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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 적당 씨의 행복한 하루 ㅣ 인생그림책 39
사토 신 지음, 돌리 그림, 오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나는 예기치 않는 부정적 상황에 '뭐 어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일까? 아니, 전혀 그렇지 않다. 나를 제일 당황하게 만들고, 감당하기 싫어하는 상황이 바로 그런 때이기 때문이다.
계획하지 않은 일을 벗어나게 하는 모든 요인은 나를 예민하게 만든다. 그런 시발점이 포착되는 순간부터 미간은 이미 찌푸려진다. 온화하던 내 속의 예민보스가 갑자기 튀어나오려고 기를 쓴다. 그걸 억누르고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떻게 적당히 살 수 있는 것일까?
모든 일이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성과를 필요로 한다. 물론 혼자 하는 일은 상관없지만 학교, 회사 등 단체 생활에서 '뭐 어때!' 하는 사고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난 한번도 '뭐 어때?!'하고 편히 넘겨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일까? 적당씨의 하루가 내내 거슬렸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 일어났는데 '뭐 어때!' 하는 것도 모자라 늦었으니 아침밥도 제대로 챙겨먹고, 버스타러 가는 길 경치까지 구경하는 모습이 갑갑하다. '같이 일하는 사람은 무슨죄야?' 싶어졌다. 내가 같이 일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누군가는 적당씨의 마음이 십분 이해 될 것이고, 누군가는 나처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국 마지막장에 이르러서는 '풋' 하고 웃음이 터질것이다. 그렇기에 앞선 갑갑한 마음도 사르르 녹아버리고 <뭐 어때! 그림책에서 이야기하는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바로 '자신의 속도로 느슨하게 삶을 대하는 태도'다. 무작정 느리게, 대충사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다. 나는 세상을 살며 가장 알기 어려운 게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알 것 같으면서도 내가 제일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자신의 속도'도 그럴 확률이 높다. 내가 원하는 속도와 내가 잘하는 속도는 다름에도 '어딘가의 기준'에 맞춰 달리고, 나 스스로 무리한다는 사실 조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뭔지 모르게 자꾸 쫓기는 기분에 사로잡힌다면, 적당씨의 행복한 하루를 통해 '뭐 어때!' 하고 외쳐보면 어떨까? 느슨한 삶에 대한 명랑하고 통쾌한 성찰 그리고 위로를 내것으로 만들어보자.
<길벗어린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