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눈을 뜬다. 출근하는 날이다. 눈을 뜨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고양이 빗질. 빗을 들면 고양이 녀석은 저만치 있다가도 쪼르르 달려온다. 아직도 알 수 없는 게, 이 녀석이 빗질을 좋아하는 건지, 빗질 후 주어질 간식을 좋아하는 건지 모호하다. 빗질 후 간식을 주고 상황에 따라 궁디팡팡을 한 후 본격적인 출근 준비다. 세수하고 아침 먹고 커피 마시면서 간단한 청소 하고. 드디어 출근. 녀석은 내가 나간다는 걸 알기에 캣타워에 콕 박혀있다. 졸린 건지, 싫은 건지. 코앞까지 가서 열심히 손을 흔든다. 안녕, 아저씨 갔다 올게. 어렸을 땐 가지 말라고 문 앞까지 쫓아 나와서 배를 까뒤집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주접 그만 떨고 빨리 가라... 딱 그 느낌. 다 컸구나. 나가서 돈이나 좀 벌어와라.


이 녀석이 없는 세상, 이제 상상이 안 간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언제나 내 곁에 계실 거란 생각에 그 소중함의 크기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었다. 떠남을 예상했지만 애써 외면했다고 봐야겠지. 그러다 누군가의 입을 통해 선언처럼 맞닥뜨렸을 때. 버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더라? 생각을, 했던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세상을 꽉 채우는 내 존재와 텅 비어버린 부재뿐.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다. 중문 너머에서 나를 보고 우는 녀석. 우와, 캔따개다. 까까.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번역을 애써 무시하며 반갑게 인사한다. 잘 놀고 있었어? 이제 5살. 아무리 시간이 빠른들 서로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는 건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내가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이긴 해. 그릇을 빙빙 돌려주며 간식을 맛나게 먹는 녀석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린다.


‘내가 상상이나 했겠니? 너를 보면서 누군가의 즐거움과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공감하게 될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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