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역사 읽기 : 유럽편 영화로 역사 읽기
연동원 지음 / 학지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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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시대를 공부하다.


 한 때 영화를 보는 것이 좋아 친구와 함께 새벽 일찍 조조영화를 보러 다녔다. 처음에는 언제 조조영화를 하나 싶어 영화관이 문을 열지 않는 이른 시간에 가서 1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있었고, 일주일에 서너번씩 영화를 보러다니다 보니 다이어리 포켓에 가득 영화표가 가득한 적도 있었다. 예전에는 영화표가 빳빳한 종이다 보니 표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 새벽마다 혹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보러 다녔던 시간을 뒤로하고 언제부터인가 영화관에 잘 가지 않게 된다. 종종 영화관을 가다보면 옆 자리에서 핸드폰 불빛이 환하게 비추거나 뒤에서 발을 툭툭치거나, 영화를 보는 내내 친구에게 스포일러를 말하는 사람까지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영화관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이제는 영화 조차도 잘 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영화에 대한 흥미가 책으로 옮겨지다 보니 영화와 영화 원작이 있다면 먼저 책을 읽게 된다.


책을 읽는 재미도 좋지만 영상으로 보는 재미와 실감나는 영상이 주는 감동을 그동안 못 느낀 것 같아 다시 영화를 접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펼쳐든 책이 <영화로 영화 읽기: 유럽편>이다. 유럽의 역사를 지금껏 개봉된 영화를 통해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평론가의 시각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를 넘어서 숨어있는 영화들도 만나고 싶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을 말 할때에는 '트로이'와 '300'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며 고대 로마 제국에서는 대표적인 영화가 '글래디에이터'다. 중세사회 성립의 테마에서는 '킹 아더'와 '캐리비안의 해적 4: 낯선 조류'가 설명되었다.

절대왕정 시대, 혁명 시대, 시민 사회를 거쳐 제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와 '제독의 연인'이 소개되어 있다. 이미 영화관에서 봤던 영화도 있고, 제목만 들었을 뿐 지나친 영화들이나 이름조차 못 들어본 영화들이 소개 되어있어 그 중 보고 싶은 영화들은 짧게 메모해 놓고, 봤던 영화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저자의 소개와 시대에 일어났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읽었다. 책은 고대 그리스 문명에서 동유럽 분쟁과 현대 유럽까지를 다루고 있다.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워낙 포괄적이고, 사건이 많다보니 책에서는 세세히 다루지 않았다. 책에서는 영화 속 역사를 설명하되 영화와 실제 역사를 차례로 설명하고 있고, 영화의 뒷 이야기를 다룬다. 대표적인 영화 한 편과 숨어있는 영화 한 편을 골라 같은 시대 혹은 같은 인물을 어떻게 다각도로 다르게 보는지 알 수 있어 같은 시대, 같은 인물이라도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대 영화의 챕터가 흥미로웠다. 많은 역사적 순간들과 시대를 조망하다보니 세밀하게 다루지 않았고, 유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 할지라도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다면 그 시기를 빼다보니 생각과 달리 목차가 단조롭게 느껴져기도 했다.


하나의 영화만으로 얼마나 많은 순간과 인물들을 소개 할 수 있지만 개괄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참고할만 하다. 더욱이 시대적 배경을 모르고 봤던 영화들 중에서는 그 시간이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때때로 영화의 평점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아쉽거나 너무 파격적이어서 넘기곤 했는데 영화를 통해 무엇을 표현해 내고 싶었는지를 스크린에서 보고 싶을 정도로 간략한 소개가 더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

역사에 중점을 두면서 영화적으로 볼 수 있는 캐스팅이나 제작과정을 짤막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게 읽혔다. 때때로 더 설명을 했으면 하는 챕터도 있었지만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나서 영화를 본다면 더 재밌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하나의 주제로 더 깊이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다. 예고편보다는 본편처럼 깊게 영화와 역사를 설명한다면 더 깊이 영화로 역사 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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