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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톨과 조각난 에메랄드 ㅣ 퀸톨TV 오리지널 스토리북 2
소혜 그림, 임정우 글, 퀸톨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퀸톨과 0의 비밀』의 뒤를 잇는 퀸톨 오리지널 스토리북 두 번째 이야기.
전작에서 타임 시티의 저주를 풀고 돌아온 퀸톨은, 사라진 친구 트미를 찾아 ‘에메랄드 시티’로 향한다. 그러나 그 여정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다. 도시 근처에서 만난 낯선 소녀 라보는 “에메랄드 시티는 죽음의 땅이 됐다”고 경고한다. 퀸톨은 그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는다. 친구를 위해, 진실을 향해, 다시 한 번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디딘다.
이야기의 스케일은 한층 더 넓어졌다. 세계관의 무게도 깊어졌다. 전편에 이어 ‘숫자의 신’과 ‘어둠의 세력’에 관한 실마리가 점차 드러나며, 전체 서사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그럼에도 문장과 구성은 여전히 유려하고 친절해 초등 중학년 이상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다. 약 18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실제 고학년 아이는 단숨에 읽어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용기와 우정, 다른 하나는 두려움과 진실의 대면이다. 퀸톨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 온갖 위험을 감수하며 길을 나선다. 죽음의 땅이라 불리는 도시로 향하는 그녀의 선택은, ‘진짜 우정이란 무엇인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린이 독자에게는 친구를 위한 용기의 이야기로, 성인 독자에게는 책임과 선택의 무게를 곱씹어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하다. 또한 퀸톨은 겁내지 않는다. 무섭다고 도망치지 않는다. 진실을 알기 위해 기꺼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는 이 시리즈가 겉으로는 판타지이지만, 그 이면에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라는 중요한 삶의 메시지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1권과 유사한 포맷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전개 방식에서 새로운 반전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함께 읽은 아이는 “조금 비슷한 느낌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줄기 안에서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완결된 판타지가 아니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독자, 혹은 긴 장편은 어렵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했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무리 없이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퀸톨과 함께 또 한 번,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묻는 중요한 질문 속으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