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크게 셰익스피어 극의 소개와, 그 극들을 소재로 그려진 그림들에 대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다. 총 37편의 희곡 내용을 책 한 권 안에 충실히 요약 및 정리했으며, 극의 이해를 돕는 감상 포인트를 함께 실었다. 또한 극중 대사 속에서 유독 아름답거나 인생에 대한 진리를 담은 명언들도 선별하였다...
책에 대한 소개는 지은이가 직접 써놓은 저 글만으로도 충분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한 권 한 권 구해서 읽기가 까마득하다면 이 책 한 권으로 그 까마득한 심정을 달래는 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소재로 해서 다양한 화가들이 그려놓은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었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까지 할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상상력 뿐 아니라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상상력까지 함께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친절하게도 지은이는 그림에 대한 간략한 설명까지 곁들여 놓았으니 벙어리 그림과 장님 독자의 갑갑한 만남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지은이와 다른 의견을 한 가지 제시한다면 이 책은 입문서로 접할 때보다 일반 독자로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접하는 쪽이 더 유용해 보인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읽고 이 책을 본다면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 자세, 행동이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올 테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기 속성이 불러오는 필연적 단점은 깊이가 얕고 생각의 고리가 끊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니 셰익스피어란 인물에 대해, 셰익스피어가 엮어낸 작품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고 싶다면 먼저 그의 희곡들을 읽는 게 제대로 된 순서이지 싶다.
그러나 '읽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넘쳐나고 들을 것도 세고 센 이 세상, 어찌 한 곳에 머리 박고 집중할쏘냐!'라고 생각한다면 지은이의 말대로 이 책을 입문서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