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읽거나 시청할 때, 일할 때, 지쳐서 멍때릴 때, 하나의 문제에 골몰할 때를 제외하면 생각이 아무렇게나 흐르게 둔다. 심각하기도 하고, 아이 같기도 하고, 어떤 의미가 있을 수도, 그냥 말 같지도 않은 공상일 수도 있다. 방향성도 없이 자유롭게 이리저리 뛰놀게 둔다. 누가 듣는 것도 아닌데 뭐. 상호작용 할 게 많은 산에선 특히 더 그런 편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한 여행에서 많은 걸 얻어낼 수 있다고 한다.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워낙 새로운 탓에 감각과 생각은 그 지점에만 집중된다. 나를 벗어난 특별한 경험과 특별한 시각에. 그래도 특별한 것만이 꼭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 옛날 그 어떤 시절, 일상이 일상처럼 이어지길 바라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지 잘 알고 있다.
고양이와 산으로 너무 많은 글을 우려먹는 것에 대한 변명이자 핑계를 적어봤다. 내일부터 삽을 들고 나가서 아파트 앞 화단을 파볼까? 생물의 다양성은 지상보다 지하가 더 풍부하다고 하던데. 현미경도 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