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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일까? 1 - 인간 VS 동물, 제8회 미래엔 어린이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ㅣ 재판으로 읽는 우리 사회
곽영미 지음, 윤소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2월
평점 :



(협찬도서)피고‘충’이라니.
법정에 피고로 선 ‘곤충’을 나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는 실제 법정에 세우지 않았을 뿐, 늘 인간의 잣대 아래 그들에게 ‘해롭다’는 판결을 먼저 내려왔는지도 모른다.
『재판으로 읽는 우리 사회 누구의 잘못일까 01』은 재판 형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한쪽의 주장만 듣고 결론을 내리는 대신, 검사와 변호인의 논리를 비교하고 근거를 따져 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사건을 따라가며 스스로 판단의 기준을 세워 보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법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는다. 누가 옳은지를 맞히는 독서가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설명해 보는 독서에 가깝다. 판단을 유보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로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비판적 사고가 자란다. 최근 2028 대입 개편이 암기보다 사고력과 활용 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책의 구성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실제로 두 아이는 “모기의 잘못인가”를 두고 한참 토론을 펼쳤다. “잘못이다”라고 단정하는 쪽은 없었다. 조금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질문은 진지했다. 쉽게 유죄를 말하지 않는 태도, 그 모습이 이 책이 건네는 힘이라고 느꼈다.
갈등 상황 속에서 스스로 근거를 찾고, 논리를 세우며,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정리해 보는 경험. 이는 초등논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답을 외우는 연습이 아니라, 사고를 훈련하는 시간이다.
저울은 늘 완벽하게 수평을 이루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그 저울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 그 시작으로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