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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기차에 호랑이가 탔어요 ㅣ 미래엔그림책
마리사 둘락 지음, 레베카 코브 그림, 엄희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7월
평점 :

<협찬도서> 『바다로 가는 기차에 호랑이가 탔어요』는 제목만큼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이다. 호랑이가 모자를 쓰고 기차에 올라타고, 악어 떼와 돼지 가족, 심지어 찻잔까지 날아다니는 장면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처음에는 유쾌하고 엉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유쾌함 뒤에 묘한 씁쓸함과 뜨끔함이 섞여 독자에게 다가온다.
그 이유는 바로 ‘아빠’ 때문이다. 스마트폰만 바라보느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하나도 눈치채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은,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의 경이로움과 대비된다. 호랑이가 핸드폰을 삼켜버리는 장면에서는, ‘아, 핸드폰 좀 내려놨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떠오른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그만 보라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배우고 있음을 돌아보게 된다.
책 속 점점 북적거리는 기차의 풍경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 명씩 탑승하는 악어, 하마, 돼지, 퍼그의 등장으로 기차는 시끌벅적해지고, 독자는 다음 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된다. 이렇게 유쾌한 이야기 속에서도, 그림책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순간들, 아이들만이 볼 수 있는 세계를 조용히 일깨워 준다.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노미네이트, 워터스톤즈상 수상 작가 레베카 코브의 여름 기차 여행 이야기는, 아이와 함께 읽는 동안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우리 어른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한다. 신기하고 즐거운 순간들은 언제든 찾아오지만, 우리는 작은 네모 속 화면에 정신을 빼앗겨 자주 놓치고 살아간다.
『바다로 가는 기차에 호랑이가 탔어요』는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감성 그림책으로, 올 여름 아이들과 함께 읽어야 할 책 추천 1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