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
하서찬 지음 / 득수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출판사의 서평처럼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한다.
어둡고 침울하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 읽기 전까지의 느낌일뿐이다.

✔️ <소풍> 천륜으로 엮인 딸과 엄마의 모습은 처연하다 못해 처철하다.
엄마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딸은 남편도 잃었고 딸도 잃었다.
그저 엄마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간다.
✔️ <초대> 우리는 종종 말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때로 돌아간다면.
이런 가정을 생각하며 아쉬움과 후회를 남긴다.
김과장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아내와 아이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였을까?
✔️ <열쇠 없는 집> 이 집에는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노인과 껍데기로만 남아있는 남편과 그 속에서 하루하루 죽어가는 노파 그리고 그들에게서 몸과 마음을 유린 당한 채 살아가는 여자가 있다.

🍀 굉장히 독특한 희곡집이다. 이야기의 구성과 분위기는 보통의 희곡집과는 달랐고 어두운 무대 위 한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이야기였다.
일본어 번역판까지 실려서 그런지 일본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도 들었다.

📚 세 이야기 속 어느 하나 정상적인 부분은 없었다.
상처가 짓물러 곪아터지기 일부직전의 심리 상태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상처가 터져서 치유가 되고 봉합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곪고 곪아 문드러지는 상태가 된다.
체념인 것인지 포기인 것인지 아니면 해탈한 것인지 모를 그들의 행동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을 덧붙이자면 상처를 봉합하지 않고 헤집어 더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맞다. 조급하게 상처를 봉합하다보면 미처 보지 못한 또 다른 상처가 들쑤시고 일어나 더 큰 고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 신중하게 그 상처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 봐야 비로소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둡다고 해서 마냥 우울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상처를 어떻게 들여다 봐야할지 고민하게 하는 이야기다.

#피크닉
#하서찬
#득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한숨, 하나의 숨 - 열다섯, 나를 가두던 한숨이 나를 살리는 하나의 숨이 되기까지
라윤아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우리 모두 혼란스러웠던 그 시절을 지나왔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그 혼란스러움을 버티고 감당하며 견디고 있다.

✔️ 요즘 서연이의 마음속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엄마의 질문도 부담스럽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어렵고 나만 뒤쳐지는 것만 같은 두려움들이 서연이를 괴롭히고 있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할 수 없음에 그 두려움이 더 답답할 뿐이다.
그런데 어린 시절 아끼던 고양이 인형 캐치와의 재회로 서연이의 마음속 답답함이 하나, 둘씩 벗겨지게 된다.

✔️ 그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들을 캐치는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캐치의 말을 들어보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는 것 처럼 들리고 감춰져있던 용기들이 샘솟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그렇게 캐치의 응원을 업고 서연이는 학업도, 친구 문제도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 아직도 사춘기 비슷함을 느낄 나이 고1.
이 책을 쓴 작가의 나이다.
중학생 때 느꼈던 그 폭풍우들을 솔직하게 그려낸 이야기들이라 너무 현실적이고 더 생생하게 읽히는 이야기다.

📚 우리 집에도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2 딸이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방문을 닫지도 않고 부모를 따라 같이 외출도 잘 하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악방송을 보기도 하지만 확실히 감정의 기복은 종잡을 수 없는 아이다.
아무것도 아닌 말에 쉽게 눈물을 흘리고 마음을 다치기도 하는, 본인도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절규를 할 정도로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는 모든 사춘기 아이들 못지 않게 더 파란만장의 혼돈을 겪은 사람으로써 한 마디를 하자면 그저 지금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누군가는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어른이 되어서도 혼란스럽고 두렵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단지 지금보다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 늘어날 뿐.
단순히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이 사춘기가 아니라는 것.
그 시절을 견디고 지나온 부모들은 지금의 혼란스러움을 잘 알기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도저히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느꼈다.
서연이는 캐치라도 있으니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상대가 없다.
그래서 더 아이들의 마음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내 뱃속으로 낳았지만 이해 할 수 없는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부모들보다는 지금 이 시기의 아이들이 더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으며 함께 공감하고 위로 받으며 지혜롭게 해쳐나가길 바라본다.

#한숨하나의숨
#라윤아
#바른북스
#성장소설 #사춘기 #청소년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로맨스 유통기한
레베카 설 지음, 금도희 그림 / 모모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없을까?
있다면 그것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없다면 왜 한 사람과 영원히 사랑 할 수 없는걸까?


✔️ "끝이 정해진 관계, 그래도 시작하시겠습니까?"
왠지 서바이벌 게임에나 나올 법한 질문이다.
어느 날 상대의 이름과 기한이 적힌 쪽지를 받게 된 다프네는 그들과 그 기간 동안 연애를 했지만 진실된 마음을 주진 못했다.
언제 끝날 것을 아는, 결말을 알 수 있는 사랑은 다프네로 하여금 진실된 사랑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 어느 날 다프네는 이름만 적힌 쪽지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의 기한은 없이 이 상대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것일까?
이제 다프네는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을 해도 되는 것일까?

📖 진실은 어렵다. 복잡하다. 때로는 비논리적이다.
그리고 편리한 형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이야기에서 진실을 지운다. 한쪽 구석에 밀어두고 굳이 조명을 비추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진실은 따라온다. 원래 그런 법이다. 진실로부터 도망칠수는 있어도 완전히 숨을 수는 없다. [p.250]

기한이 없는 쪽지를 받았지만 다프네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휴고, 3개월> 의 주인공이었던 휴고와의 관계도 다프네만 모르는 진실이 숨어 있었다.

📚 쪽지는 누구에게서,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쪽지는 다프네에게 오히려 진실을 감추게 했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정해져 있는 기한, 그 동안만 연애를 하면 된다는 생각에 진심을 다해 사랑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눈 앞에 있는 진실과 마주했을 때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다프네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제목만 보면 말랑말랑 로맨스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상실과 절망과 성장까지 갖추어진 이야기였다.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의 주인공인 다프네도, 휴고도, 독자들도 함께 그 여정을 떠났고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도 다시 한번 느껴보길 바라본다.

#로맨스유통기한
#레베카설
#오팬하우스
#모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들 사이에는 통역사가 필요했다.
통역사는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들의 관계 속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생후 2개월만에 덴마크로 입양을 갔고 원가족과 만나게 되며 쉽지 않지만 기회가 되는데로 한국행을 선택한다.
올때마다 가족들을 만나며 유대관계를 쌓아가지만 결국 언어가 그들의 사이를 가로 막는다.
그래서 늘 통역사가 필요했고 한 동안은 그녀의 애인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 단순히 입양자가 다시 만난 원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 속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유교적인 생각과 퀴어로 살아가는 문제 그리고 그들이 혹시 자신의 존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통역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통역사의 잘못된 통역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여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장면도 등장한다.

📚 책을 읽으며 굳이 통일에 대한 문제와 개고기를 먹는 문화, 유교사상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읽기 불편함을 느꼈으나 어쨌든 자신은 잘 알지 못한 한국에 대한 이야기라서 이 책에 쓴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갑자기 이야기가 끝이 나서 뒷 편이 더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뭔가 허무하게 결말을 맞이한 것 같은 기분이다.

자신은 가족의 역사에서 지워진 사람이기에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했다는 작가는 실제로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상주 이름에 자기의 이름이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속상해 한다.
하지만 다른 입양인에 비하면 운이 좋은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원가족을 만나게 되었고 기회가 되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경제력을 가졌고 그들과 꾸준히 교류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통역사가 없으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과연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원가족을 만난 것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 그들과 다시 연결이 되어 살고자 한 그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나의통역사
#리랑그바드
#푸른숲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푸른 성 ㅣ 책깃클래식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재용 옮김 / 책깃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그녀는 자신만의 모래성이 갖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 엄마와 고모와 함께 살며 가문의 억압과 통제 아래 무기력하고 답답한 생활을 하며 살고 있는 밸런시는 스물아홉 살의 노처녀이다.
늘 위축되어 있고 사촌 올리브와 비교를 하며 초라한 자신을 발견하다.
그런 밸런시에게 언제부터인지 심장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시한부를 선고 받게 된다.

✔️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밸런시는 이제부터는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마음 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답답한 집을 떠나는 것이었다.
그 곳을 떠나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운이 좋다면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길 바라며 그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 밸런시는 세상 무기력하고 초라하고 어두운 삶을 살았고 심장병이 계기가 되었지만 그 후 변화는 정말 경이로울 정도였다.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그녀를 어머니와 가문 식구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밸런시가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 정도 있어서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 더없이 행복함을 느끼는 밸런시의 표정이 상상이 되어 읽으면서 함께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 우리에겐 <빨강머리 앤>으로 유명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작품으로 앤도 밸런시도 모두 반짝이는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 삶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주위 환경과 가문의 체면이 중요한 시대였다 한들 내 삶이 행복하지 않고 반짝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로맨스 소설이 아닌 한 사람의 눈부신 변화를 그리고 있는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작품이라고 하지만 지금 잠시 어둠을 걷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푸른성
#루시모드몽고메리
#책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