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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박사 15 - 자연 생물 관찰 만화 ㅣ 에그박사 15
홍종현 그림, 박송이 글, 주세종 감수, 에그박사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
누구보다 부드러운 속을 가진 갑각류 생물들은, 그래서 딱딱한 껍데기로 몸을 보호해야 한다. 《에그박사 15》는 바로 이 갑각류 생물들을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이야기다.
가재, 게, 소라게, 쥐며느리… 갯벌과 하천을 누비며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 역시 생물들의 리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든다.
거대한 모험이 펼쳐지진 않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주는 놀라움은 언제나 짜릿하다. 에그박사표 메인 스토리는 생생하고 흥미롭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의인화된 생물들의 서브 스토리는 생물을 단순한 관찰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보게 한다. 자연에 대한 따뜻한 공감 능력과 함께, 아이들의 탐구 본능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워크북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생물 도감 그리기’, ‘관찰 보고서 쓰기’, ‘퀴즈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책 읽기에서 탐구 활동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흐름을 만든다. 이 책이 ‘학습만화’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자연을 관찰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기록하는 일은 아이들의 탐구력과 사고력을 자연스럽게 자극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생물은 쥐며느리였다. 공벌레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공벌레는 귀엽다고 여기면서 쥐며느리는 왠지 징그럽다고 느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쥐며느리가 ‘토양의 청소부’로서 유기물을 분해해 자연의 순환을 돕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그동안 외모만으로 판단해온 것이 미안해졌다. 그날 이후로, 우리 가족만의 생물도감 속 쥐며느리 항목은 확실히 달라졌다.
또한 왜래종에 대한 이야기도 깊게 다가왔다. 무책임한 방생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알게 되며, 생명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왜래종이라 해도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해 주세요”(42쪽)라는 문장은 단순히 문제를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 자체에 대한 태도를 묻는다. 왜래종을 먹이로 삼는 수달, 그리고 그 수달이 멸종위기 1급이라는 사실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만든다.
읽을 때는 귀엽고 웃기고 신기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생명의 무게가 느껴지는 책.
《에그박사 15》는 단순한 생물도감이나 만화가 아니다. 자연을 배울 기회를 주고, 생명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는 소중한 책이다. 생물을 자주 보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는 아이들에게, 혹은 생물도감이 필요한 모든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