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아기가 손에 쥔 모든 걸 일단 입에 넣으려 하듯이 이 녀석은 일단 입에 넣고 보는 경향이 있었다. 끈, 고무줄, 먼지, 벌레. 컴컴한 새벽,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서 녀석을 쫓아 뛰어다닌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입가에 붙은 먼지 한 움큼을 빼앗았고, 실오라기를 입에서 쭈욱 잡아 뺀 적도 있었다. ***


(힐끗. 뒹굴) 아함, 졸리다. (힐끗. 뒹굴) 아저씨, 나 졸린 거 같은데...

(아저씨는 열심히 TV 보는 중)

(슬금슬금) OK. 잘 빠져나왔음. 아까 저 방 책상 위에 뭔가 예쁜 게 있던데. (부스럭) 오, 여기 있다. 이게 뭐냐? 음, 여기선 아저씨가 보이는데. 이거 가지고 저쪽 방으로 가야겠다. 거기서 맘 놓고 살펴봐야지. 일단 입에 물고….

(슬금슬금) (움찔. 슬쩍 돌아본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저씨 다시 TV 시청) 아 씨, 깜짝이야. 조심해서... !

(아저씨,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키면서 네발짐승처럼 덤벼듦) 우악, 엄마야!!

(두두두) (고양이 도망, 아저씨 추격) (두두두) (고양이 반대 방향으로 도망, 아저씨 또 추격)

(방구석에서 잡힘) 우와, 놀라라... 간 떨어질 뻔했다, 냥.


"야, 너 입에 물고 가던 거 고무줄이지? 어쨌어? 삼켰어? 벌써 먹은 거야?"

아니, 아니. 아구, 심장이 다 쫄깃쫄깃하네. 저기...

"어쨌냐고?! 너, 그거 먹으면 병원 가야 돼!"

아니, 그거...


(아저씨, 고양이 버려두고 열심히 바닥 수색 중. 실패. 집안에 불 다 켜고 다시 열심히 바닥 수색 중. 또 실패.)


"진짜 삼킨 거야?!"

...


(아저씨, 이번에 네 발로 기어다니며 바닥 밀착 수색 중.)


"어, 여기 있네?"

아저씨가 네발로 뛰어오를 때 이미 놀라서 떨어뜨렸거든.

"바로 떨어뜨린 모양이네. 먹은 줄 알았잖아... 미안, 미안."

아저씨, 네 발로 잘 다니던데 저쪽에 좀 엎드려 뻗쳐볼까? 내가 할 말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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