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좀! 선생님아, 그만 좀 찔러라! 왜 나만 보면 자꾸 찌르고 쑤시고 그러는 건데? 내가 선생님 때문에 구멍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느라 바람 잘 날이 없어!


(선생님) 음, 오늘 건강 검진에 치아 스케일링까지 할 거면...


삐쩍 마른 아저씨 어디 있는데? 나 집에 가고 싶다앗!


(선생님)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


이봐, 선생님아, 내 말은 듣고 있는 거냐?!


(선생님) 그런데... 왜 마취가 안 되지? 잠이 들 때가 됐는데.


내가 선생님 앞에서 잠들 순 없지! (부릅) 두 눈 똑바로 뜨고 다 지켜볼 거야!


(선생님) 진돗개도 아니고…. 너, 정신력 하난 진짜 끝내주는구나?


예민한 아저씨 감시하려면 얼마나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하는데. (부릅) 절대 잠들 수 없다!


(선생님) 얘 봐라...


까까를 얻어내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부릅) 애를 쓰는데... 선생님아, 나 (부릅) 절대 안 잔다! 내 몸에 구멍은 더 이상 안 된다. (부릅 부릅) 아 씨, 배 너무 고픈데... (부릅) 집에 가서 목도 찾아 끼워야 하는데...


(선생님) 푹 자고 일어나면 아저씨랑 집에 갈 거야, 그러니까 코 자자.


하찮은 고양이를 무시하지 마라... (끔뻑) 고양이가 다 지켜볼 거다... (부릅) ... 가치가 있는지... 배고픈데... (끔뻑)


(선생님) 아휴….


*** 월이는 선생님을 아주 많이 무서워한다. 사실 나 빼곤 다 무서워하는 거 같다. 이날 잠이 들지 않아 마취제를 추가로 조금 더 맞고서 검사와 스케일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여름에 귓속이 너무 많이 더러워져 주사를 두 방 맞을 일이 생겼는데, 욱하면 지랄냥이가 된다는 러시안블루의 소문을 몸소 확인시켜 주었다. 그 뒤로 병원 가는 건 최대한 자제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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