고, 어떻게 시대를 살아가야 되는지를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을 통해 삶의 면면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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