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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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삶으로 048 마음을 알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동호 옮김

책세상

2000.8.20.



얼마 앞서 수필협회에서 여는 배움마당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니체를 이야기했다. 강사는 ‘세 변화에 대하여’와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두 꼭지를 읽어 보라고 하더라. 집에 와서 살피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2010년 4월에 장만해 두었더라.


‘세 가지 변화’를 읽어 본다. 마음(정신)이 삶이라는 사막에서 어떻게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며 사자가 마침내 어린이가 되는가를 짧게 들려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 때문에 벌어지는 일을 가만히 돌아본다.


눈에 보이지 않기로는, 말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말은 입으로 하고 귀로 들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할 텐데, 곰곰이 생각하면 말도 눈으로 본다. 눈속임이나 거짓말은 말이어도 눈에 보인다. 사랑이나 참말도 눈에 환하게 보인다.


눈으로 보거나 안 보기에 대수롭지는 않다. 눈앞에서 얌전하거나 착한 듯이 굴기에 얌전하거나 착할 수 없다. 우리 눈앞에서 안 얌전하거나 안 착하다면, 우리가 이런 모습을 못 보았더라도 안 얌전하거나 안 착한 몸짓이 없을까.


우리가 쓰고 읽는 글은 어떠한가. 글로 담은 줄거리가 아름답거나 훌륭하거나 올바르게 보인다고 해서,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아름답거나 훌륭하거나 올바를까? 글로는, 또 말로는, 한껏 아름답거나 훌륭하거나 올바르게 꾸밀 적에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그렇게 말을 했으니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나? 이렇게 책이 나왔으니 이 책에 적힌 대로 믿어야 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헤아리려면, 마음을 키워야 하고, 마음을 키우면 글눈도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라고 느끼면서도, 쉬운 말은 아니라고도 느낀다.


사람들이 ‘니체! 니체!’를 들먹어도 니체를 몰랐다. 니체가 쓴 책을 읽어 보았지만, 더구나 꽤 예전부터 장만해 놓았지만, 나는 니체를 잘 모르겠다. 앞으로도 잘 모르리라 본다. 그러면, 나는 나를 얼마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니체는 니체라지만, 내가 바라보는 하루와 내가 쓰는 글과 내가 읽는 삶을 얼마나 나답게 안다고 여길 수 있을까?


니체는 불같은 사람일까. 마음이 뜨거울까. 사랑을 바라다가 이루지 못 해서 그렇게 바뀌었을까. 니체가 바라는 대로 이루었다면 이 책이 나왔을까.


2023.10.22. 숲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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