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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페라의 유령 (한글판)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52
가스통 르루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3년 6월
평점 :
책을 읽을 때 큰 기대를 하며 첫 표지를 넘기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일 때 어떤 설렘 같은 건 있지만 딱 거기까지만이다. 그런데 간혹 나도 모르게 큰 기대를 품고 책을 읽기 시작할 때가 있다. 지금 이 책이 그랬다. 작가나 소설 자체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단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원작이라는 사실, 그 한 가지가 모든 기대의 원인이었다.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출간 당시 이 소설에 대한 반응이 어땠는지 검색해 보기. 1909년부터 1910년에 걸쳐 프랑스 일간지에 연재.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을 땐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음. 그러다 1925년에 무성영화로 개봉되어 큰 성공. 현재 명성의 가장 결정적 원인은 1986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다음으로 한 일은, 이 소설이 다른 장르의 원작으로 선택된 이유를 생각해 보기. 일단 다채로운 시각적 이미지. 화려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와 그곳에서 연기하는 배우들, 그리고 지하에 펼쳐진 어둡고 음침한, 정반대의 다른 세계. 다음으론 음악 자체가 소설의 중요한 소재. 마지막으로 미녀와 야수라는 가장 대중적이며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 그래,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다음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 검색하기. 설계자의 이름을 따 오페라 가르니에라고도 불림. 건설 과정에서 지하에 물이 차올랐으나 빼낼 수가 없어 그대로 완공. 공연 중 샹들리에가 떨어져 관객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 발생. 소설은 이 둘을 내용에 맞게 차용. 그렇군. 그래.
마지막으로, 작가 가스통 르루 검색하기. 특종 기자 출신의 프랑스 장르 문학의 개척자. <오페라의 유령>보다 먼저 출간된 <노란 방의 비밀>로 명성을 얻음. 밀실 살인을 다룬 추리소설로 아서 코난 도일(셜록 홈스)과 모리스 르블랑(아르센 뤼팽)에 비견될 정도. 그래, 그랬어. 어쩐지.
그러니까. 현실적 배경을 바탕으로 트릭과 구조를 짜서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그 모든 것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후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게 작가의 핵심이라는 건가? 그런데 문제는 그 설명이 내겐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거. 사랑 얘기는 흥미롭지만, 인물의 심리 변화나 특정 캐릭터들의 역할이 내겐 잘 수긍되지 않는다는 거.
그래서, 정말 마지막으로 한 일은, 내가 멍청한 게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그래. 그럴 수도.