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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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는 다는 것은 보지 않는 것이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자제력을 믿지 못해 생겨난 이 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눈을 떠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모든 것이 차단 된 어는 공간에 갇혀 땅을 걷는 느낌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이 세상이 과연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한 발짝만 내딛고 세상을 둘러보면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눈을 감아야 했던 07이 눈을 뜰 수 있는 세상에 나왔을 때 느꼈던 그 감정들은 한마디로 복잡미묘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결정해야만 했을 그의 심정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다.
하지만 눈을 감아야만 했던 그 때의 그는 혼자였다.
그를 키워준 보호자들과도 함께 할 수 없었던 그였지만 이젠 그의 곁엔 눈을 감는 것도 뜨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을 친구들이 생겼다.
더 이상 서로를 숫자로 부르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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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 전면개정판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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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언가에 꽉 막혀 있는 청소년들과 때론 밑바닥에서 허우적 거리며 힘들어 하고 있을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이야기.

드디어 나도 그들이 느낀 그 감정을 함께 느껴보게 되었다.


​✔제스는 나약해진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당장이라도 눈을 감을 것만 같은 할아버지는 고집스럽게도 완성해야만 하는 그림이 있었다.

하지만 붓을 쥐는 것만으로도 힘듦을 느껴 이제는 포기해야 할 때가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포기하려 했지만 제스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가 그리려 했던 그 강을 제스는 만났고 그 곳에서 제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한 소년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상하리만큼 잔잔한 강은 제스의 몸을 감싸 안아 주었다.

그래서 좋았고 강에서 헤엄치는 것이 무척 편했다.

그리고 만난 그 소년은 신비한 모습이었다.

강에서 시작해서 바다까지 헤엄쳐 가겠다는 소년. 리버보이.

제스는 겁이 났지만 결국 한 가지 깨닫게 되어 먼저 떠난 소년을 찾아 나선다.


​강은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다는 리버보이의 말 처럼 그는 정말 그 강과 일생을 함께 했고 나아가 바다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죽음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 아름답지 않다는 말과는 다르게 소년은 아름답게 생의 마지막을 만나게 된 것이다.


죽음을 눈 앞에 둔 할아버지가 왜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오랜 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것은 핑계였다.

생이 시작된 강에서 이제 생의 마지막을 하기 위함이었다.

완성된 할아버지의 그림에서 존재하는 리버보이는 제스에게만 보였다.

리버보이와 함께 바다로 헤엄치며 제스는 생각 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마지막이 이처럼 평온하고 고요하다는 사실이 제스에게는 또 다른 행복과 기쁨으로 전해졌으리라.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치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p.207]


💬우리는 알고 있다.

삶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되지도 않을 뿐더러 늘 평탄한 길로만 안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래서 울퉁불퉁 한 길을 기꺼이 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제 그래냐는 듯이 평평한 길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러면 우린 또 한번 속는 셈 치고 그 길을 걷는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고난과 역경을 거쳐 평온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할아버지가 제스한테 해 주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수영을 좋아하는 제스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용기가 부족할 때 리버보이와 함께 한 저 순간을 기억하고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

때론 말 보다 글이 더 힘이 될 때가 있다.

잔소리로 느껴질 지도 모를 말들이 글로 전하면 생각을 하게 되고 온전히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글 말이다.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들이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이 그럴 것이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을 청소년들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혼란을 겪고 있을 나의 첫째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나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길 바라며 아이에게 이 책을 전해 본다.


​#리버보이

#팀보울러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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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순, 학교를 뒤집다 일공일삼 111
박상기 지음, 이영림 그림 / 비룡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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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늘 그래왔으니 당연히 해도 되는 일.

그런 일들이 심지어는 권리가 되는 일.

관행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옳지 않은 일이지만 해도 되는 것 처럼 행해지는 일들이 있다.

그런 일들을 당했을 때, 혹은 눈으로 보았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로 잡으려 할까?

여기 그 관행들을 깨뜨리고자 하는 아이가 있다.

조윤서 아니 우리의 조관순이 나선다.


​✔언제부턴가 계속 된 6학년들의 만행을 윤서는 두고 볼 수 없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마음이 맞지 않았던 경훈과도 의기투합되어 해결 하고자 했다.

물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윤서는 포기 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그리고 엄마와 선생님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끝내 좋은 해결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그 해결책으로 5학년 생활은 무사히 넘어갔지만 6학년이 되고 그 문제가 다시 한번 윤서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과연 우리의 조관순인 윤서는 또 한 번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부당한 일을 참지 않고 나서야 할 때가 생긴다면 혼자서는 그것을 해결 하기 힘들다.

특히나 어린 친구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다행히 학교에는 선생님이 계시고 가정에는 부모님이 계신다.

그리고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마 윤서도 그렇기에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갈등들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운동장 활용 문제라든지 휴게실의 사용 문제 같은 일들이 일반 학교에서는 드물게 생기는 일들이기에 사실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먼저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아이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밀학교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혹 다른 학교에서는 가능한 일일 수도.)

이 책에서의 교장 선생님은 이런 갈등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하셨을까?

그리고 무관심해 보이는 담임 선생님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뭔가 일이 더 커지니 그제서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에 자꾸 감정이입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운동장이니 휴게실 따위의 이야기가 아닌 그 속에서 발생되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결론은 혼자서는 해결 할 수 없었던 문제가 누군가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는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

그렇게 공감하고 협동하고 결국엔 해결해 나가며 서로 한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조관순학교를뒤집다

#박상기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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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A/S 상담소
이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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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 이었다.

대부분의 첫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을 풋사랑 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처음하는 사랑이니 성숙하지 못했고 어리석기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첫사랑을 추억해 보면 아마 이불킥 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때의 성숙하지 못한 사랑을 후회하며 상대와 재회하는 상상을 해볼지도.

그렇다면 당신은 전화 한 통을 받거나 나도 모르게 그 곳의 전화번호를 누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곳은 바로 '첫사랑 A/S 상담소' 이다.


​혜주는 동준과의 A/S로 인해 새봄과 문호, 현기와 수란, 우정과 정우, 미숙과 재성 그리고 연희와 상혁의 첫사랑 상담을 위해 힘을 실어 주었고 그것으로 남다른 공감 능력을 발휘한 그녀는 '첫사랑 A/S 상담소'로 부터 뜻하지 않은 제안을 받게 된다.


📖저희가 첫사랑을 판단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상대의 세계에 자신을 모두 던져 넣을 수 있었던 첫 번째 사람. 

그리고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첫 번째 사람입니다. [p.17]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첫사랑 이었나요?

혹시 그 사람과 지금 함께 하고 있나요?


📖모든 사랑이 이미 판타지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아주 약간의 판타지를 덧붙이는 것뿐이죠. [p.330]


💬물론 현실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비현실적인 부분이 밑바탕 되어 시작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이 책에서 연희와 상혁 처럼 말이다.


📖신의 영역인지 인간의 염원이 발현시킨 기적인지 알 수 없으나, 안타까운 이유로 어긋난 첫사랑을 아름답게 완성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애프터서비스 상담소. [p.344]


💬아마도 인간의 간절함을 들은 신이 한껏 나약한 인간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은 아닐까.


📚통상 첫사랑은 이루어 질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첫사랑과 백년해로 중인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겐 아마 첫사랑 A/S 상담소의 전화를 받지도 걸지도 않겠지만 지금 누군가 그 전화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완독 했다면 아마 독자들은 자신들의 첫사랑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질 것이다.

상대의 세계에 자신을 모두 던져 넣을 수 있었고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첫 번째 사람.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혹시 그 사람과 함께 매일 아침을 맞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나 또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그 조건에 해당되는 첫 번째 사람이 맞는지.

나에겐 첫사랑 A/S 가 필요하지 않지만 상담소의 힘을 빌려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차마 꺼내어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이 책으로 인해 잠시 추억할 수 있어 행복했다.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가 남기 마련이다.

단순히 재밌었던 책 혹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준 책 등등.

이 책은 나도 잊고 있었던 아련함을 꺼내어 추억하게 해 주어 잠시라도 그 때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준 책으로 기억 될 것 같다.

덕분에 나의 20대를 추억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첫사랑AS상담소

#이륜

#서랍의날씨

#첫사랑단어하나로만으로도가슴이몰랑몰랑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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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들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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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카락에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소녀와 검은 머리카락에 주근깨가 있는 소녀가 있다.

'붉은 여름'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주하와 하루였다.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닮은 듯한 두 아이의 이야기가 시작 된다.


​✔하루는 흡사 라푼젤 처럼 신비한 머리카락을 지닌 주하가 어느 날 부터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주하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녀를 이해하려고 했다.

1구역에서 꼭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 하루에게 주하의 신비한 능력은 어찌 보면 부러움일 수도 있고 질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잘 몰랐다. 주하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의 친구인지.


​​✔주하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일에 개입하는 하루가 불편했다.

자신의 머리카락에 존재하는 그 능력의 위대함과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본인은 연구대상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불법적인 거래도 종종 했었다.

능력을 상실하고 변해버린 다른 태양의 아이를 보며 자신에게도 닥칠 일은 아닐지 걱정 반 의심 반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그런데 자꾸 하루가 신경 쓰였고 그녀를 친구라고 말을 해야할 지 자신이 없었다.


📖모기에 물리면 자꾸 긁게 된다. 긁을수록 가려워지고, 흉터가 남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니까 하는 안일한 마음도 있을지 모른다. [p.83]


💬두 사람의 관계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 놓은 문장이다.

주하와 하루는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몰랐지만 곧 두 사람 앞에 놓인 문제가 어렵지 않게 그 해답을 찾게 해주었다.


📚주하는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가 보았던 나비 떼들 처럼 날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과연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하지만 앉아서 고민만 한다고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해보지 않고 그 끝을 가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그 끝을 향해 한 걸음 내 딛는 용기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그 부족한 용기를 하루가 보태어 준다면 주하가 어렵지 않게 발걸음을 내딜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주저 앉아 있지 않고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것이 두 사람에게는 존재 했던 것이다.

주하의 할아버지가 보았던 나비 떼의 마지막 영상인 무지개 처럼.

오랫동안 주하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씨앗들이 퍼져 있는 어딘가에 존재할 무지개 언어가 있는 그 곳을 향해 빨간 머리 주하는 나비 처럼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태양의아이들

#한요나

#앤드

#넥서스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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